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부와 언론이 말하지 않는 공무원연금의 진실
전호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위원장
최종업데이트 2014-08-25 13:28:52
이 기사는 612건 공유됐습니다
공무원연금에 관하여 언론에서는 ‘세금 먹는 하마, 국민의 혈세, 수령액 국민연금의 2.6배...’ 이런 단편적이고 선정적인 용어를 쓰며 공무원연금개정의 불가피성을 보도한다. 공무원연금의 객관적 진실, 특수성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기사는 찾아 보기 힘들다. 이런 언론보도에 이어 정부와 새누리당은 연금개악안을 준비하고 있고, 그 방향으로 정부는 더내고 덜 받는, 새누리당은 퇴직수당을 조금 높이고 연금지급액을 대폭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나가는 것 같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공무원연금의 진실과 특수성
정부와 새누리당의 개악안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은 객관적 사실을 알리지 않는 단순 수령액 비교, 자기 밥통만 지키려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묘사하는 것에 대한 심한 모멸감과 좌절감을 넘어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 억울함의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 NEWSIS
첫째, 공무원연금 적자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공무원을 10만명 이상 구조조정 했다. 그때 정부가 당연히 내야 할 퇴직수당 4조 7,169억원을 공무원이 적립한 연기금에서 지출하였고, 2005년 철도공사로 바뀔 때 철도청 공무원 퇴직수당 2.227억원 또한 그랬다.
1995년도까지 정부가 부담해야 할 퇴직수당 사망 조위금, 재해 부조금 역시 연기금에서 1조4,425억원이 지출되었다. 또한 정부가 당연히 연기금에 납부 해야 할 돈도 납부하지 않고 있다.
남자 공무원은 첫 발령을 받으면 군대 복무기간만큼 소급해서 매월 기여금을 납부하고 있지만, 정부는 한 푼도 내지 않고 있으며(5,863억원), 정부가 필요시 연기금에서 돈을 빌려 가기도 하는데 차용한 금원에 대한 한푼의 이자도 납부하지 않았다.(4,700억원)
또한 공무원연금법에 의해 정부는 책임준비금을 매년 적립하게 되어 있지만 2001년 이후 의무금을 납부하고 있지 않으며(7조2,000억원) 이 모든 금액을 현재 금액으로 환산하면 32조가 넘는 액수이다. 즉 정부가 위 금액만 성실히 납부했어도 지금의 적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결국 그 주범은 정부인 셈이다.
둘째,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비교해서 납부액, 납부기간이 다르다.
국민연금은 월급의 9%(본인 4.5%+회사4.5%)를 납부하지만, 공무원은 14%(본인 7%+정부7%)다. 또한 가입기간도 국민연금은 10년이면 수령이 가능하지만 공무원연금은 최소 20년이며 대부분 33년 만기까지 납부하고 있다. 퇴직금 역시 퇴직수당이라는 이름으로 민간기업의 39%수준이며 고용보험, 산재보험의 혜택 또한 공무원에게는 없다. 길게 내고 많이 납부하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차이가 있지만 언론에서는 단순 수령액만 비교한다.
셋째, 공무원연금제도의 출발점은 정치 경제활동의 제한에 따른 보상과, 성실하고 청렴하게 장기간 봉사해 달라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
공무원은 노동삼권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고 정치 표현의 자유가 없다. 노동자지만 자신의 권리를 위해 파업할 권리도 없고, 겸업도 금지되어 있다. 공무원 신분을 이용해 겸업을 한다면 국가조직 근간이 흔들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가기 때문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세력에 대해 어떤 지지표명이나 후원도 금지된다. 공무원의 임금이 현실화 되었다고 하지만 일반직 공무원은 100인이상 민간기업의 77.6%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공무원의 신분상 특수성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공무원연금이다.
공무원연금 개악의 본질은 민영화다
최근 경제 기사에 의하면 00증권사에서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개혁에 따른 연금수령액 감소로 불안한 공무원, 교직원을 상대로 개인연금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한다. 증권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시장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보고 경쟁하듯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공적연금개악의 본질은 바로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의 노후 생존권 문제를 일부 재벌보험사에게 넘기려 하는 것에 있다. 온 국민이 누려야 할 공공의 재산과 서비스를 일부 자본에게 팔아먹는 것이 민영화라면 공적연금 개악 역시 연금의 민영화이다.
결국 공무원연금을 필두로 사학연금, 군인연금을 개악하고 다시 국민연금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며, 연금은 푼돈으로 전락하고 국민의 노후는 재벌보험사에게 맡겨 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1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공무원들이 방역과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실체적 진실을 공개하고 대화에 나서라
우리 공무원들이 가장 억울해 하고 분개하는 부분은 단순히 연금 얼마 깎이는 것보다 연금을 깎기 위한 과정에서 온갖 왜곡과 호도로 공무원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10만명 이상이 구조조정 당하고 임금이 대폭 삭감 되었지만 그것에 반발하는 공무원은 없었다. 국가 경제가 힘들고, 국민이 고통받는데 함께 고통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구제역, AI 등 국가재난 때 매일 방역초소에 근무하며 살아있는 동물을 살처분 하고, 그 과정에서 과로로 쓰러져간 공무원,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공무원이 상당하다. 이같이 일선의 공무원은 성실히 일하고 납부해야 할 금액을 납부한 죄밖에 없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더 이상 공무원의 자존심을 짓밟지 말고 객관적 사실을 국민들에게 당당히 밝히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 왜곡과 호도로 일관 한다면 공무원 노동자의 분노는 계속 될 것이다.
첫댓글 진짜루 맞는 말씀입니다
구구절절 지당하신말씀
새누리당 사람들 핵심을 제대로
보고 일처리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패가망신의 치욕을
당할것입니다
언론 이 바로 서야 ~~
가만히 있으면 설마 설마 하다가 당합니다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공무원 연금 잘못된 오해 풀어 나가야 합니다 당장 무궁화클럽 댓글 다는 것부터 실천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