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우리를 울게 할
이규리
노인정에 모여 앉은 할머니들
뒤에서 보면 다 내 엄마 같다.
무심한 곳에서 무심하게 놀다
무심하게 돌아 갈, 어깨가 동그럼하고
낮게 내려 앉은 등이 비슷하다.
같이 모이니 생각이 같고
생각이 같으니 모습도 닮는 걸까
좋은 것도 으응.
싫은 것도 으응.
힘주는 일 없으니 힘드는 일도 없다.
비슷해져 잘 굴러가는 사이
비슷해져 상하지 않는 사이
앉은자리 그대로 올망졸만 무덤 같은
누우면 그대로 잠에 닿겠다.
몸이 가벼워 거의 땅을 누르지도 않을
어느날 문득 그 앞에서 우리를 울게 할,
어깨가 동그럼한 어머니라는,
오, 나라는 무덤.
카페 게시글
♣♣.... 좋은글
어느날 우리를 울게 할
서옥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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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19 20:0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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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모처럼 공감할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