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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갖는 조형적 상징성을 더욱 부각시켜 나간 서보권의 예술세계 |
[미술여행=엄보완 기자] 캔버스 위에 계곡의 조약돌과 맑은 물이 가득하고, 그 위로 송사리들이 계곡물 안팎을 오가며 유희하는 모습에서 하나님의 안전한 보호막을 무심코 벗어나는 현실을 암시적으로 보여주는 서양화가 서보권의 아홉 번째 개인전이 2024년 6월 4일(화)부터 6월 9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12F) 에서 개최된다.
사진: 서보권 작가
서보권은 2010년 미술 단체와 개인전을 열면서 지역 화단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는 미술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통해 만들어진 삶의 방식과 나름 자기만의 속도로 치열한 경쟁을 이겨 나갔다.
서보권은 자신이 작가 활동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기에 하루하루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면서 사회에서 얻은 성실함을 밑천으로 작품 활동을 새롭게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성실한 삶의 태도는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졌다.
● 주제가 갖는 조형적 상징성을 더욱 부각시켜 나간 서보권의 예술세계
서보권은 사실적 기법을 통해 사물의 재현이 주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기법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단순한 재현을 넘어 대상이 담고 있는 시간성과 공간성, 기억과 감정까지 복합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는 감동과 즐거움을 전해 주었다. 한국 구상회화의 흐름과 특색을 탐색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사실성을 재구성하려는 그의 열정과 노력은 천천히 결실을 맺어 갔다.
사진: 서보권, 결실, Oil on Canvas, 53.0x72.7cm
사진: 서보권, 결실, Oil on Canvas, 60.6x50.5cm
그는 평소 포도를 정물화를 즐겨 그려왔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포도는 길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 송이에 열리는 무수한 포도알은 자손의 번창을 의미하며 서양에서는 생명과 풍요, 문화적 번영을 나타냈다.
성경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빈번하게 등장하는 나무와 열매 중 하나가 포도이다. 그리고 조선 시대 포도송이의 풍성함과 포도 덩굴의 왕성한 생명력을 전통 수묵화로도 표현해 왔다. 작가 서보권 역시 이러한 포도의 상징성을 함축적으로 담은 극사실 회화를 통해 자신의 내면적 미의식을 표출해 오고 있다. 사실성이 갖는 완결성보다는 빛과 색채에 의해 대상을 재해석하려는 강한 의지가 사진이 갖지 못하는 회화적 감성을 확장 시켜 내는 것이다.
이러한 그림을 통해 감상자는 작가의 감각적 공간 속에서 평안함을 얻게 된다. 그에게 사실성은 대상을 고스란히 화면에 옮겨내기보다는 존재의 실체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재현의 의미를 달리 부여해 회화적 감각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대상을 바라보는 시점을 테이블 바닥과 수평으로 정하고 배경을 단색으로 처리함으로써 주제가 갖는 조형적 상징성을 더욱 부각시켜 나간다.
사진: 서보권, Untitled, Oil on Canvas, 72.7x90.9cm
작가의 작품속에서 보여지는 시각적 효과는 고전적 재현의 개념에서 벗어나기 위한 깊은 사색과 반복된 작업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전적 개념에서 사실적 재현은 주체의 개입이 배제되고 가시적인 현실에 대한 충실한 반영이지만, 현대미술에 있어 재현의 개념은 주체인 작가의 인식활동을 통해 대상의 주관적 변형 과정을 거친다.
의식의 주관적인 표상활동과 주체의 주관적 심상에 의해 단순히 대상과의 닮음을 넘어서서 비가시적 감성이나 주관적인 내면정서를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주관적인 내면은 사실적인 재현의 방법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셈이다.
● 서보권의 회화적 특징... 데페이즈망(dépaysement)의 표현양식과 기법
작가 서보권의 회화적 특징 중 하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조각난 일상의 이미지를 계곡과 헤엄치는 송사리들을 데페이즈망(dépaysement)의 표현양식과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는 점이다. 계곡풍경 이미지는 작가의 감정이입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해석되고, 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기억 너머 자유와 해방을 갈구하는 감정을 회화적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데페이즈망 기법은 무의식 속에 억압된 욕구, 의도, 인식 등을 표면화 시켜 캔버스 속에 하나의 환영으로 존재시킴으로써 억압에서의 해방을 통한 치유에 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종교적 의미에서 주님 안에서(in the lord)에서 보호 받아야 하는 우리의 모습을 메타포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진: 서보권, Untitled, Oil on Canvas, 80.3x100cm
캔버스 위에 계곡의 조약돌과 맑은 물이 가득하고, 그 위로 송사리들이 계곡물 안팎을 오가며 유희하는 모습에서 하나님의 안전한 보호막을 무심코 벗어나는 현실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송사리들을 통해 종교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초현실적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인간의 내면 무의식에 존재하고 있는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 예술로 나타내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가 된다. 무의식 안에 내재되어 있는 기억들과 경험들을 시각화 시켜서 화면에 새로운 공간과 세계를 창조해 내는 화가는 그래서 늘 전위적인 존재이다.
개인이 태어난 이후로 눈으로 본 환경들이 경험이 되어서 인간의 무의식 속에 끊임없이 쌓이게 된다. 이렇게 무의식속에 쌓인 기억의 파편들이 서로 재조합되고 응용됨으로써 무한한 상상력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화가에게 시각적인 경험은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된다.
작가 서보권이 마련하는 예술세계 역시 이런 기억과 경험이 만들어낸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적 재현을 바탕으로 우연과 환영, 환상, 꿈과 같이 정신에 의해 새롭게 포착되어지는 조형적 전환을 꾀하는 서보권의 행보에는 멈춤이 없다.
사진: 서보권,Untitled, Oil on Canvas, 80.3x100cm
서보권(Seo Bo Kwon b.1964)은 대구대학교 미술대학(서양화)을 졸업했다. 개인전 9회와 부스전 17회 참여했다.
해외 및 국내 초대전은 Hello New York전 (미국, 뉴욕갤러리)과 인도 뭄바이 초대전, 인터불고 4인 초대 그룹전 외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작가는 아트페어 및 단체전에도 참여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SOAF아트페어 (서울 COEX)와 부산페어(BAMA BIAF, BEXCO), 대구, 창원, 대전, 포항 울산 아트페어, 호텔페어 등 다수의 미술장터에 참여했다.
환경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한 서보권 작가는 영호남 교류전과 한유회 회원전, 전업작가 협회 초대그룹전에도 참여했다.
서보권 작가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대구미술협회, 국제현대작가, 달서구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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