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자재 가격 폭등으로 GTX 공사도 포기하여 줄파업이 예상된다.
머니투데이, 조성준 기자, 2022. 05. 09
골조공사 전문 업체들이 잇따라 공급중단·파업을 했다가 협상 후 파업을 해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건설자재 수급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공사비 인상에 따라 집값 상승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 잇따르는 공급중단·파업으로 적자 심해 업체들 도산할 수도 있다.
지난 5월 6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철근콘크리트연합회에 이어 5월 9일 부산·경남지역 레미콘 노동자들도 총파업에 들어갔다. 서울·경기·인천(서경인) 철근콘크리트연합회도 오는 5월 11일 대표자 회의를 거쳐 공사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달 4월 20일에는 호남·제주 철근콘크리트연합회가 공급을 중단하면서 호남지역과 대구·경북 등 공사현장 200여 곳에서 골조·콘크리트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줄파업'은 건설자재 가격 급등이 원인이다. 코로나19(COVID-19)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적인 영향으로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 시멘트, 철근, 레미콘 가격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시멘트 가격은 2021년 7월 t(톤)당 7만8800원에서 올해 2월 9만3000원대로 올랐다. 철근 가격은 지난 3월 t당 11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5만원 대비 49.3% 상승했다. 레미콘 가격은 수도권 지역의 경우 지난 4월 ㎡당 8만원에 공급되는 것으로 제조·건설업계 간 협상이 이뤄졌다. 지난 3월(7만1000원)보다 9000원 인상된 가격이다.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기존 계약단가에서 평균 20%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학노 철근콘크리트연합회장은 "지난번 호남에 이어 이번 부울경의 경우 시공사 측에 답변을 요구했지만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공급을 중단한 것"이라며 "수도권에서도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는 업체와 현장을 상대로 한 공급중단 여부를 11일 대표자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미콘업계도 공급단가를 15~20%가량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레미콘 노동자 측은 회당 운송료 인상을 요구한다. 이날부터 부산과 경남 양산·김해·진해 지역 레미콘 노동자 1850여명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1회당 운송료를 기존 5만원에서 6만3000원으로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2. 자재값·인건비 급등으로 분양가·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건설사 측은 골조업체·노동자와의 협상에 최대한 협조적으로 나서려고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협상하려고 하지만 가격을 올려준다고 전부 원청에 부담시킬 수 없지 않나"라며 "설사 공사비를 올려 분양가를 올리게 되면 분양가상한제가 발목을 잡고 높은 분양가는 미분양으로 이어지는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장 일용직의 대부분은 외국인이 채우고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노동력이 충당되지 않아 노무비용도 크게 올랐다"라며 "특히 자재를 직접 충당하는 대형 건설사와 골조 업계 사이의 비용 문제는 대체로 인건비 문제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사가 중단됐다 재개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며 최종적으로 공사비 인상과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가 등 수익성 문제로 아파트 분양이 늦춰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공공사업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같은 대규모 공사에서 건설사가 수의계약을 포기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이라고 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