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대문구에 살아서 안산에 자주 오릅니다. 안산의 원래 이름은 무악산이었다고 하는데 정상에는 작은 부대가 있고 조금 아래에 봉수대가 있습니다. 이 봉수대가 '동 봉수대'인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두 개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안산과 인왕산을 잇는 낮은 고개가 무악재입니다. 예전에는 상당히 높았던 것 같은데 도로를 내기 위해 많이 깎아내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비가 많이 오면 경사면이 산사태가 날까봐 자주 보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안산의 높이는 봉수대가 아닌 정상 기준으로 295. 9m 입니다. 제가 사는 곳이 안산 발치인데 모래내길(서대문구청 가는 길, 화장터길)이 의주로에서 홍제천 방향으로 나면서 산 아래 부분이 조금 잘려 있습니다.
김광규 시인님의 "서울꿩"이 바로 이 잘려진 아랫 산에 사는 꿩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도로가에 있던 화장터는 지금 벽제로 옮겨 갔고 그 자리에 고은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안산 봉수대에 올랐다가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면 산자락 끝에 신일교회가 있는데 거기까지 제가 걸어가면 한 시간 15분 정도 걸립니다. 갔던 길로 돌아오지 않고 '자락길'이라 부르는 포장된 도로를 따라오면 한성과학고등학교가 나옵니다. 그 부근에서 다시 산으로 올라 집으로 오면 두 시간 반 정도가 걸립니다.
거기서 길을 건너 인왕산으로 올랐다가 내려오면 네 시간 정도 걸립니다.
인왕산은 안산과 붙어 있다시피 하지만 종로구입니다. 그래서인지 운동기구와 산책로가 안산과는 비교가 안 되게 고급스럽습니다. 운동삼아 산을 오르내리기는 안산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기자기한 길을 따라 걷기가 좋기 때문입니다.
인왕산은 사직공원 쪽에서 오르기 시작하면 단조로운 길을 따라 조금 경사가 심한 길로 이어지는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려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길이 험한 편이라 조금 조심해야하지만 사람들이 무척 많이 오릅니다. 높이는 338m로 안산보다 40여 미터가 더 높습니다.
오늘 안산으로 해서 인왕산에 올랐다가 내려왔습니다.
봄기운이 산 전체를 감싼 느낌이었습니다.
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