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넘어 영경묘를 탐방하고 준경묘로 이동 중 해가 저물어 근처 숙박소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간단한 아침을 때우고 준경묘로 향한다.
해를 넘기며 벼르던 이곳을 찾게 된 이유는 영경묘와 준경묘가 우리역사 한 페이지이기도 하지만
솔 숲길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산림청과 생명의 숲가꾸기 국민운동본부. 그리고 유한킴벌리에서
해마다 전국에 숲을 조사하여 그해 가장 아름다운 숲을 뽑아 대상을 준다.
2005년 제6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천년의 숲"으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한 숲이기에
한 번쯤 걸어보고 싶었다. 역시 기대를 저 버리지 않았다.
초입 약1km쯤 들어가자 금강송이 시작되어 약 8~9km가 온통 금강소나무 숲길이다.
삼척 지역은 고려 마지막 공양왕이 피살됨으로써 고려가 멸망한 곳이며,
조선 건국을 암시한 태조이성계의 5대조 묘가 있는 곳이다.
한 마디로 고려 멸망과 조선 건국의 묘한 인연이 만나는 곳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이성계가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을
이곳 삼척에서 살해했다고 하지만 요즘도 오지 중 오지에 귀향된 퇴왕을 살해했을까 의심이 되는 부분이다.
[공양왕의 사망과 관련하여서는 교살설(絞殺說)과 사사설(賜死說) 양설이 전해지나
어느설이 확실한지는 역사학자들도 의견이 불분명하다.]
이성계는 1394년(태조 3) 3월 간성에 유배되어 있던 폐왕(廢王) 공양왕과 아우 우(瑀),
외아들 석(奭)을 삼척에 안치하였다.
그리고 반역을 도모하고 있다며 그해 4월 공양왕 등 세 사람을 지금의 삼척시 근덕면 궁촌에서 살해하였다.
이처럼 삼척은 고려의 역사가 마침표를 찍은 곳이다. 삼척은 또한 조선의 건국이 시작된 곳이다.
전주의 유력한 토착 세력이던 이성계의 4대조 목조(穆祖)이안사(李安社)[?~1274]는
전주 산성별감(山城別監)과 관기(官妓) 문제로 불화가 생겨 170여 호의 자기 세력을 거느리고
전주를 떠나 지금의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 일대에 정착하였다.
이안사는 약 17년 동안 삼척에 머무르는 동안 평창 이씨인 효공왕후(孝恭王后)와 혼인을 했다.
그런데 효공왕후의 모친 돌산군부인(突山郡夫人) 정씨는 삼척을 본관으로 하는
김인궤(金仁軌)[?~?]의 외손녀였다.
이에 따라서 삼척은 이안사의 장모인 돌산군 정씨의 외향이자 효공왕후의 외외향(外外鄕)인 셈이다.
이성계가 1393년(태조 2)에 삼척을 이와 같은 인연에 따라 삼척부(三陟府)로 승격시키고
홍서대(紅犀帶)를 하사하였다.
이 홍서대는 현재까지 삼척 김씨 문중에서 보관하고 있다.
또 이안사가 삼척에 머무르는 동안에 그의 부모인 이양무 부부가 모두 사망함으로써
이곳 삼척에서 장사를 지냈다.
이때 이들 부모를 안장한 곳이 바로 준경묘濬慶墓와 영경묘永慶墓이다.
지금 삼척에는 이안사 아버지 이양무의 장례와 관련하여
소 100마리와 황금관을 제물로 쓰면 5대 후손에서 왕이 나온다는 ‘백우금관(白牛金棺)’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즉 태조이성계가 왕이 되어 조선을 건국할 기반이 바로 삼척에 있는 준경묘와 영경묘가 있는 자리라는 것이다.
비각에는 "대한준경묘"라 전서체로 음각되어 있다.
조선이라 해야 맞을 듯 헌데 왜 대한일까?
<정2품솔과 혼례한 금강미인송(美人松)>
산림청 임원연구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나무의 혈통보존을 위해 10여년의 연구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형질이 우수하고 아름다운 소나무를 찾았는데,준경묘 입구에 있는 이 소나무가 선발되었다.
(아래 사진) 나이는 100살, 가슴높이 둘레 2.1m인 이 소나무는
충북 보은군 내속리산 상판리에 있는 천년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正二品松)을
신랑으로 맞아 2001년 5월 8일 신순우(申洵雨) 산림청장이 주례를 맡고
김종철(金種轍)보은군수가 신랑(신랑역:삼산초등학교 6학년 이상훈) 혼주,
김일동(金日東)삼척시장이 신부(신부역:삼척초등학교 6학년 노신영) 혼주로
참석하여 이곳 준경묘역에서 많은 하객들을 모시고 셰계최초의 "소나무 전통혼례식"을 가짐으로서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이 행사를 계기로 삼척시와 보은군은 사돈관계의 연을 맺게되었다.
준경묘濬慶墓 진응수眞應水
진응수는 명당의 용세가 극히 왕성하여 혈(穴:땅의 생기가 뭉친곳)을 맺고도
남은 기운이 지상으로 분출시키는 샘물을 말한다.
옛부터 집터에서나 사후 명당자리에 진응수가 나면은 후세에 큰 부자나 높은 벼슬이 나오는 "진혈대지"자리라
해서 그 물을 마시면 기를 받게 되어 활력이 넘쳐나고 자손이 번영하는 영천靈泉으로 알려져 있다한다.
이곳은 "해동 육룡이 나르샤..."로 시작되는 용비어천가의 첫째용인 목조穆祖가
하늘의 계시를 받아 얻은 묏자리에 아버지묘(준경묘)를 썼고,셰계 유례없이
519년간 이어진 조선왕조가 태동한 곳이기에 (준경묘 진응수)의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제부터 금강송 숲길을 들어가 보자.
평생 걸어야 될 금강송 숲길을 연이틀에 다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