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화는15세에
일찍 시집을 갔지만,
불행히도 남편이 우물에 빠져 죽은 후
기생 수업을 받아 기생이 되었다.
이때 새로 얻은 기명(妓名)이 '진향'이다.
빼어난 미모와 더불어
문재도 뛰어났던 상화는
엽서의 모델이 되기도 하고,
<삼천리> 잡지에 수필을
기고하기도 했다.
기생신분 이면서도
당시
천재시인과의
러브스토리도 유명 하다.
천재시인과 이별 한 후
평생 잊지 못 하고
사모 했던 그녀 이다.
한 회식자리에서 우연히
함께 앉게 되었고,
서로 첫눈에 반한 그들의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되었다.
이후 그들은 동거에 들어갔고,
시인은 상화를'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렀다고 한다.
자야는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에서
이름을 땄다고 하며,
이렇게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을 나눴지만 그들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역경을 만나게 된다.
기생과의 동거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시인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시인의 아버지는 동거를 막기 위해
아들을 세번이나 결혼시켰지만,
그때마다 집을 나와 상화에게
향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시인의 앞길을
막는다고 생각했던 상화는
결별을 선언한다.
그럼에도 시인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만주로 먼저 가 자리를 잡은 후
부르겠다고 약속하고 떠났고,
이후 38선이 막히면서 이들은
영영 이별하고 말았던 것이다.
상화는 뛰어난 수완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정치인, 기업가들이
드나드는 고급요정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가지게 되었지만,
상화의 마음은 오직 시인에게만
가 있었던 것 같다.
언제 시인이 가장 생각나느냐?'는
질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어디있나?'라고했고,
시인의 생일인 매년 7월 1일에는
식사를 하지 않으면서
그를 기렸다고 한다.
대단한 러브스토리다.
그후
상화는 자신의 전재산과
유명한 고급 요정을 부처님께
미련없이 시주하였고
내가 죽으면 눈 많이 오는 날
뼈를 이곳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그의 유언대로 유골은
그 곳 경내에 뿌려졌고 사람들은
그 곳에 공덕비를 세워 주었다.
상화는
길상화 법명 이며
실명은 김영한
고급요정은 대원각
서울 성북동소재 길상사 이다.
러브스토리의 주인공
천재시인은 "백석" 이며
백석이 유명한 시를 남겼는데
시 속의 나타샤가
길상화 라고 한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白石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길상사 대원각에는
올해도
단풍이 들었고
가을은 깊어만 갑니다.
첫댓글 아름다운 사랑을 하신 백석님 상화님 하늘나라에서 고운 만남 하시길요
기도합니다^^
절절한 사랑
이 또한 지나가네요
아름답게 익어가는
세월의 순리
단풍아래
그들의 사랑을
그려봅니다
즐거운 하루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