[2008.3월 길상사 일요법회 법문]
매화 이야기
삼보님은 깨달음의배 이배타고 나도가리라
육바라밀 돛을올리고 중생함께 성불하리라
아미타불 깨달음의배 이배타고 어서가리라
나와함께 모든이웃들 왕생성불 소원입니다
번뇌의몸 바치나이다 어두운죄 바치나이다
이기심을 바치나이다 왕생발원 하옵나이다
나~ 무~ 아~ 미~ 타~ 불~
여러분 이것이 무엇입니까? (스님께서 꽃 한송이를 들고 계십니다.)
이것은 꽃이 아니고, 꽃을 든 남자입니다. (일동 웃음)
역사속에서 최초의 꽃을 든 남자는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왜 꽃을 들었겠어요?
꽃은 바로 아니쨔 무상게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 삶이 건강하고 영원이 젊을 것 같지만, 늙고 병들어 사라지는 것을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
꽃이라 해요.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을 지혜의 꽃, 자비의 꽃, 공덕의 꽃이라 합니다.
우리들은 우리 안에 깃든 이 꽃들을 키워서 영원히 시들지 않도록 하는것이 불법을 배우는
이유 일 것입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시는 분 있으세요? 오늘이 무슨 날이냐면 매화의 날입니다.
이 매화의 날에 맞추어서 어제 광양에서 매화 축제를 시작했어요.
봄에 가장 먼저 피는꽃이 매화이고, 그 다음 산수유, 개나리, 목련 그리고 벚꽃이 피면 봄이
절정이 되지요.
이 꽃들의 특색이 뭐냐면 잎이 생기기 전에 꽃이 먼저 피는 피어서 이를 통칭해서
"싹 아직 없는 꽃” (싸가지 없는 꽃) 이라고 합니다. (일동웃음)
싸가지는 '싹수' 의 방언 (강원,전남) 입니다 ^▼^
오늘 여러분들에게 '싸가지 없는 꽃들' 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 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동은 천년을 묵어도 제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추워도 제향기를 팔지않네
달은 천번을 이지러져도 제모습을 잃지않고
버들은 백번을 꺾이어도 새가지가 돋아나네
위 시는 백범 김구 선생님이 나라를 잃고 독립 운동을 하면서 마지막 남기신 글중에 나오는
시인데 알아보니 원문은 조선중기 유학자 신흠의 사행시 이더라고요.
프랑스의 문명 비평가 아틀리는 2050년경 우리가 사는 지구는 지역별로 초국가 형태로 분할 될
것이라고 하였다.
지금의 유럽 연합처럼 문화와 권역이 비슷한 나라들끼리 한데 통합되는 문화공동체가 된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한.중.일도 초국가 형태로 통합되면 아마도 서울이 수도가 될지 모른다고 예언하고
있다. 그리고 한.중.일 합중국의 상징 국화는 매화가 되지 않을까 주장하고 있다.
기독교를 상징하는 꽃은 백합과 장미지요?
백합은 성모님의 순결을 나타내고, 장미는 예수님의 수난을 상징합니다.
불교를 상징하는 꽃은 연꽃과 불두화인데 연꽃과 불교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불두화가 왜 불교를 상징하냐면 잎이 세갈래로 갈라져서 불,법,승 삼보를 나타내고,
꽃이 필 때 파란색으로 피고, 노란색으로 변했다가, 하얀색이 되어 떨어집니다.
꽃의 색이 변하면서 지는 것이 바로 변해가는 무상을 나타냅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씨앗을 맺지 않아요.
스님들이 세상을 살아도 자식을 남기지 않고 무아행을 추구하듯이 다른 꽃들은 암술과 수술이
분리되어 있지만 불두화는 구분이 되어 있지 않아요.
이것은 비남비녀를 상징합니다.
우리가 관세음보살님을 비남비녀라고 하지요.
우리 안에는 부모의 결합으로 생겨났기 때문에 부정모혈이 함께 깃들어 있어요.
우리안의 씨앗이 하나로 결합되는 것을 지복체험, 깨달음의 체험이라고 하는데,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위대한 즐거움을 만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대락광명이라고 하지요.
불두화도 이처럼 한 몸으로 동체를 이루고 있어요.
그리고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 부처님 오신날 즈음이고, 꽃의 모양이 부처님의 정수리를
닮았어요.
도교를 상징하는 꽃은 복숭화꽃과 불수관음이다.
유교를 상징하는 꽃은 송(소나무), 죽(대나무) , 매(매화)이다.
소나무를 국왕,
매화는 학문,
대나무는 지조를 나타낸다.
소나무, 대나무, 매화를 일컬어서 세한삼우(歲寒三友)라고 하는데, 세한삼우를 그린 그림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고려시대 혜여라는 스님이 그린것이 있는데 지금은 일본의 묘만사에서
보관되어 있어요.
개성의 왕건릉에 보면 벽화로 세한삼우 그림이 있어서 고려때부터 세한삼우를 가까이 지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소나무와 대나무가 양을 대표하는 나무라면,
매화와 치자는 음을 대표하는 나무이고,
달빛 아래서 고요하게 퍼져나가는 매화향이 으뜸이라고 하였어요.
동양의 문화는 모두 음양오행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다른 나무는 햇빛을 머금고 성장하지만 매화는 달빛을 머금어 성장하고,
달빛 아래서 매화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매화를 아름답게 보려면 달밤에 달빛 아래서 매화를 보시면 좋아요.
창밖에 붉은 매화가 피어있고 거기에 눈이 쌓이는데 달빛 아래서 향이 흐르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매화 풍경을 감상하는 것입니다.
조선의 선비들이 아끼고 사랑하고 자기화 시켰던 것이 바로 매화입니다.
반면에 구박을 주고 천대 받았던 꽃이 개나리입니다.
개나리는 아무데나 꽂아두어도 잘 살지요.
그래서 헤픈여자 같고 줏대가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이 간사한 남자 같다고 우리 선조들은
생각해서 개나리에 대해서 쓴 시가 하나도 없어요.
신라, 고려, 조선으로 꽃에 관한 시가 3,006수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소재가
매화이고 그 다음이 연꽃입니다.
추운 겨울을 지내고 첫 번째 피어나는 꽃이 매화이며, 가을서리 찬 바람에 가장 늦게까지 피는 꽃이 국화이다.
“매형국제”라는 말이 그것이다.
꽃 중에 가장 먼저 피어난 매화는 가장 큰 형이 되고, 가장 늦게 피어난 국화는 어린 아우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는 620년된 선암사 칠전선원 앞에 있는 선암매이다.
송광사에는 250년된 송광매가 있으며 화엄사에는 450년 된 길상매가 봄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진도의 운림산방에 가면 일지매가 있는데, 허소치가 일지암 초희선사로부터 선물을 받은 매화
나무예요.
일본에 가장 오래된 와룡매(조선매)라는 매화가 있는데, 일본의 서암사에 있어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센다이의 성주에게 조선의 보물을 약탈해 오라고
시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 창덕궁 선정전 앞에 특이한 홍매와 백매로 나누어져서 용이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서 전쟁 중에 군사를 시켜 일본으로 끌고 갔어요.
그것이 천연기념물이 되어서 일본에서 그 운치를 자랑하고 있는데, 1996년도에 그곳의 와룡매
손자를 산목해서 400년만에 후계목으로 서울 남산의 안중근의사 기념관 앞에 심어 놓았어요.
올봄에 시간이 있으시면 가서 보시기 바랍니다.
중국에서 오래된 매화는 보조사라는 절에 700년 전 원나라때 심어진 매화가 있어요.
광양에서 열리는 매화축제의 매화는 수명이 50~60년 밖에 안되요.
선암사에 400년 이상 된 매화가 열 다섯그루 정도 있어요.
세 나라의 오래된 매화나무는 다 불교사원에서 자라고 있어요.
매화는 서양에서는 자라지 못하고, 가장 동양적인 나무입니다.
중국과 조선의 선비들은 봄을 기다리는 일은 매화를 기다리는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동짓날 매화가지를 그리고 81개의 매화꽃잎을 그려 “구구소한도” 라고 하였다.
하루가 지나면 하얀 꽃잎에 붉은 색을 칠하면서 마지막 꽃잎을 칠하고 창문을 열면 어느새
매화가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을 지내면서 새 봄을 기다리던 우리 선비들의 절기와 낭만적인 풍습을 엿볼 수 있다.
매화는 길상식물이기 때문에 매화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려 신년이나 새봄에 친지들이나
지인에게 보내는 선물로 이용되었다.
매화나무 가지에 기쁜 소식을 알리는 까치가 앉아 있는 그림을 그려 “길상우의도”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매화에 관한 시를 가장 많이 지은 분이 퇴계 이황입니다.
위의 시도 이황선생의 시입니다.
매화에 관한 시가 100수가 넘어 특별히 매화에 관한 시집을 따로 만드신 분이고 마지막 유언도
‘매화에 물 주어라’고 하실 만큼 매화를 사랑하셨던 분입니다.
매화에 인격을 부여해서 매군, 매형, 매제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내 전생에는 밝은 달이었지.
몇 생이나 닦아야 매화가 될까.
나막신을 신고 뜰을 거닐으니 달이 사람을 쫒아오네
매화꽃 언저리를 몇 번이나 돌았던고
밤 깊도록 오래앉아 일어 나기를 잊었더니
옷 가득 향기 스치고 달 그림자 옷에 닿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위 시는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던 열사들이 매화를 통해 우국충정을 나타낸 시입니다.
매화 옛 등걸에 춘절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필 법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 동 말 동 하여라.
위 시는 평양 기생 ‘매화’라는 기생이 유명하던 기생인데 나이가 들어 다른 기생 ‘춘설’에게
사랑을 잃고 남긴 시입니다.
일본에서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매화시가 매화송인데 그것을 왕인 박사가 남긴 시라고 합니다.
일본에 천자문, 논어와 함께 매실씨앗을 가져간 분이 왕인박사라고 해요.
15대 천황 응신천황이 바로 일본으로 왕인박사를 초청해서 그 왕의 다섯왕자들에게 교육을
시켰는데, 그 궁터가 풍신수길의 오사카 성터옆에 난이화궁입니다.
응신천황의넷째아들이 왕인박사가 추대를 해서 16대 인덕천황으로 모셔집니다.
다 백제계입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진시황릉, 그리고 인덕천황릉이 세계 3대 왕릉이고 가장 규모가 큰
것이 인덕천황릉입니다.
이 넷재아들을 등극시키고 나서 읊어준 시가 바로 매화송입니다.
한번 들어 보세요.↓
난이화에 꽃이 피었네.
겨울도 지나가고 이제 봄이라고 꽃이 피었네.
후계를 정하는 혼란기를 상징하는 겨울을 지나 새봄이 올 것이라는것을 예견하고 있어요.
일본 와까에서 유명한 매화송입니다.
후쿠오카에 가면 텐만궁 신사가 있는데 그 학문의 신, 천둥 벼락의 신이 왕인박사의 후손이라고
합니다.
왕인박사의 후손들이 대대로 일본에서 관료를 하고 지냈는데 그 후손중에 교토에 있다가 무고를
당해 큐슈로 유배를 갑니다.
그 때 자기가 키우던 매화에게 이별을 고해요.↓
동풍이 불면 매화 향기를 바람에 실어 보내다오
매화여, 주인이 없다고 봄을 잊지 말아라
이런 시를 일러주고 규슈로 이별을 하고 왔는데 매화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더랍니다.
그것을 비매, 날아온 매화라고 해요.
제가 얼마 전에 일본을 다녀왔는데 지금도 그곳에서 매화 축제를 하고 있었고, 여러 가지 분재를
만들어 전시하고, 우리나라보다 일찍 매화가 피어서 매화 감상하고 넋을 기리고 하는 것을 보고,
한국에 없는 황매(노란 매화)도 아주 아름답더라고요.
매화시를 몇 수 소개해 드릴께요.↓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흘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위 시는 고려시대 이색이 남긴 시입니다.
이광조가 등극해서 역성혁명이 일어나고 다들 새로운 왕조에 충성을 바치는데 고려의 유신들이
두문동에 들어가서 72명이 매화를 가꾸며 사는데 나오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불을 질러요.
그런데 그 중에 한명도 나오지 않고 다 타죽었어요.
그래서 나온 말이 "두물불출" 이라는 사자성어입니다.
고려의 선비들이 조선 왕조를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 지조를 지키며 불에 타죽은 사연이 있는
것입니다.
매실이 익어 떨어지네
남은 열매는 일곱이네
나를 원하는 분은
행운을 갖다 주오
매실이 익어 떨어지네
남은 열매는 셋이네
나를 원하는 분은
지금 서둘러 주오
매실이 익어 떨어지네
광주리에 가득 찼네
나를 원하는 분은
바로 만나기 바라오
위 시는 중국에서 내려오는 시집 못간 처녀들을 위해 3천년 전부터 지금가지 내려오는
노래에요.
매화꽃이 지고 매실이 익어갈 때 남녀가 같이 매실을 따는데 혼기를 맞이한 여자가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매실 하나를 던진대요.
매실을 맞은 남자가 여자를 쳐다보고 마음에 들면 남자가 허리띠의 장신구를 풀어 준대요.
그러면 둘이 결혼을 하게 된답니다.
매화가지가 가지에서 떨어져 나가듯이 처녀가 짝을 맞추어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노래로 표현
했지요.
누가 김홍도에게 매화분재를 팔러 왔는데 김홍도가 돈이 없어요.
그런데 마침 그때 어떤 사람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삼천냥을 들고 왔어요.
그래서 김홍도가 삼천냥에 이천냥에 매화분을 사고 팔백냥을 들여서 술을 사고 이백냥을 가지고
양식과 땔감을 삽니다.
친구들을 불러 매화분재를 감상하면서 술을 마시는데 그것을 '매화음'이라고 했답니다.
조선의 이정이라는 사람이 매화분재를 키워요.
선비들은 겨울에 매화를 보지 못하지만 분재로 가꾸면 겨울에도 매화가 피어요.
매화 가지를 꺾어서 매화향기를 맡고 죽어가면서 시를 쓰는데 손에 힘이 없으니 붓을 잡을 수가
없어서 사위에게 받아 적으라고 합니다.
한번 들어 보면 남의 일 같지 않을 겁니다.↓
나이 쉰 살이 되니 질병이 다투어 찾아들어
집 모퉁이도 아득해 보여 마음이 쓰리고 서글프구나
매화는 사람에게 병고가 생긴 것도 알지 못하고
가지에 꽃을 먼저 피워 향기를 보내오네
이 분이 죽어가면서 자신이 좋아했던 거문고, 자치통감, 술 한통을 같이 묻어 달라고 했어요.
어디 찾아보면 한 500년 묵은 술 한통이 잘 익어 있을 거예요.
퇴계이황 같은 사람은 모란을 뽑아 없애버리고 매화나무, 소나무, 대나무의 세한삼우(歲寒三友)를 심었어요.
자기는 부귀영화를 탐하지 아니하고 지조와 절개와 학문을 숭상하는 선비라는 것입니다.
척이 없는 사람, 꾸미지 않고 잘난 척 해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자연스럽게 자기 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사는 것입니다.
넥서스에서 나온 [매화]라는 책과 우리문화사의 조선 세조 강희원 [양화소록]을 권해
드립니다.
이 양화소록에 보면 꽃에 품격과 모양새, 재배법이 달라서 키우면서 아홉 품목으로 나눈 내용이
나옵니다.
일등품은 매화 국화 연꽃, 이등품에는 모란, 삼등품 치자, 동백, 종려, 만년송등으로 정해서
나누어 놓았어요.
매화에 얽힌 아름다운 전설 두가지를 이야기 해 드릴게요.
전설 1.
당 현종이 양귀비를 만나기전의 본부인을 ‘매비(梅妃)’라고 합니다.
본부인은 매화를 좋아해서 이름을 ‘매비’라고 불렀는데 매정(梅亭)을 짓고 매화나무 아래서
죽었습니다.
안록산의 난이 나서 사천으로 가는 길에 양귀비도 죽임을 당하고 오빠인 양국충도 죽임을
당하고 나중에 장안으로 돌아와 보니 궁궐이 폐허가 되었고, 매비를 찾을수가 없던 차에
어느날 낮잠을 자는데 꿈에 죽은 본부인이 나타나
“폐하께서 궁을 버리시고 난리 중에 제가 죽임을 당해서 길가에 버려졌는데 한사람이 가엾이
여겨서 저를 연못 동쪽 매화나무 밑에 묻어주었습니다.
저의 시신이나마 거두어 주십시오.”
그래서 호수가의 매화나무를 파보니 그 밑에 본부인인 매비가 시신으로 묻혀있는 것을 보고
당 현종이 통곡을 하고 위령문을 지어서 제를 올린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매화의 신, 1월의 신이 매비가 된 것입니다.
전설 2.
송나라때, 수양공주 송무제의 딸 수양공주(壽陽公主)는 이월초가 이르면,함장전의 처마밑에서
잠을 자며,매화가지가 바람에 날리여 아름다운 그녀의 머리에 떨어지는 것을 즐겼다고 해요.
공주는 깨어나서는 머리에 가득히 매화꽃 내음과 꽃잎 때문에 아름답게 보였대요.
그 당시 이것을 모방한 부녀자들은 너도나도 매화꽃잎으로 얼굴에 꾸미길 좋아하였는데 이를
가르켜 매화장「梅花妝」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국화가 무궁화고, 매화를 국화로 삼은 나라가 대만입니다.
중국에서는 매화를 화형, 모란을 화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역대로 모란이 사랑을 받아 왔는데, 모택동이 인민혁명을 일으켜서 모란은 귀족과 왕을
상징하고 인민을 대표하는 공산주의 사상과 맞지 않는 꽃이라고 모란을 다 없애버렸습니다.
1998년도에 15만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첫 번째가 매화가 1위를 했어요.
연꽃이 여덟 번째 들어갑니다.
그 다음번 설문조사에는 모란이 1위를 했어요.
중국의 국민들은 꽃을 좋아하는 취향이 매화와 모란으로 양분된다는 거지요.
매화는 절개와 청렴의 상징이고, 모란은 부귀의 상징이지요.
부귀영화(富貴榮華) 할 때, 영(榮)자는 살구와 앵두가 결합된 모습이고,
화(華)자는 모란과 작약이 결합된 모습이예요.
추사는 도산서원을 짓고 원래 정원에 있던 모란과 작약을 뽑아 버리고, 매화와 소나무, 대나무를
심습니다.
청렴한 선비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이미지를 만들지요.
조선시대 매화에 얽힌 기생 둘의 시를 읊어 드릴게요.
먼저 부안에 살았던 매창이라는 기생의 시를 들어보세요.↓
平 生 學 食 東 家 (떠돌며 밥얻어 먹기를 평생 부끄럽게 여기고)
獨 愛 寒 梅 映 月 斜 (차가운 매화가지에 비치는 달을 홀로 사랑했었지)
時 人 不 識 幽 閑 意 (고요히 살려는 나의 뜻 세상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指 點 行 人 枉 自 多 (제멋대로 손가락질하며 잘못 알고 있어라)
이옥봉이라는 기생의 시도 읊어 드릴께요.↓
오신다 약속한 님 왜 이리 늦으실까
뜰에 핀 매화는 다 지려 하는데
문득 나뭇가지에 까치 소리 들리기에
행여 님이 올까 거울보고 화장하네
새봄을 맞이해서 오늘 매화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부터는 남의 이야기 하지 말고 나무 이야기를 하면서 삽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우리 안에 시들지 않는 지혜와 자비의 꽃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절에 수호신 중에서 유일하게 매화보살을 수호신으로 모신 절이 장흥 보림사예요.
큰스님 진영처럼 매화보살의 진영이 있고 미인도에 같이 등장하는 꽃이 매화예요.
오늘 아침 보림사 주지스님께 제가 문자를 하나 보내 드렸어요.
구산선문 옛고목에 새가지가 돋아나니
보림산신 매화보살 이제주인 만나셨네
나~무~아~미~타~불
현장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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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운 법문에 마음내려놓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맞이 하시구 늘, 건강하십시요
마음깊이 새기고 깨닫고 갑니다
좋은글은 여러번 읽어도
지겹지가 않지요
봄이오면 제일 먼저 만나는 꽃 매화..
매화를 바라보면 이퇴계와 두향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생각납니다..
내 전생에는 밝은 달이었지..몇 생이나 닦아야 매화가 될까..!
지금도 그때 그 매화의 대(代)를 잇고 이어 안동의 도산서원 입구에 매화가 피고 있음이랴...!
추운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고 하얀 눈속에서도 곱게 피어나는 강인한 매화..
춥게 살아도 향기를 잃지 않는 매화처럼.!........!!
메화의 귀한 법문에 여러 전설 감사합니다.
제 친구가 광양에 살아서 매화 소식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듣곤하지요
하지만 상세한 설명으로 매화꽃이야기를 들으니 더 한없이 매화꽃이 예뻐질려고 합니다
좋은법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