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에 옮겨 심어 놓은 머루 나무
작년엔 베란다서 열매 많이 맺어서 설탕에 재웠다가 얼마전에 썼는데...
지난 8월 3일 울 왕자님
청학동에 데려다 주고 왔슴돠
가기 싫다는 녀석
6월부터 노래를 불러 주문을 외웠습니당
"넌 여름 방학만 되면 청학동 가서
한달 동안 살다가 와야혀..."
올핸 수확이 많지 않을거 가토요
대신 줄기가 얼마나 많이 뻗었는지....
처음엔 듀거도 안가겠다던 녀석이
엄마의 끈질긴 주문 때문인지
기냥 포기 하고 차에 올라타데요.
인천서 하동까지 6시간의 긴 여정을
냄푠 바빠서 혼자서 데려다 주고 올라오는데
"쫑민아 잘 하고 있어..."
녀석은 입을 삐죽이 내 밀고 고개를 획 돌리버리데요
"쫑민아 엄마 가는데 한번 앉아 줘야지..."
역시나 대답도 안하고
입만 삐죽 내밀고 고개 획~~
"쫑민아 엄마 진짜 간다 샘 말씀 잘듣고..."
역시나 입...쭈우욱
고개 획~~
울집에 있는것에서 조금 뗑어다가 심어 두었을 뿐인데...
이제 넘쳐서 분가 시켜줘야 할 만큼 풍성해졌어요
올라오는 길
많이 후회도 했지만 말썽꾸러기 왕자님으로부터
해방되는 기분 만큼이나 허긋쓰요 ㅋㅋ
세그루의 엔젤 트럼펫을 심었는데
젤 막내가 요즘 한창 꽃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며칠 후 청학동에서 한통의 편지가 왔슴돠
8월 4일에 쓴 편지 였슴돠
어쩜 그리 글쓰기에 인색한지
나 이 편지 꼭 잘 모셔 두었다가
녀석 장가 갈때 꼭 예단속에 함께 넣어 보낼겨...
둘째도 꽃대를 얼마나 많이 물고 있는지...
부모님께
아빠 엄마 잘 지내시지요
누나도 잘 있지요
저두 잘 있어요
저 여기서 16일까지 도저히 못견딜거 같아요.
안녕히 계세요
종민이 올림
헐~~
요거이 멀리 떨어진 부모한테 한 편지...
으악~~마티고 환장해부러~
글씨나 또박또박 잘썼게요
지렁이 수십마리가 겨 댕기는...
하고야...미티미티~~
대장 엔젤 이랑 함께 꽃 피우면 대단할거 가토요
기대되요
지난 금욜 뇬석한테서 전화가 왔쓰요
"엄마...안녕하세요"
평상시 녀석의 목소리와 말투와는
와우~ 180도 다른...
아니 어디서 도령이 온것이여...
어쩜 한번도 안빼놓고 존댓말을...
음...인간이 되가는겨...
안스러웠지만
뭐... 왕자님이 집에 없으니
청소를 안해도
하루에 밥 여섯끼 안챙겨도
껨 그만하라고 고래고래 소리 안쳐도되니
지가 을매나 행벅하긋쓰요
이 자유를 놓치고 싶지 안았다요
엄마가 넘 심한가...
팔백원 주고 꽃사에서 데리고 온 흑법사
첨엔 물을 너무 아껴서 거의 죽어가는거 살렸어용~
아들 보내 놓고
잠도 못자고
아들 침대에 누웠다가
안방 침대에 누웠다가
밤마다 방황하는 냄푠을 보면서도
지는 기냥 좋기만 하더구만요
냄푠은 왕자님 전화 받고
그리워서 인지 반가워서인지
눈물 뚝뚝 떨어트리면서
"종민아 16일 새벽에 아빠가 꼭 갈께
종민아 쬐끔만 참아..."
그리곤
식탁에 앉아도
"종민이는 밥 묵었을까.."
TV를 보다가 짱구나 또라에몽을 보면
"아고 울 종민이 좋아하는건데..."
이정도면 대품이라고 해도...ㅋㅋ
제 솜씨론 대단한거지욤
나참~~
작년에 겅주 두달간 미국 보내면서 공항서
눈물 훔치고 나오다가 같이 간 아빠들한테
글케 쿠사리 받고도...에고...
주책 바가지 냄푠...쯧쯧
난 좋기만 하구만...(쬐까 뜨끔거리요...)
아악무도 꽤 큰 녀석인데 제가 수형관리를 잘 못하나봐요
암튼 글케해서 우리 집은 밤이면 밤마다
청학동 홈피 들어가
울 왕자님 활동하는 사진 보고
홈피에 글 올려놓고
이카면서 찔찔대는 냄푠 보면서
지는 박장대소 합니당
요즘 이녀석 이뻐 듁겠쓰요 네펜데스
지난 주말 저녁에 왕자님께 답장을 썼는데
셋이서 각자 써서 한 봉투에 담았습돠~
뭐..울 겅주나 지는 그런대로...
문제는 냄푠
편지지 한장에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싶다
니가 없으니 잠도 몬 자긋다(코도 골드라ㅜ.ㅜ)
니가 없으니 밥도 맛없다(잘만 먹드만..)
니가 없어 한판 뜨지를 못해 몸이 근질 거린다..
에고..무신 아빠가
아들 잘 지내고 인간되어 돌아오라는
말은 한마디로 안하고
찌질이 처럼...에고...
타라가 하루가 다르게 줄기를 쫙쫙~~
그리고 어제 왕자님한태 전화가 또 왔슴돠
"엄마 전데요
16일에 저 데리러 오실거지요?"
기냥 장난끼가 발동혀서
"왜??"
순간 아이가 아무 말도 못하고 움찔하는거 같더라구요
안되겠다 싶어
"당근이지...울 아들 얼마나 보고픈데
새벽에 갈거야 "
"놀랬쟎아요 저 안데리러 오시는 줄 알고..."
에고...녀석...
집이 얼마나 그리울까나..
까라솔...
봄에 많이 분양 했었는데...
냄푠은 낼 아침 일찍 내려가자고
떼를 씁니당
근데 퇴소식은 토욜인데
미리 내려가서 뭐하자는 겁니까
ㅋㅋ
사실 가족 여행겸 미리 가자고 꼬시는 냄푠인데
지가 나름 바빠서리...
냄푠 구박했슴돠
"무신 남자가 아이들 떼어 놓을 때마다
이케 안달이가..그래갖고 어케 군대 보내나..
참아..참아야 하느니..."
리틀잼도 많이 풍성해졌어욤
지도 울 왕자님이 너무너무 보고 싶다요
청학동 보내는 바람에 여름 휴가도 제대로 몬가고
올해도 동해가서 파도타기 하자고 약속했었는데...
녀석이 좋아하는 음식 앞에선 목도 메이고..
녀석 웃고 떠드는 목소리 들리는 것 같고...
암튼 새끼 떼어 놓으면 예나 지금이나
꼭 무신 상사병 앓는것 가토요
바이올렛 요즘 넘 이뽀요
낼 교회서 광복절 기념 기도회 때문에
제암리에 가서
아침 일찍 출발하진 못하지만
마음 만은 벌써 하동에 가 있슴돠
왜 이케 시간이 안가는지...
녀석의 환한 미소가 넘 넘 그립습니당~
병아리 눈물도 무서울 만큼 잘 자라주네요
봄에 처넌 주고 데리고 온 아인데...
사랑하는 왕자님
나의 멋찐 아들 쫑민아
지둘리 16일 10시 퇴소식에 젤 먼저 도착 할껭
풍로초는 언제봐도 이뻐서...
울 왕자님 많이 변했을까나요??
기대됩니당~ ㅋㅋ
첫댓글
^&^
와우~~ 정말 아이 사랑이 대단한 아빠네요..
그 사랑 내도 받고 싶다요오~~ㅜ.ㅜ
재미있게 읽었네요울 랑이 시방 청학동 밑에 청암댐에 가 있걸랑요휴가 가서 8일 만에 왔는디 또 오라고 성화네요. 다육이 웃자라고 난리 났거만....기도회 빡시게 하시고...하동에도 잘 댕겨 오이소...^^*
하동까지의 거리가 만만치 않아서 인지 아직도 힘이 드네요 서방님과의 여름 휴가 잼나셧지용??
ㅎㅎㅎㅎㅎㅎㅎ아이들 청학도 무쟈게 싫어하던데~지들사이에는 원성이 자자한가봐요~ㅋㅋㅋ다녀오면 한 일주일은 울아들이 이상혀~한다네요~ㅎㅎㅎ 낼이믄 이쁜아들 만나시겟네요~!!조심해서 댕겨오세요~!!
ㅋㅋ청학동 다신 안가겠다면...녀석 토욜 새벽 다섯시부터 일어나서 기다렷다더구만요... 암튼 청학동 아이들한테는 무써븐 그 뭐시기 인가벼욤 ㅋㅋ
아들에게 해방된 그 기분 전 충분히 알아요 아들놈 두놈을 키우다 보니 두놈 다 어린이집 보내고 남 어찌나 그 시간이 달콤한지 몰라요
나도 동감입니다 ㅎㅎㅎㅎ 아들둘 키우면 엄마 깡패 된다는말 실감하고 삽니다...
미촤~녀석 온지 삼일짼데 하루 한번 청소기 안돌리믄 안되고 여기저기 쌓인 쓰레기 녀석 친구들 함 다녀가면 무신 푹풍우가 지나간 자리 같고...헤효~~자유롭고 시포라이~~
왕자님이 아마도 한결 어른스러워진 모습으로 올것 같은 생각이바이올렛이 넘 예쁘네요^^
어른스러워진거...기대가 넘 컸나봅니당~ 원상복귀하는데 1분도 안걸렸슴돠~ 아마 내면에 그 무엇이 가득 채워져 있겠지요??!!
ㅎㅎ 울 아들도 청학동 한번 보내야 되는데..다녀와서 더욱 의젓한 아들이 되길 바래요. 그래도 당분간(?)은 달라진 모습보여주겠죠^^ 풍로초가 참 풍성하네요.
ㅋㅋ다녀와서 새벽에 일어나서...꼭 여섯시면 일어나서 "배고파요 밥 주세요.."교회에 있는데 전화하데요..ㅜ.ㅜ 대신 엄마랑 많아 앉으려고 하데요 아마 그곳에서 생활이 집에서의 편안함보다는 규율과 규칙을 지키고 살아가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은 생소하고 힘들었나봅니다
언니 잘 지내요??? 저도 2년후쯤 청학동에 보내볼까 생각중인데 ㅎㅎㅎㅎ
아마 우리 종민이도 생각의 폭이 커졌을거야~ 내년 여름에 미국 3개월 연수 준비중이라서 올해 미리 연습해본긴데...ㅋㅋ 기대 이상(?)
가끔씩 아이들에게서 해방되는 기쁨도 좋지요.ㅎㅎ..
그러게요 그 기쁨 이제 언제 누려보나요~~정말 편안했었는데..하루 여섯번 먹을 거 안 챙겨주는게.. ㅋㅋ
글 한줄 한줄 사랑과 공감이 뚝뚝 떨어지옵니다.. 그동안 고생한 쫑민이 많이 안아주고 보듬어 주시와요
다시 아가가 되어버린거 가토요..맨나 안아달라 뽀뽀하자 난리네요..
남편분께서 정이 참 많으신분 같아요.. 네펜데스? 멋지네요.^^ 타라는 푸짐해서 좋고요.ㅎㅎㅎ
거맙슴돠~ 청학동에 도착해서 울 아들인 인사하드만 엄마도 아닌 아빠한테 달려 가데요..헐~~ 그리고 두 부자 끓어 앉고 우는디...참 가관 있었슴돠~ 그곳 예사님 세분 저 딸아이 다른집 아빠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았습니다..ㅜ.ㅜ
15일에 제암리에 가서 딸아이에게 정말 좋은 것을 보여 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딸아이가 멋진 국가관을 갖고 참 신앙인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네요. 그러게 아이들 떼어 놓고다시 볼때까지 안절 부절 못하는게 부모인가봅니다.
귀여운 왕자님 이 있어 행복이 철철 넘칩니다....행복한 가정이란 걸 알 수 있답니다......감
집에 오자마자 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에고 두놈 다 쫓아내버린다아~"이 말을 달고 삽니다. 얘를 셋 키우다보니 헤고야...내 청춘이여~~ 돌리됴 내청춘...
아파트 화단에 엔젤이 이뿐짓을...........흐미.왕 부럽사와요..입니당..글을 보는내내 잼났어라
지금 화단에 엔젤이 만개했네요 근처에만 가도 향이 얼마나 좋은지...암튼 올 겨울 어케 관리를 해야할지 무지 고민입니당~
ㅎㅎㅎ 저두 아들 보내고 싶었는데 싫다 싫다해서 못보내구 군에까지 제대를 했네요...군에서 편지왈~~~ 엄마 자대 배치 하는날 면회 꼭온나 안오면 디질것 같다 ~~~~올해부터 군법이 빠뀌어 면회 된다구 만사두구 같다 왔습니당~~~
아드님 보니시 행복하겠겠어요..제가 냄푠 하는것 보고 "구래갖고 어케 군대 보낼래" 이켔드만 ㅋㅋ그남자 "내도 따라 가까?" 미촤요..ㅜ.ㅜ
종민이 몇학년인지 궁금하네요. 저희도 초6학년 아들녀석은 매일 컴에 미쳐있는데 해병대 교육을 보낸다 보낸다 하면서도 매년 놓치고 말았어요. 중학교 들어가면 더 시간이 없을텐데.....
4학년이네요 올 겨울엔 해병대에 보내볼까해요 올해 두곳 보내고 내년 여름학기에 작년에 누나 갔던 미국의 썸머스쿨 프로그램에 보내보려고 연습했어요 큰아이 중학교 들어가니까 보내고 싶어도 여기저기 걸리는게 많더라구요 초딩때 보낼수 있음 다 보내보고 싶네요
지금쯤이면 언니 품에 품고 계시겠네요 아니 형부 품에 품고 계실라나
"엄마 배거파~ 엄마 간식 주셈~~" 아고 미촤요 미촤 어제밤에 아빠랑 침대서 한판 뜨다가 안방 창문 하나 해 묵엇당~~ㅜ.ㅜ
영어마을.청학동.올해는 해병대 포항까지 안면몰수하고 보냈어요..중3인데 더 이상은 시간이 없을것 같아서요..마지막까지 안가겠다는걸 엄마의 권한과 협박으로 가장 더운 8월초에 무사히 잘 다녀왔어요....특히 남자애들한테는 꼭 필요한거 같더라구요....글도 재미나고 꽃들도 어여쁘고.....
ㅋㅋ그러게요 저두 6월부터 노래를 불렀거든요 안간다고 할까봐서요. 오늘 저녁에 스스로 설겆이를 다 해주더라구요 그리고 짐을 정리하다가 제가 보낸 편지를 무슨 보물단지 모시듯 들고 자기 보물 상자에 담으면서"이건 평생 간직할거야 엄마가 보내준거니까.." 이케 말하는데 얼마나 사랑스럽던지요
넘 재밌어서 깔깔거리다가 눈물도 핑돌고 부모맴을 어쩜그리 표현을 잘 하시는지...울 작은딸두 기숙사들가서 첨에 무지 힘들었는데... 지금은 적응되니께... 있는건지 없는건지
아직은 미숙하고 부족한 엄마지만 밑바탕에 깔린 자식에대한 사랑은 같은가봐요. 남편 만큼은 못하지만요. 오늘 점심에도 아들 밥 늦게 챙겨준다고 딸아이 학교서 언제 오냐고..헤고..마눌 뭐하는지는 전혀 관심없고 전화해서 아이들만 챙기는 멋대가리 전혀 없는 냄푠 에고 그사랑을 어찌 따라간데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