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5년이 뭐 대단하다고, 너무 겁이 없어요" [박찬수 칼럼]
박찬수입력 2022. 9. 28. 16:40수정 2022. 9. 28. 17:55 댓글15개
[박찬수 칼럼]"대통령 권력은 유한하고 책임은 무한하다"고 말한 건 바로 대선후보 시절의 윤 대통령 자신이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과 여당은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은 무한할 거라 여기면서 국정 책임은 깃털만큼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비속어 파문’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오히려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연합뉴스
박찬수ㅣ 대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 밑으로 처음 떨어진 건 딱 두달 전이다. 7월26~28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28%를 기록했다. 취임 석달이 채 안 돼 30% 선이 무너진 건 ‘희한한 일’이라고 <조선일보> 사설은 썼다. 이제 관심은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어떻게 벗어날까에 쏠렸다. 돌이켜 보면 8월17일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이 5년간 나라를 어떻게 이끌지 보여준 날이고, 지지율 회복이 쉽지 않을 것임을 또렷하게 각인시킨 날이었다. 그는 대선 선거운동 하듯이 국정을 운영하는 길을 택했고, 그 정점이 바로 뉴욕 비속어 파문에 대한 적반하장식 강공 드라이브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소주성과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폐기했다. 민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제를 정상화했다”며 단기간에 엄청난 성과를 거둔 양 자화자찬했다. 누가 보더라도 이전 정부 때부터 오래 준비해온 국책사업인 누리호 발사마저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서 우주 경제비전을 선포했다”고 자신의 공으로 돌렸다. 역대급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데 대한 성찰은 찾을 수 없었다.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만 믿는 대통령의 성향은 그때 이미 분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날을 떠올리면, 뉴욕 비속어 파문에 한마디 사과 없이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 역공한 건 뜻밖의 행동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인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대선 연장전’이라 불렀지만, 정말 임기 5년 내내 선거운동 하듯이 국정을 끌고 갈 태세를 갖춘 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이 파문을 낳자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윤핵관들이 즉각 “이재명 대표가 더 심했다”고 공격하고, <문화방송>을 겨냥해선 ‘조작된 광우병 사태를 다시 획책하려는 무리들’이라 비난한 건 단적인 예다. 자신의 잘못은 돌아보지 않고 오직 야당과 언론에 대한 반격으로 지지층을 결집해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발상은 집권 이전이나 후나 달라진 게 없다.
문제는 선거운동 하듯이 팩트를 취사선택해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게 국정의 성공을 가져오진 못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비판과 “그래도 민주당보다 낫다”는 비교우위론으로 정권 교체에 성공한 현 집권세력이 야당 시절의 행태를 그대로 반복하는 건 더 이상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고 언론과 시민사회를 ‘선동 세력’으로 몰아붙인다고 해서, 한·일 정상의 비상식적 만남과 한-미 간 경제현안 타결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감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점점 더 타오르는 ‘비속어 파문’ 속에서, 원-달러 환율 급등과 주식시장 폭락, 경제위기에 대한 국민 불안감은 대통령의 국정 우선순위에서 까맣게 잊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권력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대통령 권력은 유한하고 책임은 무한하다”고 말한 건 바로 대선후보 시절의 윤 대통령 자신이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과 여당은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은 무한할 거라 여기면서 국정 책임은 깃털만큼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애꿎은 외교부 장관을 ‘해임 건의’라는 정쟁의 최전선에 세울지언정 대통령은 검사 특유의 오기와 자존심을 한치도 굽히지 않으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뜩이나 위태로운 대한민국 외교의 길을 개척하기란 얼마나 어려울까 싶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을 겨냥해 이런 말도 했다. “대통령 임기 5년이 뭐가 대단하다고, 너무 겁이 없어요.” 정말 5년이란 시간이 길면 얼마나 길다고, 너무 겁 없이 행동하고 발언하는 해바라기 인사들이 여의도와 용산에 넘쳐난다. 그 중심엔 윤 대통령이 서 있다는 걸 깨닫고는 있을까.
국정 운영은 선거운동과 다르다. 효과적으로 반격해서 점수를 얻는 건 선거운동 때나 가능한 일이다. 이젠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과 정책으로 성과를 내고,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논란 속에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절실한 국민 통합과 협치의 노력은 물밑으로 이미 가라앉고 있다. 그 책임은 결국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다. 미국 정치에 전례 없는 분열과 선동의 길을 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입으로는 ‘몰락한 미국 중산층의 삶’을 되돌리겠다는 걸 국정 목표로 내걸었다. 윤 대통령에게선 허울뿐인 ‘자유’가 아닌, 국민 삶과 직결된 정책 목표와 실행 의지를 언제쯤이나 들을 수 있게 될까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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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나의 댓글
달빛냥5시간전
평생 검사로 조작질만 하고 세상 사람들 모두 피의자로 보면서 갑으로만 살아 왔으니 눈에 뵈는게 없는거다. 언젠가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본인도 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취조를 받아보기 바란다. 욕설을 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하니 이건 뭐 그냥 시정잡배만도 못한 수준 아닌가.
maner5시간전
일초도 보기싫다 빨리 관둬라 니 마누라하고 템버린 치면서 술이나 처마셔
이재하5시간전
군사독재시절 군 하사관한테도 남산 끌려가 개 같이 쳐맞던 검사들이. 아주 나라를 아작을 내네
걸레인건희5시간전
욕석열 이XX 덕분에 헬조선 부활하다
풍경소리5시간전
국힘당 떨거지들아 정신적, 신체적으로 장애인임을 자처하고 윤석열한테 붙어 공천 받아 봤자 윤석열이 밥상을 뒤집어 엎었단다. 윤석열이 깨진 쪽박에 밥 담아 주는 거라구. 나두 민주당 맘에 안드는데 총선때 또 과반 넘기는 건 아닌지.
tourna5시간전
이Xx 지지율 쪽팔려서 어떻하지? 윤깡통은 무서운게 없어
노예stop5시간전
영원한 검찰 독재시대가 자신감 뿜뿜 조국 촛불도 검찰이 이겼잔어
자유5시간전
겁만 없나? 싸가지도 없고 양심도 없고 염치도 없고 능력도 없고 뇌도 없다.
실크5시간전
겁업는놈 윤석렬 한동훈 김건희 권성동 겁이 없다못해 안하무인에 건방이 하늘을 찌른다
vlfpscp4시간전
나라 말아먹는데 딱5개월 국민은 곡소리 나는데 청각장애 누명까지 씌우고 회복 불가능 국가 되는 중
숲3시간전
그놈의 자유 자유 ... 군대도 안가고 남들 민주화운동하던 80년도에 고시 7수 하고 있었던 양반이 할말은 아니지
엔젤이5시간전
검찰믿고 까불지 어차피 임기 끝나도 후배들이 기소안한다고 생각하니 저따위 안하무인 행동이 나오지
참새낙엽처럼떨어지다4시간전
우선 욕했다 안했다를 밝히고 시작해야 하잖냐? 팩트는 숨기고 언론 탓에 고소하겠다 엄포. 고소하면 윤무대뽀도 조사 받아야지...????
합장주5시간전
좋은말하면 뭐해요 말귀를 못알아 드는데... 바보에 머저리라~~
adella1시간전
저 돼지술통하고 인조인간 쥴리 하루라도 빨리 안 봤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