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쥘 베른의 '해저 2만리'와 바다의 중요성
민병식
쥘 베른은(1828-1905)년 프랑스 출생으로 어린 시절을 항구 도시에서 보내며 늘 먼 바다로 떠나는 모험을 꿈꾸었다고 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로빈손 크루소’같은 모험 소설을 즐겨 읽었다고 하며 한 출판업자가 쥘 베른의 재능을 알아보고 함께 책을 내자고 제안하여 이후 베른의 공상 과학 소설은 큰 인기를 얻게되고, 1년에 두세 권씩 ‘경이의 여행’ 시리즈가 나오게 되었다. ‘해저 2만리’는 ‘경이의 여행’시리즈 중 하나다.' 해저2만리’는 19세기 과학문학의 걸작으로 1869년에 발표되었고 당시로서는 엄청한 신기술이었던 잠수함이 등장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배의 이름은 바로 노틸러스 호이다.
사진 네이버
1866년 세계 곳곳의 바다에서 다양한 배들이 초자연적인 생물체를 목격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1867년 캐나다 여객선이 괴물에게 손상을 입는다. 이 때 프랑스 해양생물학자 ‘피에르 아로낙스’ 교수가 바다괴물의 정체는 거대한 일각고래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 의견을 ‘뉴욕 해럴드’ 지에 기고함으로써 주목을 받았고, 이에 미국 정부는 이 괴물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여러 생물학자를 초청하고 아로낙스 교수도 ‘패러것’ 대령이 함장으로 있던 미 해군의 순양함인 링컨 함의 초청을 받아 승선했다. 또한 그의 하인인 ‘콩세이’와 캐나다 포경선의 작살 전문가 ‘네드 랜드’도 함께 순양함에 올라 괴물 토벌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북태평양을 이 잡듯이 뒤지며 오랜 시간 수색을 계속했지만 실패한 뒤 일본 연안에서 200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결국 72시간의 추가 수색을 마지막으로 대서양으로 선수를 돌리려는 차에, 바다괴물과 조우하게 되어 추격전을 벌이다 바다 괴물로부터 공격을 받아 바다에 빠져 조난당한다.바다 위로 괴물이 떠오른 것을 발견하고 그 위로 올라가 그것이 잠수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잠수함이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려 하자 세 사람은 난리를 피우고 잠수함에서 한 사람이 나와 셋을 잠수함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선장을 만나게 한다.
잠수함 ‘노틸러스’호 선장의 이음은 ‘네모’였다. 죽던지 잠수함 안에서 지내던지 선택을 요구받고 그들다시는 육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일정한 자유를 보장받고 노틸러스호를 함께 타고 바다를 탐험한다. 네모 선장은 아로니스 교수가 해양학자인줄을 알고 있었고 그의 저서도 가지고 있었으며 잠수함 이 곳 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여기서 함께 지내면 좋을 것이라고 한다. 아로니스 교수도 계속되는 해저 탐험의 신비에 매료되어 노틸러스호를 떠나고 싶지 않아하고 불가능한 해저 탐험을 가능케 하는 노틸러스호와 네모 선장에 대한 깊은 경외감을 가진다. 하인 콩세유는 주인의 명령에 따르고 네드는 노틸러스호를 떠나기 위해 계속 탈출 계획을 세운다.
아로니스 교수는 네모 선장과 아틀란티스, 바닷 속 동굴, 난파선 현장, 남극 등지를 돌아다니며 계속 바닷 속 탐험을 하나 어떤 인물인지를 모르기에 선장을 경계한다. 네모 선장은 바닷 속 금을 캐어 잠수부에게 나누어 주는 등 동료를 매우 아끼는 사람이었으나 누군가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고 있다. 사정을 알고보니 자신의 적국에게 자신의 가족, 동포, 나라가 희생되어 복수를 다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아로니스 박사는 점점 노틸러스 호에서 탈출하고 싶어진다. 그때 군함 한척이 노틸러스호를 향해 오고 있었고 네드가 흰 손수건을 들어 구조를 원하자 네모 선장을 배를 공격하여 파괴해 버린다. 박사와 콩세유, 네드가 탈출하려고 할 때 갑자기 폭풍우가 밀려오고 그들은 폭풍우에 쓸려가고 구조된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육지의 높이보다 더 깊은 깊이를 가지고 있는 지구의 커다란 몸통이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 고대에는 의도적으로 외면되어 왔고, 외면받은 그 내면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깔려 있었다. 근대 이후에야 바다는 재발견되었는데 그때는 '바다는 누구의 것도 아니므로 먼저 차지한 자의 것이다'라는 제국주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볼 수 있다. 고대에는 경외의 대상, 배척의 대상이었던 바다가 근대에 이르러서 인류의 역사와 동조되기 시작하여 제국주의의 바다, 식민주의의 바다가 되고 이후 현대에 이르러서는 산업적인 측면, 오락적인 측면으로 변화하여 인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된다.
탄소 중립사회로 가는 즈음 우리는 바다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 인간보다 훨씬 더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던 자연사의 주인공인 바다는 인간이 없으면 평화로움을 유지하고 오히려 더욱 생명체들이 살만한 공간이 될 것이지만, 인간에게는 바다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고 환경이기에 인간은 바다를 완전히 알지 못하면서도 바다를 마구 훼손하며 착취하는 탐욕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어쩌면 바다는 우주탐험 이전에 지구 상에서는 인류의 생존을 결정하는 마지막 보루일 수 있기에 우리에게 영원한 보물로 남아 있어야하고, 지적 호기심이나 부족한 자원의 해갈을 위한 바다의 탐험은 생존을 위한 막대한 도움을 줄 것이다. 결국, 육지 대부분의 자원을 고갈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인류의 잘못을 바다에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지만 인간의 상상력의 보고이기도 하다. 더 아는 만큼 더 소중하게 지켜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해양산업은 지금 변곡점에 와 있고, 우리는 이제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새롭게 부상하는 해양이 미래에는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가 우리의 숙제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바다를 보호해야하고 아껴야하고 사랑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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