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까다로운 판례가 있어서 소개해봅니다.
대상판례는 [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4다320215판결]입니다.
최신판례다보니 일부 사이트에서는 검색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참조: https://www.scourt.go.kr/supreme/news/NewsViewAction2.work?pageIndex=1&searchWord=%BB%F3%B0%A1&searchOption=&seqnum=11165&gubun=4&type=5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였는지’는 해지권의 발생요건이므로, 차임연체액이 3기 차임액에 달하였다면 즉시 계약해지권은 발생하고, 계약해지의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시점, 즉 해지권 행사의 효력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3기 차임액에 달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3기 이상 차임연체를 이유로 한 임대차계약 해지권을 행사하는 경우, 행사 당시 3기 이상 차임연체가 있었던 이상 해지 의사표시가 기재된 소장 부본이 임차인에게 송달되기 전에 임대인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차임이 지급되어 차임연체액이 3기 차임액에 달하지 않게 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의 계약해지권이 소멸한다고 할 수는 없다. |
이 판례의 요지는 상가 임차인이 3개월 치의 차임을 연체했다면, 나중에 밀린 돈을 일부 갚더라도 이미 행사한 임대인의 계약 해지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임 연체액이 총 3기(3개월 치) 금액에 달하는 순간 임대인의 계약 해지권은 발생한다.
계약 해지의 효과는 해지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예: 내용증명이나 소장송달 등)해야 발생하지만, 3기 연체 여부는 소장 송달일이 아닌 해지권을 행사(소 제기 등)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대인이 해지권을 행사한 이상, 소장이 송달되기 전에 임차인이 밀린 차임을 일방적으로 변제하여 연체액이 3기 미만으로 줄어들었더라도 임대인의 해지권은 소멸하지 않는다.
요지는 이렇게 해석이 된다.
몇 가지 따져볼 것들을 생각해본다.
의사표시의 효력 발생 시기는 언제인가?
의사표시의 효력 발생 시기는 원칙적으로 그 통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이다. 이는 민법 제111조 제1항에 규정하고 있고, 도달주의가 원칙이다.
판례에 의하면 상대방이 통지를 직접 수령하거나,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인 상태를 뜻하고, 상대방이 서류를 읽거나 내용을 실제로 알 필요까지는 없다. (97다31281)
소장이 도달하기 전에 밀린 차임을 변제했으니 도달 시점에는 연체가 없다고 주장을 해볼 수 있다.
뭔가 설득력이 있어보이는 착각이 들 수 있다. 그리고 이 점에 있어서 판례와 뭔가 모순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런가?
위 판례는 계약 해지권의 발생과 행사라는 별개의 법적 단계를 구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임대인이 소를 제기할 당시(즉, 해지권 행사)에 이미 3기 연체라는 요건이 충족되었다면 해지권은 확정적으로 발생한다.
소장송달 전에 임차인이 지체한 차임을 변제하는 것은 임대인의 동의가 없는 일방적인 행위이므로 이미 발생한 해지권을 소멸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도달주의 적용에는 문제가 없다.
임대차 계약이 실제로 종료되는 시점은 해지의 의사표시(소장 부본)가 임차인에게 실제 도달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차인이 3기 연체를 했으나 임대인이 소를 제기하기도 전에 즉 의사표시를 하기도 전에 임차인이 변제를 하면 어떻게 되는가?
이때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에 따른 임대인의 계약 해지권은 소멸하여 더 이상 해지할 수 없다.
위 판례와 결정적인 차이는 임대인이 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한 그 순간에 임대인에게 적법한 해지권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차이로 해석된다.
3기 연체 상태에서 임대인이 먼저 소를 제기했고, 그 이후에 임차인이 변제했을 때, 해지권을 행사한 그 순간에는 해지권이 분명히 존재했고 임차인이 여기서 "소장이 도달하기 전에 난 밀린 월세를 갚았으니 도달 시점에는 연체가 없다"고 주장을 하더라도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반면, 3기 연체를 했으나 임대인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은 사이에, 임차인이 먼저 변제를 해서 연체액을 줄이거나 소멸시켰다면 임대인이 뒤늦게 소를 제기하려고 해도 이는 해지권을 행사하는 그 순간에 이미 해지 요건(3기 연체)이 깨져서 해지권이 없는 상태인 것이다.
첫댓글 잘 설명하신 듯한데, 그래도 저는 의문이 하나 남습니다. 다음 판례를 보면 "지상권자가 2년 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한 때에는 지상권설정자는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으나(민법 제287조), 지상권설정자가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하지 않고 있는 동안 지상권자로부터 연체된 지료의 일부를 지급받고 이를 이의 없이 수령하여 연체된 지료가 2년 미만으로 된 경우에는 지상권설정자는 종전에 지상권자가 2년분의 지료를 연체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지상권자에게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없으며(출처 : 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2다102384 판결)
--> 이 판례에서는 "이를 이의 없이 수령"한 경우에는 소멸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만약 뒤늦은 변제에 대하여 지상권설정자(임대인에 해당)가 이의를 제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소멸청구권이 소멸할 것인가를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싶네요. 차임연체로 인한 해지권이 이미 발생한 후에 임대인이 설령 소 제기를 하지 않는 사이에 일방적으로(동의 없이) 변제하면 이미 발생한 해지권이 소멸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본문글의 판례에서는 "행사 당시 3기 이상 차임연체가 있었던 이상"이라고 하여 "행사 당시"에는 3기 차임연체가 있었던 경우임을 밝히고 있지만, 그것을 반대해석하여 "행사 당시에 3기 차임연체가 없었다면 해지권은 소멸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더 연구할 과제가 아닌가 합니다. 저도 당장은 이에 대하여 명확하게 판단할 자료가 없습니다만.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지금은 기억이 까마득하지만 오래 전에 제가 맡았던 임대차 소송에서, 차임연체한 상가건물 임차인이 임대인의 해지권 행사를 피하기 위해서 연체된 차임의 일부를 변제하고서도 임대인의 해지권 행사를 저지하지 못했던 기억이 아련해서 그렇습니다. 당시에 임대인의 변호사가 이미 해지권이 발생했으므로 사후에 이를 변제한다 하더라도 그대로 해지권을 행사하겠다고 주장하였고, 그게 법원에 받아들여져서 임차인이 패소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미 해지권이 발생했더라도 그 권리를 행사하기 전에 차임연체 3기분 요건을 깨뜨릴 수 있게 된다면, 임차인이 아무리 연체를 하더라도 임대인이 해지권을 행사하기 전에만 그 요건을 깨뜨리기만 하면 된다는 법리가 성립하는데 그것이 정당하다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여하튼 연구과제~
"이미 발생한 권리" 그리고 실제 사건까지 맡으셨다는 점 나중에 또 생각해볼 쟁점이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