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덥고 습해 못 참겠다” 야생 뛰쳐나온 뱀들…도심 곳곳서 출몰
서다은별 스토리 • 4시간 전
경북 영주시 영주소방서 소방관들이 최근 적서동에서 발견된 비단뱀의 크기를 재고 있다. 영주소방서 제공© 제공: 세계일보
최근 경기도의 아파트 단지에서 산책하던 개가 뱀에 물리는 등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뱀들이 더위를 피해 도심으로 나온 것으로 추정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에선 주인과 함께 산책하던 반려견이 풀숲에서 나온 뱀에게 물리는 사고가 잇따랐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에도 ‘뱀을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아파트 입구마다 붙었다.
지난달 30일에는 강원 강릉 도심에서 길이 1.4m의 뱀이 출몰,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주차된 차량 보닛에 숨은 뱀을 30여분 만에 가까스로 포획해 인근 야산에 방생했다. 지난 6월에도 전남 여수 한 주택가에서 길이 2m가량의 구렁이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뱀들이 도심에서 발견되는 이유로 무더위를 꼽고 있다. 변온동물인 뱀이 덥고 습한 야생에서 버티지 못하고 위해 상대적으로 적당한 습도와 기온을 갖춘 도심으로 모여든다는 것.
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도심으로 출몰한 뱀은 도심 아파트 단지 내 나무가 많은 산책로나 인공 폭포 등지에서 발견될 수 있다. 뱀이 도심에서 자주 발견되는 것은 도심 생태계가 회복됐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상돈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한강변 등 물이 가깝고 수풀이 많은 수변 지역은 사람이 버리고 간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설치류가 많아 이를 잡아먹는 뱀이 선호하는 환경”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뱀들 중에는 독이 있는 종도 있기 때문에 만약에 마주친다면 빠르게 자리를 피하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뱀에게 물린 경우 깨끗한 물로 해당 부위를 씻어내고 독이 몸으로 퍼지지 못하도로 상처 부위를 압박한 채 빠르게 응급실로 가야 한다.
한편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에 서식 중인 대부분 뱀이 포획 금지 대상이다. 소방대원이 출동해 뱀을 잡아도 살처분하지 않고 야산에 풀어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