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갖는 첫 모임!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서 늦지 않게 출발했지요.
학창시절 워낙 지각이 잦았던 터라 오늘 만큼은 늦지 않으리라 다짐했던거죠..
약속장소 청정해역에 도착한 시간이 아마도 12시 25분쯤,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예약된 방을 안내해주더라구요.
앗!!! 아직 한 명도 나타나질 않은거예요...
더군다나 모임을 주선한 은숙이 핸드폰은 꺼져 있어 전화를 받지 않는거예요.(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하필 은숙이 핸드폰을 학교에 두고 안가져왔다는군요...)
지난밤 선생님 카페에서 확인한 바로는 안상현 선생님, 김동희 선생님도 오실지 모른다 했는데,
선생님 모셔놓고 친구들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쩌나 한순간 아뜩했지요.
입구에서 친구들이랑 선생님을 맞아야겠다 싶어 서성이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안상현 선생님, 김동희 선생님께서 들어서시는거예요.
와! 어쩜 22년전과 그리도 변하시지 않으셨는지...
넉넉하고 인자한 미소와 따뜻함에 어제 뵌 듯 편안한 기분이었죠..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갔던 친구 조정아(어쩜 그리도 여전한지 화장하나 안하고 그 순수함과 맑음을 유지할 수 있음이 내겐 또 얼마나 큰 부러움이었는지? 학창시절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었던 정아가 이젠 피부로 날 기죽이네..)가 너무나 자상해 보이는 남편, 두 딸아이와 함께 들어왔어요. 역시 한 눈에 알아보겠다라구요.
차츰 친구들이 한명 두명 들어섰어요.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는 경쾌하고 자신감에 충만한 김경숙,
원주에서 맛있는 이야기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화끈하지만 마음 깊은 최옥란,
영원한 횡성지기로 오순도순 횡성사랑을 실천하는 미소가 아름다운 김명희, 그리고 팔등신 김옥수,
떴다하면 웃음 만발 이계선, 전부터 패션 감각이 남달랐던 그래서 지금도 미니스커트를 소화할 수 있는 미스같은 윤숙자,
궂은일엔 언제나 제일먼저 앞장서는 다정다감 이은숙, 참교육의 선봉장 유치원 원장님 신윤희,
지금껏 새빨간 립스틱이 유독 잘 어울리는 황실십자수 사장님 김소연,
홍천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준 푸근하고 마음 넉넉한 김현숙,
새아파트 이사하고 날로 뽀사시 예뻐지는 이주영, 알면 알수록 넓고 깊은 마음이 따뜻한 친구 이영주,
이 시대 최고의 현모양처 양승남, 그리고 어쩌다 보니 횡성중학교 아이들과 허구헌날 씨름하고 있는 나...
친구들 15명과 선생님 3분을 모시고 횡여고 4회 모임의 역사적 장을 열었죠...
친구사이시라며 서로 눈빛만 주고받아도 마음이 통하시는 안상현 선생님과 김동희 선생님을 뵈면서 얼마나 훈훈하던지요..
지금까지도 고개숙여 배울것이 끝도 없는 김태완 선생님! 영원한 스승님임을 실감했구요...
할 얘기도 얼마나 많은지,,, 마음 한 켠으론 20년만의 만남이라 서먹하면 어쩌나 약간 걱정도 됐었건만 괜한 기우였던거죠!
함께 추억을 공유한 여고시절 3년이 인생 어느때보다 아름답고 소중한 시기였기에 마음을 열고 얘기하고 울고 웃는 사이 타임머신은 우리모두를 다시 여고시절로 되돌려놓았죠......
선생님들께서 먼저 자리를 뜨시고 찻집으로 이동하자는 제안에 선뜻 윤희가 자기집으로의 이동을 제안했지요. 사실 아줌마들 수다에 집만큼 편한곳은 없는거잖아요....
다른 약속들이 있는 몇몇 친구들이 한 둘 자리를 먼저 뜨기는 했지만 늦게까지 되새겨본 추억은 그래요. 너무도 상큼하고 아련해서 가슴시린 행복한 시간이었지요...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좀더 조직적으로 준비가 되지 못해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지 못한점...
김동희, 안상현 선생님께 직접 연락 드리지 못한 점....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께도 미처 인사 못드린 점....
그래도 희망이 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잖아요...
2번째 모임은 더욱 따뜻하고 뜻깊은 모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요. 그리고 또 기약해요. 빠른 시일내에 반가운 얼굴 한 명이라도 더 만날 수 있기를...
그리고 이번 모임을 위해 애써주신 김태완 선생님, 선생님덕분에 이런 자리가 마련되었지요...
은숙이, 승남이....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요.
주소록을 만들었는데 이 카페는 워낙 공개적인 자리라 올릴수가 없을것 같아 메일을 적어준 친구들에게만 메일로 발송합니다. 필요한 친구들은 메일을 보내세요. smhan86@hanmail.net 한상미 메일임다...
그리고 우리 앞으로의 모임을 이끌어갈 회장님은 김소연, 총무는 이은숙,
짱짱한 횡여고 모임을 만들어갈꺼라 믿어요. 우리 마음으로나마 박수 짝짝짝....
횡여고 4회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빠샤....
한가지 공지사항있어요...
올 4월에 김동희선생님 칠순이시라네요. 젊음을 그대로 유지하고 계시기에 전혀 믿기지 않지만 혹 축하드릴 방법이 있다면 함께 축하드려요...
첫댓글 상미, 수고했다. 글을 읽어 보니, 그날 정경이 그대로 잡히는듯 싶구나. 숙자는 사진을 올려주고... 너희만 반갑고 즐거웠던게 아니고 선생님들도 고맙고, 반갑고, 즐거웠다. 네 말대로 시작은 미약하나.... 자주는 아니더라도 다음 모임엔 한 친구 더 데리고 나오다 보면 점점 더 반가운 얼굴들을 더 만나 볼 수 있겠지. 주소록 내게도 보내렴.
상미야~그날 밤 친구들의 아른거리는 얼굴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새 뒤척였어 무엇이 이토록 날 즐겁게 하는건지...암튼 또 만난다는 기대로 열심히 오늘을 살아야지*^^*선생님도 건강만 예전처럼 되찾으시면 좋겠는데...그치! 우리 모두 소망하면 이루어지겠지~
글 잘읽었삼. 행복 만땅이다.
상미 글 솜씨가 너무 훌륭해서 그 날의 모습이 그대로 다시 그려진다. 딸린 가족들 때문에 맘 놓고 더 오래 수다 못 떨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워. 하지만 정말 행복한 오후였어. 여러가지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