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어생활은 습관이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말을 할 때, 말을 하고 나면 곧바로 잘못된 것인 줄 아는데,
그게 습관적으로 입에서 튀어나오거든요.
틀린 말을 걸러주는 거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나 봅니다.
어제도 문협정기총회에서 새 회장 인사를 듣다가,
“확정된 바는 없지만 작은 포부가 있어 자문위원을 모시겠다"는 말에
정관에 없는 제도라고 의견을 제안하는 회원이 있어 한참 왈가왈부했습니다.
'자문(諮問)'은
어떤 일을 좀 더 효율적이고 바르게 처리하려고 그 방면의 전문가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묻는 것을 말합니다.
자문 위원/자문에 응하다/정부는 학계의 자문을 통해 환경 보호 구역을 정하였다.
처럼 씁니다.
따라서,
‘자문하다’고 하면 되지, ‘자문을 구하다’고 하면 안 됩니다.
'자문'은 말 그대로 묻는 일이므로 답을 받거나 구할 수는 있지만
묻는 일 자체를 구할 수는 없잖아요.
굳이 ‘구하다’를 쓰고 싶으면, ‘조언(助言)을 구하다’라고 쓰시면 됩니다.
새 회장님은 임기 내에 무언가 의미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계시는 듯하니
여러 방면에서 조언을 듣고 싶으신 모양인데 그렇다고 하면 될 것을
공연히 자문위원을 모시고 자문을 구하겠다고 해서 사달이 난겁니다^*^
아무튼 다 잘해보자는 뜻인만큼 사소한 의견충돌을 정리하고
격려하는 박수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어느 단체든 어른이 계시니 조언을 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슨 위원이니 하는 직함까지 달아 줄 필요는 없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