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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과 조류독감(AI)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축제 취소와 등산로 폐쇄 조치가 잇달아 내려지고 있다. 이는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인기를 끌던 강원도 지역의 인제 빙어축제와 화천 산천어축제, 태백 눈꽃축제도 취소됐다.
이밖에도 부산 등 각 지역의 해맞이 축제가 취소된 것을 비롯해 대구 달성공원 관람이 정지되고, 인천 고려궁지 타종식, 경기 백운계곡 동장군 축제·씽씽 겨울바람 축제, 전북 무주남대천 얼음축제 등이 취소되는가 하면 강원도 평창 송어축제가 연기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양평군은 3월 열려던 고로쇠축제 취소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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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확산을 우려해 산천어 축제가 취소돼 강원도 화천의 축제장이 텅 비어 있다.<사진=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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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취소와 함께 등산객의 지역 유입을 막기 위한 등산로 폐쇄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평창군은 지난해 말부터 선자령, 백덕산 등 주요 등산로와 임도 등 7곳을 대상으로 입산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평창국유림관리소는 산림감시원을 투입해 1월 17일부터 군내 구제역방역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 감시원은 선자령, 백덕산, 계방산 등 주요 등산로에 배치돼 등산객들의 등산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경남 함양군 역시 구제역 예방을 위해 지역의 모든 등산로 22개 구간 247km를 폐쇄했다. 폐쇄된 등산로는 기백산과 황석산, 백운산 등 지역 내 주요 산이며 백두대간 전체 구간과 지리산둘레길도 포함됐다. 특히, 함양군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협조를 요청해 지리산과 덕유산의 등산로도 일부 폐쇄했다.
경북 지역의 산도 대거 입산이 통제되고 있다. 군위군의 아미산 등산로도 전면 폐쇄됐고, 안동시의 학가산과 천등산도 입산이 금지됐다. 상주시 역시 구제역 확산 차단을 위해 갑장산을 비롯한 노음산, 백화산, 천봉산, 나각산, 성주봉자연휴양림 등의 등산로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
천안시는 광덕산 등 주요 산림 24개소 9,789ha를 1월부터 구제역 종료 시까지 입산통제 구역으로 지정한다. 이번 조치는 봄철 산불조심 기간과 연계해 산불예방과 산림보호를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광덕산, 망경산, 태학산, 취암산, 태조산 등 천안시 전체 산림면적의 30.9%에 달한다. 이번 봄철 입산통제는 구제역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5월 15일까지 계속된다. 그밖에 충남 보령, 당진, 예산 등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 대한 통제도 줄을 잇고 있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도 구제역 방역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전국 10개 공원의 진입도로 61개소와 탐방로 입구 42개소에서 지자체 등 방역당국과 함께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공단은 전국 국립공원사무소별로 구제역 대책반을 구성하고 순찰활동을 통해 야생동물 사체 발견 등 구제역 징후 파악에 나서는 한편 주민과 탐방객을 대상으로 야생동물 사체 발견 시 신고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공단은 국립공원 3km 이내에서 구제역이 발병할 경우 그 지역 탐방로를 통제할 계획이다.
/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