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하순 백령도 해상에서 발생한 천안함의 침몰사고는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사고라는 조사결과로 끝을 맺는 모양입니다.
도무지 심보를 이해할 수 없는 저들의 행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정부 당국자들도 난감하기 그지없을 테지만 오늘 발표된 대통령의 담화로 보면 분노를 삭이기에는 크게 미흡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 어찌할 수 없는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46명의 젊은 장병을 잃는 뼈아픈 인명피해를 입었지만 전시도 아닌 상황에서 동일한 보복조치를 취할 수도 없고 개성공단이라는 아킬레스건을 저들의 지배지역 안에 둔 현실에서 상응하는 응분의 조치를 취하자니 인질작전도 마다 않는 저들에게 절호의 먹잇감을 던져주는 꼴이 될 테니, 마땅한 대응조치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어쨌든 다시금 이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한동안 방심했던 남북대치의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한편 허점을 보이지 않는 빈틈없는 경계태세와 군비의 현대화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사고의 수습과정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위급시의 정부 및 군의 대응태세 및 사고처리 과정에서의 미숙성과 낙후된 구난장비 등은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시급히 보완하고 고쳐나가야 한다는 것이 국민 모두의 바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월을 맞는 초하루의 산행은 가까운 안양 수리산을 올랐습니다.
그리 높은 산도 아니고 우리 동우들에게는 산행과 놀이를 겸한 적절한 코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날의 미팅장소에는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한경애와 몇 달 전부터 꼭 나온다고 하던 이승근도 참석하여 친구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두 친구에게 늘 참석하는 친구들을 대신하여 감사인사를 대신합니다.
당일의 산행은 네 시간 코스를 예정으로 걸었으나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려 마지막 코스인 칼바위와 슬기봉은 생략하고 평촌방향으로 하산길을 서둘렀음에도 한 시간이 지체된 네 시가 되어서야 오랜만에 만나기로 약속했던 소희와 상록수역에서 조우했습니다.
부군과 함께 나와 역에서 기다리던 소희는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긴 했으나 친구들의 얼굴을 보고 한 사람 한 사람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을 보니 기억력도 크게 회복된 것 같아 무엇보다 반가웠습니다.
수개월간 의식을 잃은 상태로 사경을 헤매던 그가 이렇게 회복되어 친구들 얼굴을 기억해주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지만, 길고도 고통스러웠던 수년간 병마와 싸워 이겨낸 소희는 물론이고 그에게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끝없는 격려와 헌신적인 간호로 보살핀 그의 부군과 사랑스런 딸들의 사랑과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가족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잠시 재회의 기쁨을 나눈 우리는 소희 부군의 안내로 가까운 음식점에 들러 요기를 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으나 우리가 안산까지 찾아간 것은 회복되어 가는 소희의 얼굴을 보고 격려와 용기를 주기 위함이었는데 그의 부군이 산행 뒤풀이비용은 물론이고 우리 모임의 발전을 위한 찬조금까지 건네는 바람에 오히려 폐만 끼치고 돌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모쪼록 더욱 건강해지고 활기찬 모습으로 변한 소희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 이날의 산행 뒤풀이를 마치고 각자 귀가를 서둘렀습니다.
날이 갈수록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 가까이 있는 산은 인파로 붐비고 호젓하게 산행을 즐길만한 장소를 고르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매달 산행지를 고를 때마다 고민하는 일이지만 이달 역시 어디로 정할까 고민하다가 전철로 연결된 접근성이 뛰어난 곳으로 얼마 전 다녀온 양평 청계산 옆자락으로 중앙선 양수리에서 오를 수 있는 부용산으로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검단산을 오를까 했으나 이곳을 오르려면 전철을 이용하고 덕소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등산로 입구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다보니 걱정스럽던 차에 석가탄신일에 한태식 동우가 전화를 걸어 부용산을 답사하면서 완만하고 그리 높거나 험하지 않은 산으로 우리 동우들이 오르기에 아주 적절한 산이라는 희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사전답사까지 해준 태식동우에게 감사를 드리며 6월 5일의 산행에는 더 많은 동우들이 참석해 주기를 바랍니다. 중앙선 전철 양수역까지 가는 열차는 자주 다니지 않으니(30분 단위) 시간에 늦지 않도록 집에서 일찍 출발해 주시고 현지열차 소요시간과 열차운행시간을 고려하여 적어도 한 시간 30분 전(용산역 출발로 예상)에 중앙선 통과 역에서 승차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