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드득소리에 전설이 깨어나고
어릴때 군것질이 없던
가난한 시절에
마른분유를 입에 가득 넣고
깨물면
미세한 입자들이 마찰하여
서로 미끄러지는 듯
부드럽고
향기로운
뽀드득 소리가 났었다
지금은 영하 8도
20세치 눈이 쌓인
모악산 오솔길을 걸으면서
뽀드득
뽀드득
옛일을 회상하며
추억의 소리를 감상하고
하심하족으로
마른 우유를 밟는다
눈덮힌 겨울산은
잊혀진 전설이 되살아 나는
꿈나라니
어릴 땐 어머니가 털실로 짜준
벙어리 장갑 끼고
동네논의 얼음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탔었다
귀와 손가락과 발가락에
동상이 걸려 아파도
신나는
환상체험이었고
눈만 오면
옛날영화 눈보라 삼천리가
눈앞에 쫙 펼쳐진다
열두어살 쯤인가
사촌형이랑
토끼 두마리를 삼백원에 팔러
만경장에 간 날은
함박눈이 눈앞을 가리고
너무나 추워 지푸락을 태우며
몸을 녹였다
그래도 무지 행복했고
오늘도 일생일언으로
인심이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다
옛스승이 말했지
ㅡ여름엔 덥게 살고
ㅡ겨울엔 춥게 살라고
●굳세어라 금산아●
https://youtu.be/KQazL-qi2_Y?si=kZXVleCjRUwXw3vT
●눈길●
https://youtu.be/OAwzEnglhZ0?si=iY53DheznkP9xrRS
카페 게시글
진달래문예
뽀드득소리에 전설이 깨어나고
씨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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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2 11:0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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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름은 덥게
겨울은 춥게
원장님은 따뜻하게
고운 성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