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물을 잔뜩 머금고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다.
눈이 빠질듯 충혈돼 시리다.
기력이 바닥 저 아래로 곤두박질친다.
말도 하기 싫다.
집에선 소파에서 일어나기 힘들다.
정신과의사가 들으면 우울증이라 할까.
60이 넘어서부터는 극심한 무기력증이 왔다.
바닥까지 먹구름이 들어찬것 같고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도 힘겨워 병원에 갔더니 일종의 우울증이고
기가 다 빠져있고...시체가 걸어다니는거나
마찬가지라 하더라.
늙는게 역력히 보인다.
새치도 더 빨리 생기고, 손등에 검버섯도 늘고,
피부 쳐지고 눈 쳐지고 걸음도 쳐진다.
녹내장 백내장에 눈은 점점 더 불편해지고
후두염약은 두달째 먹는데도 영 깨끗이 낫질 않는다.
누가 아름답게 나이들수 있다고 하였는가,
그 말한 사람에게 가 막 따지고 싶다.
늙음은 추한거라고....
외면만 늙는게 아니다.
내면도 쪼그라든다.
심보도 좁아지고, 편협해지고, 소외감도 늘고,
괜시리 부아가 나고, 성이 난다.
존재감이 사라지니 조급함도 앞선다.
요망지게 돌아댕기고 뛰댕기는 윤영미가 웬말?
하겠지만 보여지는 면과 보여지지 않는 면은 분명 다르다.
마른 걸레 쥐어짜듯 에너지를 짜내 방송을 하고
장사를 하고 여행을 다닌다.
내 팔자는 지겟꾼인가.
내가 물레방아를 돌리지 않으면 생활이 멈추니
온힘을 다해 물레방아 위에서 발을 구르며
물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가고 쇼핑을 하는 게
일과 연결되기에 그저 열심히 내 할 일을 하는 것.
오늘은 펜디가서 유튜브를 찍었다.
사고 싶은 조명은 넘사벽 가격.
60년을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좋아하는 물건 하나 턱턱 사지 못하는 자괴감도 들었지만....
보는 것 만으로도 좋았다.
오후엔 영미상회 때문에 미팅을 했다.
대학교 4학년 여학생 둘이 수건회사를 창업해
곧잘 하고 있다. 응원해주고 싶었다.
수건 열심히 팔아줘야지.
영미상회는 나의 생계인데 사람들은 재미삼아 하는 줄 안다.
아니다.
최최최선을 다해 온힘을 쏟고 있다.
반응이 좋으면 신이 나지만 컴플레인이 있거나
매출이 저조하면 기운이 빠진다. 내가 뭘 잘못했나...
정직하게 고심해서 선택하는데 때론 의도치 않은 일도 곧잘 벌어진다.
나이가 들면 품도 아량도 넓어지고 깊어지는 줄 알있는데,
그렇지가 않다.
마음은 여전히 습자지 같이 얇고 아슬아슬하다.
작은 생채기에도 마음이 찟어진다. 관계의 어긋남,
입장차이로 오는 작은 오해에도, 누군가의 지나가는
한마디에도 가슴에 총알이 박힌다.
나이가 들면 마음이 두꺼워질줄 알았는데 아니다.
더 눈치보이고 자책이 되고 주눅이 든다.
몸은 힘들고 마음은 요동치고 주머니는 비어간다.
영미상회 댓글에 마음 다해 처신해야하고
영미투어 모집에 신경 곤두서고
다녀온 영미투어 영수증까지 모아야 하고
영미상회 앞으로 스케줄 정리에, 사진 영상 찍어야 하고,
편집에 글도 쓰고..
결정결정시행시도정산대응...끝도 없다.
아, 통영북토크도 있지. 책도 두권 써야하고.
할일이 많을땐 몸이 힘들고,
할일이 없을땐 맘이 힘들다.
제주가는 짐싸다 진이 빠져 벌러덩 누워 이렇게
신세한탄 중. 실은 누가 나 좀 위로 해줘요.
하는 어리광이다.
산불때문에 집 잃고 넋을 잃은 분들 생각하면
나의 넋두리는 지나친 사치다.
이제 멜라토닌 먹고 티비 보지말고 핸드폰 보지말고
어여 자야지...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테니.
오늘하루 폭싹 속은 내게
내일은 희망의 태양이 뜰것을 믿으며.♧
첫댓글
우리들의 삶의
한 편을 그려내신 단상의 한 페이지에서
그럼요
삶이란 그 현실은 가끔은 무기력하게도 하지요
그러나
이젠 돌아보니 매사가 감사한 마음의 현실 앞에
좀 더 값지게 삶이란 무게들을 잘 영위해야겠습니다
돌아봅니다
단상의 글에서...
삶을요...
오늘도 너무 이른 기침에 들문이시군요?
어제는 온종일 산업안전 보건교육을
300여명이 받으면서 공무원들의
사고방식은 언제나 변화를 할지
많은 의문을 가져봤답니다.
부디 오늘도 행복하시길요.
@행운
교육이 있었어요
제발 불과에 방지법의 강함으로
이렇게 큰 산불엔 이번일로 단절되길 바랍니다
공무원의 사고도 사고지만
의문의 동시다발로
그렇게 한 순간들이 문제입니다
하루도 조심 하셔요
@양떼 네 무사안일 탁상공론의 현행정력에
위정자들이 망치고있는 정부의
안일한태도와 주무관청인 산림청은
남태령을 막지말고 경찰력을 재난의
산불지원을 해야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