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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꾸는 인텔 내장 그래픽?
인텔이 2010년형 코어 i3/i5 프로세서를 데스크탑(클락데일)과 모바일(아렌데일)용으로 동시에 내놓으면서 새로운 내장 그래픽 '인텔 HD 그래픽'을 탑재한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래픽 코어가 CPU 안에 통합된 인텔 HD 그래픽은 인텔 스스로가 3D 성능의 향상을 장점으로 꼽을 만큼 기존 제품에 비해 크게 올라간 3D 성능과 HD 멀티미디어를 위한 최신 기술 탑재 등으로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용도로 활용 가능한 수준에 맞춰졌다.
특히 인텔은 이미 차세대 프로세서 샌디브릿지(SandyBridge)에 들어갈 내장 그래픽 사양까지 정해놓았다.
차세대 인텔 클리어 비디오 HD 기술과 그래픽 터보 플러스 기술은 HD 멀티미디어와 GPU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 투입이 지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흔히 인텔 내장 그래픽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저가형이라도 무조건 그래픽 카드를 사서 달아야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비록 인텔이 GPU 기술을 갖춘 경쟁사(AMD,엔비디아)에 비해 내장 그래픽 분야에서 성능/기능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3D 게임이 주축이 아닌 다중 디스플레이 출력, 디지털 출력 포트 지원,멀티미디어 지원 기술에서는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여전히 저가형 인텔 내장 그래픽보드에 외장 그래픽 카드를 꼽는 것을 합리적인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오늘 보드나라에서는 성능/기술 논쟁에서 늘 한발 물러났던 인텔 내장 그래픽의 성능 변화와 내장 그래픽 -> 저가형 그래픽 카드로의 이동이 정말 올바른 것인지 살펴볼 것이다.
• 테스트 시스템 사양
테스트 시스템은 LGA775 플랫폼으로는 인텔 G45와 G41, G31 칩셋을 사용한 ASUS 메인보드를 사용했으며, LGA1156 플랫폼은 H55 칩셋이 들어간 인텔 DH55TC 메인보드를 썼다. 내장 그래픽에 대한 외장 그래픽 비교용으로는 저가형 그래픽 카드 라데온 HD 4350과 가격대비 성능이 높은 10만원 초반대의 라데온 HD 4850을 썼다.
두 플랫폼의 주요 비교 대상은 같은 동작 클럭과 비슷한 가격에 팔리고 있는 듀얼 코어 프로세서 코어2 듀오 E7500과 코어 i3-530으로 보면 되고, 코어 i5-661을 인텔 HD 그래픽 시리즈 중에 내장 그래픽 동작 클럭이 가장 높은 모델이기 때문에 선정했다. 이번 테스트는 일반 시스템 사양인 듀얼 코어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코어 i5-750은 멀티 코어 성능 비교용으로만 썼다.
우선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인텔 내장 그래픽 시스템의 특징을 살펴보면 G45 이전 세대는 LGA775 방식을, 이번에 새로 등장한 인텔 HD 그래픽부터는 LGA1156 플랫폼을 사용한다. 특히 LGA1156부터는 그래픽 코어가 메인보드 칩셋이 아니라 CPU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메인보드와 CPU 모두 그래픽 출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내장 그래픽과 비교 대상으로 사용한 외장 그래픽 카드는 현재 판매 중인 제품 중에 최저가형에 해당하는 3만원대 후반의 ATI 라데온 HD 4350을 선택했다. 저가형 그래픽 카드 답게 낮은 3D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듀얼 디스플레이 출력이나 DVI 출력 단자, HD 동영상 하드웨어 가속 기능 등 멀티미디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한 제품이다.
인텔 내장 그래픽 성능은 어디까지 왔나
인텔 내장 그래픽의 성능 변화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3D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나 해상도와 그래픽 옵션을 조절할 수 있는 고사양 온라인 게임 및 PC 패키지 게임에서의 성능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 3DMark 벤치마크 성능 측정
인텔 내장 그래픽은 GPU 성능/기능이 급격히 높아진 AMD나 엔비디아와 달리 최신 3D 기술이나 멀티미디어 기술을 적용하는데 시간이 걸려 상대적으로 성능이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G31 뿐만 아니라 G45까지도 인텔 내장 그래픽은 경쟁사의 막강한 AMD 700G, 지포스 9000 시리즈 때문에 3D에서는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코어 i3/i5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텔 HD 그래픽 성능도 G45에 비해 크게 올라갔다.
3DMark 그래프로만 본다면 인텔 내장 그래픽도 세대별로 지속적인 성능 향상이 있었고 이제서야 경쟁사 내장 그래픽 제품들처럼 3D와 멀티미디어 쪽에서 사용할만한 제품이 된 것이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성능 측정
MMORPG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게임 최적화가 잘 되어 있어 고사양 그래픽 카드 뿐만 아니라 저가형 그래픽 카드 및 내장 그래픽 메인보드에서도 옵션 조절을 통해 프레임 확보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1024x768 해상도의 기본값에서의 비행 시간 측정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G31 메인보드에서 평균 프레임은 약 30 프레임 정도였지만 코어 i3-530에 들어간 인텔 HD 그래픽은 55 프레임 수준, 그리고 GPU 클럭이 가장 높은 코어 i5-661에서는 G31의 2배가 넘는 약 64 프레임을 기록했다. 해상도와 옵션을 낮춘다면 인텔 HD 그래픽을 사용한 시스템에서도 충분히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 일반 PC 패키지 게임에서도 성능 증가 보여
하위 사양에 맞춰진 캐주얼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 그래픽 카드에 따른 해상도와 옵션 조절이 가능한 PC 패키지 게임은 그래픽 카드 차이에 맞춰 게임 옵션을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해 같은 내장 그래픽이라도 프레임 차이가 나타난다. G31 메인보드에 들어가는 내장 그래픽은 PC 패키지 게임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만 인텔 HD 그래픽이 들어간 코어 i3-530이나 코어 i5-661은 낮은 해상도와 옵션에서 플레이 가능한 수준의 프레임을 보여준다.
G31에 맞는 게임들, 성능 차이 못 보여줘
문제의 원흉은 많이 팔린 G31과 넷북 내장 그래픽
코어 i3/i5에 들어간 인텔 HD 그래픽의 3D 성능이 이전보다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기존 제품들에 비해 큰 향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장 그래픽으로 할 수 있는 게임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게임들은 사실상 최저사양 그래픽에 맞춰져 있어 각 내장 그래픽의 성능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개 캐주얼 온라인 게임이라고 불리는 무료 사용자 유료 아이템 정책을 가진 온라인 게임들이 이런 부류에 속하는데,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게임 실행 사양을 낮춰 해상도나 그래픽 품질이 일반 PC 패키지 게임보다 떨어진다. 이런 게임들은 내장 그래픽의 성능 차이 뿐만 아니라
고성능 외장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더라도 게임 플레이는 변화가 없기 마련이다.
• 2D 캐주얼 온라인 게임 : 던전앤파이터
3D 그래픽이 아니라 640x480 해상도에 2D 그래픽을 사용하는 던전 앤 파이터는 내장 그래픽 코어에 따른 차이가 없이 G31부터 인텔 HD 그래픽이 들어간 코어 i3/i5 계열까지 모두 동일한 평균 프레임을 보였다.
• 캐주얼 온라인 게임 : 카트라이더
낮은 사양의 3D 그래픽을 사용하는 캐주얼 온라인 게임 카트라이더도 G31을 포함해 대부분의 내장 그래픽에서도 같은 프레임을 기록했다. G31 이상의 그래픽 성능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제 카트라이더 게임에서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의미다.
• 3D FPS 온라인 게임 : 서든어택
온라인 FPS 게임 서든어택도 내장 그래픽 성능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서든어택은 옵션에서 해상도와 일부 그래픽 품질 관련 설정 변경이 가능했는데, 최고 옵션으로 바꿨을 때도 프레임 하락이 모두 비슷하게 40프레임대 후반으로 나타나 인텔 내장 그래픽 성능에 따른 차이가 반영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약간의 수치 차이가 있지만 다른 게임들과 달리 장면 전환이나 게임플레이가 빠른 FPS 게임이다보디 2~3 프레임의 차이를 두고 그래픽 코어별 성능 차이를 논하기는 어렵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G31 대신 저가형 VGA은 지금도 통하나?
G31 대체용으로 사용했던 저가형 그래픽 카드
사실 인텔 G31에 들어간 GMA 3100은 스펙상으로는 DirectX 9.0c를 지원하지만 쉐이더 모델 3.0을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레프트 4 데드2와 같은 SM 3.0 지원 PC 게임에서는 프레임 뿐만 아니라 게임 화면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게임용으로 적합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인텔 내장 그래픽이 데스크탑용은 저가형 G31, 모바일에서는 G31보다도 떨어지는 넷북용 945GM이기 때문에 일반 유저들이 게임을 하려면 싸구려라도 무조건 외장 그래픽 카드를 구입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확실히 현재 판매 중인 어떤 외장 그래픽 카드라도 G31보다는 성능도 높아 G31을 쓰던 사람이 그래픽 카드를 교체하면 그만큼의 체감 성능 향상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G41부터 최신 인텔 HD 그래픽에 이르기까지 인텔 내장 그래픽의 3D 성능도 꾸준히 향상되어 왔고, GPU 성능이 이전보다 올라간 코어 i3/i5 시리즈에 이르러서는 내장 그래픽을 저가형 그래픽 카드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체감 성능의 향상을 별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 인텔 내장 그래픽 vs 저가형 VGA : 스트리트 파이터4
앞서 살펴본 스트리트파이터4 데모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저가형 그래픽 카드 ATI 라데온 HD 4350을 착할 경우 아예 게임이 불가능한 G31에서 낮은 옵션으로 평균 75 프레임 가량을 기록한다. G41이나 G45 메인보드에서도 약 2배 안팎의 프레임 향상을 보인다.
그러나 인텔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점점 올라가기 때문에 코어 i3-530이나 i5-661에 들어가는 인텔 HD 그래픽에 이르러서는 외장 그래픽 카드 사용으로 느낄 수 있는 체감 성능의 향상이 줄어든다.일반 PC 게임이 60 프레임이면 게임 플레이에 지장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어 i5-661에 라데온 HD 4350을 장착하는 것은 벤치마크가 아니라 체감상 느끼는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인텔 내장 그래픽 vs 저가형 VGA : 레프트 4 데드 2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의 차이는 게임에 따라 성능 향상이 더 크게 나는 것도 있다.
레프트 4 데드 2의 경우 800x600 해상도의 낮음 옵션에서 코어 i5-661에 들어가는 인텔 HD 그래픽이라도 평균 30 프레임 후반대를 기록하는데, 라데온 HD 4350은 메인보드에 관계없이 60 프레임대 후반으로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 인텔 내장 그래픽 vs 저가형 VGA : 스타크래프트2
스타크래프트 II 베타 버전의 프레임 측정 결과도 스트리트 파이터4 데모와 마찬가지로 라데온 HD 4350 외장 그래픽은 최저 해상도와 그래픽 품질 옵션에서 보편적으로 평균 85 프레임 안팎을
기록했지만, 인텔 내장 그래픽은 코어 i3-530 이하는 30 프레임에도 미치지 못했다.
테스트 결과 저가형 외장 그래픽 카드 중에서 3만원대 후반의 가격을 가진 라데온 HD 4350을 구입하더라도 인텔 내장 그래픽보다 높은 성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게임에 따라 저가형 그래픽 카드와 내장 그래픽의 차이는 '게임을 할 수 있고 없고'를 가르는 기준으로도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 는 측면에서 한발 더 나갔을 때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뒷 이야기는 2탄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