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나가 보면 저절로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밖에서 봐야 더 잘 보이는 것도 있겠으나 직접 경험하면서 일상을 비교할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외국 경험도 관광을 위해 머무는 것과 밥벌이 때문에 체류한 것은 차이가 있다.
현지인과 똑같이 출퇴근을 하면서 세금을 냈던 나의 외국 생활은 두 나라에서 총 17년이 조금 넘는다. 오늘은 복지 이야기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복지가 잘 되어 있지만 세금이 엄청 높다. 복지 선진국 북유럽이 대표적인 예다. 내가 살았던 영국도 비교적 세금이 높은 편이다.
나도 월급의 25% 정도 세금으로 나갔다. 가령 5백만 원이 월급이라면 실 수령은 3백80만 원 정도다.
모두 일률적인 것은 아니고 2백만 원 받는 근로자는 세금이 거의 없다.
고액 연봉자는 50%까지 세금을 내는데 손흥민 같은 경우가 그렇다. 주급이 2억이라면 절반인 1억이 세금으로 나간다. 어느 나라의 복지든 장단점은 있다.
영국은 병원 이용이 무료라서 가난한 사람이 병원비가 없어서 죽는 경우는 없다. 한국의 복지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외국에서 볼 수 없는 몇 가지를 짚어 본다.
먼저 화장실이다. 영국은 지하철이나 기차역에 화장실이 거의 없다. 있더라도 서울역이나 청량리역 같은 큰 역에나 있고 그것도 돈을 내야 한다.
이용료가 약 천 원쯤 된다.
한국은 어딜 가나 화장실이 있다. 공짜 이용 화장실인데도 화장지까지 비치되어 있고 깨끗하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여기지만 영국은 그렇지가 않다.
돈을 내고라도 이용할 화장실이 있으면 좋으련만 심지어 동네 도서관에 가도 화장실이 없다. 도서관도 일요일엔 문을 닫는다.
한국처럼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도서관은 없다.
한국은 도서관이든 동사무소든 공공 장소에는 어김없이 정수기가 놓여 있다. 심지어 저번에 흑산도에 갔더니 그곳 여객터미널 한쪽에도 정수기가 있었다.
그것도 뜨거운 물 찬물 친절하게 나눠서 나온다. 이것 또한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요즘 세상 어디에 공짜로 물을 마실 나라가 있을까.
영국은 식당엘 가도 물을 공짜로 주지 않는다.
또 공공 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와이파이는 어떤가. 심지어 대중교통인 버스에서조차 공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지하철 역에 에스컬레이터는 있어도 엘리베이터가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서울 지하철 역은 대부분 엘리베이터가 있다.
거기다 역마다 안전 유리막인 스크린 도어가 있고 엄청 깨끗하다. 여름에는 겉옷을 걸쳐야 할 정도로 냉방이 빵빵하고 겨울이면 의자에 스팀을 넣어 따뜻하게 데워 준다.
세계 여러 도시의 대중 교통을 이용해 봤지만 이런 서비스가 있는 나라를 보지 못했다. 외국에 살아 보니 이것도 큰 공공복지라는 것을 실감한다.
지하철뿐 아니라 우리 동네는 겨울이면 야외 버스정류장 의자에도 온돌처럼 따뜻한 전기가 들어온다. 여름이면 차양막을 쳐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병원 이용도 쉽고 빠르며 큰 병이 아니면 비용도 싼 편이다. 대형 병원이 아닌 이상 일반 의원은 예약 없이 방문해도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외국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신속 서비스다.
언제든 아픈 사람 치료하는 곳이 병원 아니냐며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지만 이런 편리함은 외국에 살면서 겪어 봐야만 실감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대단한 복지국가다.
내가 아직 복지 혜택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 복지는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다.
나라에서 이것밖에 못해주냐고 할 게 아니라 이런 것도 해준다고 여기면 어떨까.
사람도 그렇지 않던가. 누구든 장단점이 있기에 열 가지 중에 세 가지만 좋은 면이 있다치자.
이것 저것 맘에 안 드는 단점보다는 저 사람 이런 면이 참 좋아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세상 모든 것이 바라보기 나름 아니던가. 총기 사고가 빈번한 외국에 비해 한국은 치안 면에서도 안전한 나라다.
이렇게 좋은 나라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다.
우라나라 복지 분명 맹점도 있겠지만
복지에 참여하는 일인으로서
요소요소 더 많은 복지 혜택을 추구하며
긍지와 자부심으로 종사하고 있습니다
유현덕님 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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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시네아 님이 복지 관련 일을 하시는 모양이군요.
긍지와 자부심으로 종사한다는 말이 참 듣기 좋습니다.
한국 복지도 날로 발전하고 있으니
그늘진 곳에 햇빛이 비칠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