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전골은 연중 자주 식탁에 오르지만, 일본에서는 추운 계절에 먹는 것이 많습니다. 일본 각지에는 각 지역 특유의 나베 요리가 있습니다. 일본을 방문하면 그 지역의 향토 음식을 맛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죠. 이번에는 그러한 각 지역 특유의 나베 요리를 북쪽부터 순서대로 소개하려 합니다.
<홋카이도>
징기스칸 중간부분이 부풀어오른 (불고기 전골과 비슷한 모양의) 철제 냄비에 양념장에 잰 양고기를 야채 등과 함께 구워 먹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징기스칸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가게가 생기고 있더군요. 고기가 구워지는 고소한 향기가 식욕을 돋굽니다. 징기스칸은 몽골 제국의 초대 황제의 이름이지만, 양고기를 구워 먹는 몽골의 이미지에서 유래한 것 뿐이고 그 발상은 홋카이도이지만 몽골과는 관계없다고 합니다.
이시카리 나베 이시카리 나베의 재료로 빼놓을 수없는 것은 토막으로 썬 연어와 야채, 그리고 일본의 다른 나베 요리에는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 양배추, 양파, 감자, 옥수수 등이 들어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시마로 우려낸 국물을 사용하고 양념은 된장이 기본이지만, 우유나 버터를 넣기도 합니다. 된장과 유제품은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데요, 우유와 버터는 된장의 맛을 더 깊게 해 줍니다.
<도호쿠(東北) 지방>
센베이 국물 (아오모리현) 고기, 생선, 버섯, 야채 등을 끓인 국물에, 밀가루와 소금으로 만드는 '남부 센베이'를 썰여 넣어 먹으며, 아오모리 현에서도 특히 하치노헤 지방에서 많이 먹는 요리입니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냄비를 둘러싸고 먹는 경우와, 일인분씩 그릇에 담아 하나의 반찬으로 먹을 수도 있지만 어느 경우에도 센베이는 삶아도 녹지 않고 독특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기리탄포 나베 (아키타현) 기리탄포라는 것은 으깬 멥쌀 밥을 막대기에 감아 구운 것입니다. 그 기리탄포를 잘라 넣은 나베 요리가 기리탄포 나베입니다. 일반적으로 국물은 아키타의 토종 닭 ‘히나이닭(比内鶏)’ 의 스프를 사용하여 거기에 간장으로 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채를 많이 넣어 함께 끓인 나베로, 추운 아키타 현에서는 몸을 데우고 영양보충용으로 중요한 향토 요리입니다.
<간토(関東) 지방>
아귀 나베 (이바라키현) 원래 아귀는 그 외형 때문인지 일반적으로 별로 인기가 없고 아귀 나베는 그 지역 어부의 일상 음식 정도였지만, 외형과 달리 맛이 있어서 현지인들에게는 인기있는 음식이며 지금은 그 명성이 전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다만 예전과 달리 지금은 아귀의 어획량이 줄어들어 희귀한 재료로서 고급 음식점 등에서 나오는 나베 요리가 되었습니다.
챵코 나베 (도쿄도) 챵코 나베는 원래 스모 선수가 영양을 섭취하기 위하여 먹는 것으로, 재료는 어패류, 육류, 야채 등 20 여종 이상입니다. 따로 양념을 하지 않고 재료 그대로 양념장에 찍어 먹는 백숙 같은 종류와, 간장 맛으로 끓인 것 등 종류는 다양하며 이것이 챵코 나베다 라고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도쿄에는 스모 도장이 많고 국기관이 있는 료코쿠에는 선수 출신이 운영하는 챵코 나베의 가게가 많아 개성이 풍부한 챵코 나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주부(中部) 지방>
지부니 나베 (이시카와 현) 지부니는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의 향토 음식으로, 밀가루를 묻힌 오리 고기 또는 닭고기를 표고 버섯과 채소, 밀기울 등과 함께 간장이나 설탕 등으로 맛을 낸 육수로 끓인 것인데 큰 냄비에 야채와 버섯을 많이 넣어 찌개로도 먹습니다. 고기에 붙은 밀가루가 고기맛이 오래 유지되도록 해주며, 국물에 걸쭉함이 더해지기 때문에 잘 식지 않아 추운 가나자와의 겨울을 극복하는 일반적인 가정 요리로 많이 먹습니다.
<긴키(近畿) 지방>
하리하리 나베 (오사카부) 고래 고기와 미즈나(일본 특산 겨자과 채소)를 사용한 나베 요리입니다. ‘하리하리’ 라는 것은 미즈나의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을 표현한 것입니다. 다시마로 우려낸 국물로 끓이지만 양념은 하지 않고 폰즈에 찍어 먹습니다. 옛날부터 오사카를 중심으로 먹어 온 것이지만, 일반 나베 요리와 다르게 고래 고기와 미즈나 이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상업 포경이 중단되어 고래 고기를 구하기 어려워진 지금은 그대신 돼지고기나 오리고기를 넣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탄(모란꽃) 나베 (효고현) 효고현 단바사사야마 지방의 향토 요리로, 얇게 썬 멧돼지 고기와 야채를 함께 끓여 먹는 나베 요리입니다. 양념은 된장과 간장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합니다. 왜 '보탄(모란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는가 하면, 얇게 썬 멧돼지 고기를 접시에 늘어 놓으면 모란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말고기는 벚꽃, 사슴고기는 단풍 등과 같이 고기 이름에 식물 이름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고쿠(中国)지방>
가키노도테(굴 제방) 나베 (히로시마현) 나베 안쪽에 된장을 제방처럼 바르고 그 속에 굴, 두부, 야채 등을 끓여서 먹는 나베 요리로, 나베 안쪽에 붙어 있는 된장을 식성에 맞게 풀어서 먹습니다. 옛날부터 히로시마는 굴 양식이 활발하여 현재는 전국 최고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굴을 먹는 것은 영어로 "R"이 붙는 달 (September~April)이 가장 맛있고, 식중독에 걸릴 우려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후구치리 (야마구치현) 야마구치현은 시모노세키시를 중심으로 후구(복어)의 명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모노세키에서는 후구(복어)를 행운을 부르는 것처럼 후쿠(복)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어를 넣은 나베 요리는 후구치리라고 하여 복어의 몸과 뼈를 야채 등과 함께 다시마 등의 국물에 끓여 먹고 있지만, 육수에 양념은 하지 않고 폰즈에 찍어 재료의 맛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복어는 전국적으로 고급 재료로, 내장에는 맹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요리사도 특별한 면허가 필요합니다.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서민적인 나베 요리는 아니지만, 기회가 있으면 그 담백한 맛과 탄력있는 씹는 맛의 조화가 절묘한 복어를 꼭 맛보세요.
<규슈(九州) 지방>
모츠 나베 (후쿠오카 현) 소나 돼지의 곱창을 끓여 양배추와 부추 등의 야채를 추가해서 먹는 나베 요리. 양념은 다른 지역의 나베 요리와 같으며 따로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간장 맛이나 된장 맛 등 가게에 따라 개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빠질 수없는 것이 짬뽕면. 곱창과 야채를 삶는 것만으로 우러나는 감칠맛을 충분히 살린 맛있는 면은 곱창 전골의 대표 메뉴입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인기있는 모츠 나베지만 원래는 후쿠오카가 발상지입니다. 후쿠오카를 방문하면 반드시 먹어볼 만한 음식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선 최근 여의도에 새로운 맛집이 생겼다고 한다
나베 요리 제대로 알자! (황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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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본서 오 년살면서 모리소바만먹었어요
라면도 국수말이도 달아서요
일본!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일본에 여행을 갔는데
어쩌다 와인바를 갔는데 알코 도수가 높은 술을 찾으니
그게 없다니 에이 그럼 가자하고 나왔는데 왠지
씁스레한 것이 아직도 갸우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