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통해 충북도의원들이 대폭 물갈이 됐다.
기존 의원들이 떠난 자리는 대거 초선의원으로 채워졌다. 그러면서 도의회 안팎에서는 벌서부터 원활한 의회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충북지사를 배출한 마당에 도의회 절대 다수의석까지 차지해 제대로 된 집행부 견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9대 도의원(민선 5기) 당선자를 집계한 결과 민주당은 전체 31석 중 자유선진당과 선거공조를 한 남부 3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승리하면서 모두 22명(비례대표 2명 포함)을 배출했다.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가 당선되면서 충북도정은 사실상 민주당이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견제 대상인 집행부의 수장과 견제의 주체인 절대 다수의 도의원들이 민주당간판을 단 한식구로 민선 5기 도정을 이끌게 된 셈이다.
이런 점에서 9대 도의회가 견제가 실종된 다소 맥빠진 의정활동을 전개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이 31명 정원 중 29명을 차지했던 8대 도의회(민선 4기)는 같은 당 소속의 정우택 충북지사와 사실상의 밀월관계를 가지면서 날카로운 의정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의원 정수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한 기타 정당 의원들이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하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다.
자유선진당은 텃밭인 남부 3군에서 단 1석만 한나라당에 내주면서 4석을 건졌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청원2선거구에서 김도경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도의회 문턱을 넘었다.
반면, 8대 도의회를 지배했던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겨우 4명(비례대표 1명 포함)의 도의원을 당선시키는 데 그치며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여기에 지방의회 유경험자가 극히 적은 데다 지방의회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공무원출신마저 적은 점은 전문성 부재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는 요인이다.
당선자 중 재선은 민주당 2명, 한나라당 1명에 불과하다. 28명이 초선의원인 셈이다. 초선의원 중 기초의회를 경험해본 당선자도 박종성 전 청주시의원밖에 없다. 청주3선거구 장선배 당선자는 김종률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했던 경험이 있다.
공무원의 입장으로 지방의회를 간접경험한 당선자도 권기수 전 단양부군수, 최진섭 전 청주시의회 사무국장, 김동환 전 충주시 기획행정국장, 김양희 전 충북도 보건복지여성국장 등 4명 정도 밖에 없다. 이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봐도 지방의회 직·간접 경험자가 많아야 10명 안팎이다.
나머지 22명의 의원들은 의원연찬회 등을 통해 조례 발의 등의 기초적인 의정활동을 배워야만 의원으로서의 몫을 해낼 수 있는 완전 초보 도의원으로 볼 수 있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9대 도의회가 초선의원들로 채워지면서 많은 걱정이 앞선다. 당장 7월7일 원구성만 두고 보더라도 의정활동을 제대로 모르는 일부 초선 의원들이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을 차지하고 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