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홍성에 다녀왔습니다. 큰누님 고희연이 있어서 어제 저녁 때 내려갔다가 오늘 올라왔습니다.
큰조카가 홍성에서 직장생활을 하는데 거기 아는 사진관에서 연회 전에 사진을 찍기로 예약을 해 놓았다고 미리 한복으로 갈아 입고 누님 내외분과 자식들이 사진관으로 갔습니다.
저야 가족사진을 찍을 처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홍성에 사진관이 있다는 게 반가워서 따라갔습니다. 조그만 가건물에 사진관 간판이 붙어 있고 안에 들어가보니 한쪽을 커튼으로 막아서 가족사진을 찍을 공간을 만들어 놓았고, 한쪽은 기사 아저씨가 업무를 보는 공간이었습니다.
다들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게 한 뒤에 기사 아저씨가 커튼 밖으로 나와 사진기를 계속 붙잡고 있는데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물어보니 아침에 나오다가 넘어졌는데 사진기가 충격을 받아 작동이 안 되는 거였습니다. 미놀타 디카인데 난감해하길래 뭐라고 할 수도 없어 제가 가지고 다니는 펜탁스 K-5로 몇 컷 찍었습니다. 저는 가볍게 가느라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는 집에 두고 28-80 렌즈 하나 달랑 들고 갔고 혹시 몰라서 플래시를 챙겼는데 28mm는 42mm로 변환이 되니까 조금 짧고 플래시는 제가 찍으니까 거기 장치된 대형플래세가 동조가 되어 사진이 하얗게 나옵니다.
그래서 플래시를 풀고 사진기에 내장된 것을 썼더니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서울서 같으면 난리가 났을 것인데 조카와 자형은 기사 아저씨에게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고 수고하라고만 얘기하는 것을 보니 그것도 좋았습니다. 저는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하길래 대형시트 필름을 쓰는 줄로 생각했는데 그것은 다 폼으로 장치만 해 놓고 사진은 디카로 찍는 게 우스웠습니다.
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