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김기남 당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특사 조문단’을 21일부터 1박2일간 서울에 파견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이 조문단이 ‘국방위원회 위원장 김정일 동지의 위임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신은 김 비서 이외의 방문단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 비서는 김정일의 최근 공식활동을 대부분 수행하는 최측근으로 선전선동과 역사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5년 8·15 민족대축전 참가차 서울을 방문한 길에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파격을 연출했으며 당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폐렴증세로 입원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하기도 했다.
북한은 조문단에 노동당 중앙위 부장도 포함될 것이라고 김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함으로써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겸임)이나 2002년 10월 경제시찰단으로 남쪽을 다녀가기도 했던 김정일의 매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조문단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고위급 인사가 다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김정일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6·15남북정상선언의 당사자인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최고 예우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북한의 고위급 조문단이 서울 방문일정을 1박2일로 결정함으로써 조문단의 서울 방문을 계기로 남북 당국간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조문단의 체류 일정이 1박2일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단지 조문만을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지적이다. 2001년 3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타계 때 송호경 아태위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쪽 조문단은 남쪽에 한나절만 머물다 돌아갔다.
정부의 대응 여하에 따라 남북 당국간 비공식 고위급 대화 성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북측이 조문단 파견 방침을 김 전 대통령측에 직접 전해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통민봉관(通民封官) 전술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