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모처럼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아마도,
같이 모인 것은,
한 달도 더 지난 듯...
그래서인지,
약속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나타나질 않고...
덕분에,
눈 내린 관악산 입구에서,
혼자 놀았고...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
7명이 모였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해서,
조금 서먹서먹하지만,
그래도 서로의 안부를 물어가며,
산을 올라가는데...
관악산역 근처에는,
분명 눈이 있었는데,
등산로를 찾아가는 길에는 눈이 보이질 않고...
아스팔트 길을 지나고,
흙 길로 접어드니,
드디어 등산로에도 눈이 밟히고...
역시,
겨울 산행은,
눈이 있어야 제맛이 나고...
평소에는,
여기에서 막걸리를 먹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는 장소인데...
오늘은,
날이 너무 추워서,
여길 그냥 지나치고,
곧바로 식당으로 갑니다.
물론,
안 쉰다고 투덜거리는 잔소리를 뒤로 한 채로... ㅎㅎ
눈 내린 등산로는,
아이젠도 없고,
스패치도 없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오를 수 있었고...
내리막은 조금 미끄럽지만,
올라가는 길은 생각보다 덜 미끄럽기도 했고...
암튼,
잔소리 듣기 싫어서,
서둘러서 도망을... ㅎㅎ
식당까지 가는 길은,
대부분 이렇게 평지 수준이고...
물론,
마지막에,
가파른 구간이 딱 한번 있지만...
그래서,
중간에 식사도 거른 채,
식당으로 올라가는데...
이제,
평지는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500미터 남짓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데...
벌써부터,
일행 중 일부는 보이질 않고...
암튼,
알아서 올라오겠지 하고,
나는 먼저 올라가는데...
한참을 기다렸지만,
올라오는 기척이 들리지 않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큰소리로 불러 보아도,
대답은 들리지 않고...
역시나,
일행은 길을 찾지 못해서,
다른 곳으로 가고 있었고...
일행을 불러 모아서,
다시 산을 올라가는데...
500미터 남짓 되는 거리가,
일행의 발목을 잡았고...
쉽다고 했는데,
이런 계단이 버티고 있으니,
오르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났다나 뭐라나... ㅎㅎ
일행을 기다리며,
관악산을 즐겨보는데...
관악산 보다는,
소나무에 솜처럼 내려앉은 눈들이,
관악산과 너무 잘 어울리고...
드디어,
전체 일행을 모아서,
사진도 찍고...
시원한 공기 마시면서,
오길 잘했다며,
다들 덕담을 나눴고...
암튼,
오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오면 후회 없는 것이 산행인 듯...
눈이 쌓인 바위도,
오르겠다는 의지 앞에서는,
전혀 방해가 되지 못했고...
하려고 하면,
이렇게 잘하는데,
일부러 투덜거리기만...
날씨는,
정말 좋네요.
미세먼지 한 톨 없는 하늘이,
얼마만 인지...
더구나,
눈 덥힌 삼성식당은
언제나 정답이고...
나머지,
100미터 구간도,
힘내서 올라갑니다.
굶주린 상태에서 식당을 찾아가는데,
바위에 있는 눈쯤이야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고... ㅎㅎ
여기만 오르면,
힘든 구간은 마무리되는데...
조금 힘들었는지,
일행들은 숨을 고르고 있고...
어째튼,
먹고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어려워도 잘 올랐습니다.
나는,
미리 올라서,
삼성 식당에서 서울을 둘러보는데...
역시,
푸른 하늘과,
산에 쌓인 흰 눈이,
겨울 산행의 진가를 보여주었고...
내가 찍는 동안,
누군가 나를 찍었네요... ㅎㅎ
암튼,
같은 장소에서,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고...
드디어,
식당에 차려진 음식인데...
정말,
어지간한 시장보다는,
먹을 것이 훨씬 풍부한 듯...
참고로,
꼬막은 벌교댁이 가지고 온,
벌교 참꼬막으로,
소고기보다 비싼 꼬막입니다.
꼬막으로 막걸리를 하는 동안,
한켠에서는 소주 안주가 준비되고... ㅎㅎ
돼지고기 + 두부 + 김치 = ??.
??은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음식과도 어울리지만...
시원한 소주 한잔과 더해지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고...
마무리는,
어묵 + 라면 + 계란 = ???.
이로 인하여,
술은 술을 불렀고...
덕분에,
산을 마무리할 때까지,
해롱해롱...
삼성식당은,
손님의 편리를 위하여,
이런 소품을 준비했고...
또한,
연주대의 화려한 풍경은,
덤으로 제공하고...
먹고 마시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서서히 하산 시간이 다가오고...
삼성 식당은,
깨끗하게 마무리하고서,
산을 내려갑니다.
따뜻한 식당을 나와,
서늘한 산속을 걸으려 하니,
몸이 으실으실 춥기만...
물론,
과다한 알코올도 한몫했고... ㅎㅎ
내려가는 길은,
따듯한 양지를 찾아서...
그리고,
조금 빠른 코스로 내려 감으로 인해,
같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해서...
양지바른 곳을 가려하니,
조금은 험한 곳도 있었지만...
이쯤은,
식은 죽 먹기라 생각하며,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왜냐하면,
내려가는 곳에 눈이 많은데,
행여나 얼어버릴까 봐서...
며칠 전에 오고,
다시 찾아왔더니,
오늘은 심기가 조금은 풀린 듯...
아니면,
눈 내린 산이 좋아서,
기분이 좋아질 수도...
암튼,
돌고래 아주머니께 인사드리고,
산을 내려갑니다.
해가 지려고 하니,
산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고...
동지가 코앞이라 그런지,
하루해가 유독 짧게 느껴지고...
암튼,
아직 햇살이 가득한 도심을 향해서,
부지런히 걸어 봅니다.
바위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 있는데...
이렇게 험한 곳도,
이제는 계단을 걸어서 편하게 내려가고...
물론,
아직도 일부 산꾼들은,
저 바위를 맨손으로 기어서 오르지만...
눈길은,
오르는 것은 쉽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내려가는 동안에는 엉덩방아를...
넘어진 사람은 아프지만,
지켜보는 사람은 즐거웠고... ㅎㅎ
연주대 정상에는,
흰 구름이 뭉실뭉실...
조금 더 즐기고 싶지만,
산행을 마감해야,
뒤풀이가 가능함으로 인해,
관악산 설경은 마음에 꾹꾹 눌러 담아두고,
발길은 술집을 향해서... ㅎㅎ
얼마 전에도,
여길 지나면서 저 바위가 황금이길 바랐는데...
오늘도,
누렇게 변해 있는 걸 보니,
자꾸만 돈생각이... ㅎㅎ
어째튼,
돌 보기를 황금이라 생각하면서 산행을...
이 바위도,
이름이 있는데...
대부분 도사바위라 하고,
여길 지나는 능선을 도사바위 능선이라 하는데...
아무리 봐도,
도사라기보다는,
심통난 도사바위가 더 어울리는 듯... ㅎㅎ
내려가는 길은,
정말 쉬운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인해 불편함이 있었고...
그래도,
난간을 만들어 놔서,
훨씬 수월하게 하산을...
물론,
여러 번 넘어진 사람이야,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ㅎㅎ
여기서,
우측은 서울대로,
좌측은 관악산 정문으로,
직진은 다른 봉우리로...
나의 선택은,
제일 짧은 좌측으로...
이유는,
빨리 내려가서,
뒤풀이로 막걸리 먹으려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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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뒤풀이까지는 기억에 있으나,
그 뒤로는 가물가물...
노래도 하고,
지하철도 타고,
환승도 한 것으로...
암튼,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는데...
항상 과해서,
멍멍이가 되네요. ㅠ.ㅠ
그래도,
모처럼 만나서,
반가웠고,
즐거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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