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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웜(Blue Worm who came from the Cosmos)-11
24.
"김 박사님. 들어갑니다."
지영은 시계를 봤다. 제임스가 나간지 꼭 1시간지났다. 지영은 바다를 바라보며 케나다와 한국과 아시아 국가들을 생각하며 잠을 자지 못하였다. 무척 졸렸다. 아저씨가 돌아오면 잠부터 좀 자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예. 들어오세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을 열고 커다란 그가 가방을 어깨에 메고 들어왔다. 그는 들어오자 방을 한바뀌 둘러보고 안심한듯 가방을 열고 T-universe S 컴퓨터를 가방에서 꺼내 김 박사에게 주었다.
"아. 아저씨. 어떻게 이런 걸 구하셨어요. 이건 최첨단 휴대 컴퓨터예요."
"다행이군요. 그럼 바로 사용하실 수 있겠군요."
"그럼요. 그렇잖아도 이럴 때 T-universeS가 있었으면 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도 에스티이지만, 컴퓨터 기능은 부족해요. 어쩧든 둘 다 삼성의 최신 제품이예요. 벌써 애칭이 생겼어요. '에스티'라고. 충전만 되어 있으면 지구 어디와도 연결된다고 했어요. 한국을 떠나올 때 이미 엄마에게도 에스티 한대를 사 주고 왔어요. 고마워요. 지금 바로 사용할게요."
지영은 얼굴이 상기된 채 들뜬 마음으로 싸이드 테이블을 침대 앞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놓고 침대에 걸터 앉았다. 에스티 에스는 훌륭하였다. 지영은 이메일에서 케나다 미생물학회에서보낸 정보를 읽어며 번뜩 떠오르는 기억을 정리하였다. 갑자기 온 몸에 퍼지는 전율을 느꼈다.
"아저씨. 제임스 아저씨!"
대답이 없었다. 지영은 놀라 뒤를 돌아 보았다. 가방도 없었다. 그렇게 컴에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워키토키를켰다.
"아저씨!"
"김 지영 박사님. 무슨 일입니까? 저는 옆방 제 방에 있습니다."
지영이 안심하며 숨을 채 다 몰아쉬기도 전에 문이 열리며 제임스가 달려 들어왔다. 다시한번 깜짝 놀랐다.
"어휴- 아저씨. 너무 자주 놀라게해요."
"무슨 일입니까?"
지영의 안심과는 달리 제임스는 긴장되어 있었다. 그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지영의 모습을 보자 안심한 듯 하였다.
"아저씨. 비행기에서 저에게 말씀하신 맛치에 대해서 여쭤볼려고 그래요."
"왜, 갑자기 맛치가 궁금해졌어요?"
"예. 궁금해요. 아저씨. 그 맛치란 것에 대해서 다시 말씀해 주세요. 지금은 생각나는데, 저도 그런유사한 것에 대하여 쿠르타이스 박사님 기고글에서 읽은 적이 있어요."
"아~ 그래요? 이건 어머니도 아마 알고 계시는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와 제가 어렸을 때 죽변은 여름에도 찾는 사람이 드문 아주 조그마한 포구였지요. 두개의 고래 턱뼈를 국민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타원형으로 세워두었어도 잘 어울렸던 조그마한 동네였어요."
"아저씨! 지금은 누구도 국민학교라 하지 않아요."
"예. 맞아요. 일제의 잔재라 초등학교로 바꿨지요. 그러나 어머니와 나는 아직 국민학교 입니다. 추억이 가슴속에 살아 있어서 입니다."
"그럼, 아저씨도 저의 어머니와 고향이 같으신거예요? 왜 진작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그건 다음에... 어서 계속하세요."
지영은 제임스의 눈에 고인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아서 조마 조마하였지만, 계속 듣고 싶었다. 제임스는 창가에 서서 멀리 바다를 보며 추억을 꺼내 더듬듯 감정섞인 말을 다시 하기 시작하였다.
"여름이면 조그마한 동네 시장을 지나 남쪽에 있는 강남빵집(Gangnam Bakery) 옆으로 개울이 흘렀고 그 집 뒤 개울 끝나는 곳에 하얀 모래사장과 바다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오른쪽 앞 입구가 막히지 않은 사각형으로 포구가 만들어져 있었어요. 그 트인 곳으로 어선은 물론이고 LST 해군 함정까지 들어오곤 하였지요. 모래사장 좌측에는 어판장이 있었고 우측에는 방칫골 앞 모래밭에서 시작한 돌들로 이루어진 짧은 마축간 (방파제의죽변 사투리 이름)이 있었습니다. 모래사장 1km쯤 맞은편에는 방파제가 누워있어 거친 파도와 바람을 막아주어서 모래사장 앞 바다는 늘 푸르고 잔잔하였지요. 아마 깊은 곳은 6m 정도 되었을 겁니다. 모래사장 앞 바닷속은 깨끗한 모래로 거의 이루어졌어요. 그 모래속에는 불게(Small Red Crab)도 있었고, 맛대비(long clamshell)도 있었고, 빵대비(bread clams)도 있었습니다. 껍질무늬가 금강산 같이 생긴 금강산 대비(Geumgangsan patterned seashell), 칼 같이 생긴 칼대비(sword shaped clam) 등 어린 우리들에게는 횡재 같은 보물들이 그 모래 속에 살았어요. 맛치(matchi)도 그 중 하나였지요. 모래밭에서 아마도 500m쯤 헤엄쳐 가야 수경으로 바다밑 모래 위에 잎을 피운 맛치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담방구질해서 네 다섯번 팔을 휘저어 들어가면 모래바닥에 손이 닿고, 모래속에 얕게 내린 뿌리를 뽑으면 짙은 감색의 신우대나무 뿌리 같은 모양의 단단한 맛치를 캘 수 있었어요. 굵기는약 0.5-1cm정도이고 5-7cm정도 간격으로 매듭이 있었고 그 매듭에 잔잔한 뿌리가 나 있었습니다. 부러뜨리면 그 매듭이 똑하고 부러졌지요. 맛은... 달았습니다. 단것을 쉽게 먹을 수 없었을 때여서 그 맛치는 여름에 간식꺼리가 되었습니다. 그 맛치를 먹으면 배탈이 나지 않았어요. 그 때 우리들은 회충들을 뱃속에 키우며 살았지요. 어떤 아이들은 대변 속에 회충이 살아서 나오곤 하였어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요. 그런데, 형들이 캐 온 맛치를 먹으면 회충들이 다 죽어서 똥과 같이 나오곤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었지요. 그 당시 기억에는 산토닌이라는 약도 있었는데, 우리에게 까지 오지는 않았습니다. 그 맛치는 죽변의 북쪽에 있는 중학교 뒷편 바다 모래사장에서 약 1km정도 떨어진 곳 바다 위에 괴뢰바위라고 불렀던 초가집 같은 바위가 있었는데, 그 바위와 모래사장 사이에도 맛치 같은 해초가 자라고 있었지만, 뿌리는달랐어요. 좀 더 학술적으로 말하면, 아시아 해변과 중동 해변 그리고 모잠비크 해변 등 생성 분포도가 넓은 싸이마도씨(Cymodocea) 와 테라싸덴드런 (Thalassodendron)이라는 이름의 종이 가장 비슷하나 난류 한류의 합침에 의한 수온과 수질과 착생하고 있는 모래의 질과 모래속의 먹이인 미생물 등이 다른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잠깐, 아저씨가 그것을 확인하셨어요? 어떻게 그렇게 전문 용어까지 사용하시는거예요?”
“아닙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요. 그러나 예전에 우연히 생각나 인터넷에서 찾아 본 결과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맛치입니다."
“아저씨! 중요한 것은, 그 맛치가 모래 속에 있는 미생물을 흡수한다고 하셨는데, 그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기전 즉 메카니즘이 저의 관심을 끌고 있어요. 특별한 사건은 우연에서 시작된다고 하잖아요. 그 맛치. 지금 구할 수 있겠어요?”
김 지영 박사는 뭔가 스치는 예감을 느꼈다. 그녀는 골돌이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필요하다면, 어머니 친구들이 있을테니 부탁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떠나온지 너무 오래되어서...”
“예. 지금 급해요. 제가 어머니와 한국에 연락을 취하겠어요.”
"김 지영 박사. 우리는 오늘밤 쿠르타이스 박사의 사무실로 들어가서 KE363을 가져와야 합니다."
“쿠르타이스 박사는 저에게 그 KE363을 인터아시아나 팍스사에 뺏겼다고 하던데요?”
“그것은 모르고, 리쎗펀 조직이 확보한 후 쿠르타이스 박사가 새로운 박테리아를 개발하기 위하여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 확실한 정보입니다.”
"제임스 아저씨. 아- 부르기가 너무 어려워요. 이제부터 제임스라고 부를래요. 아저씨도 지영이라 불러요. 그럼 쉽겠어요. Deal! 해줘요. 어서요!"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시네요."
"잠깐, 아저씨. 그 말도 고쳐주세요. 편하게 말해요. 아셨죠? 제임스가 KE363을 아시니 그 정보가 맞을 수 있겠네요."
“김 박사님. 맞을 수 를 가지고 움직여서는 안돼요. 확실한 정보라야 합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오케이. 이제부터 지영이라 불러요. 아저씨. 아니 제임스.”
"Deal. 좋아요. 우선 이 호텔을 나가기 전에 몇가지 호신술을 가르칠테니 잊지말고 기억했다 꼭 필요시 제대로 사용하십시요."
"또 그러세요. 어서 고치세요. 그리고 그 전에 케나다로 이 메일을 보내야 하고, 어머니와 한국의 정 박사에게 전화해야 해요. 말씀하신 그 맛치 쌤플을 구해 미생물 분석을 해야 하거든요. 제 생각이 맞다면 KE363과 혼합하여 특이 변종 미생물을 배양하여 백신을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KE363과 아직 확실치 않은 맛치가 필요해요."
"좋아요. 어서 하십시요. 그 ST면 다 가능할 것입니다. 저는 제 방에 있겠습니다. 끝나면 호출하십시요.”
방문을 열고 나가는 제임스의 등 뒤로 지영이 소리쳤다.
“못해요. 계속 그렇게 말하시면, 저는 안해요!”
제임스는 302호 문 앞에서 잠시 멈췄다. 그리고 지영이 한 말을 어루만졌다. 그러나 그는 룸에 들어와서는 마음을 고쳐 잡았다. 방법이 없었다. 시간도 없었다. 제임스는 지영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키스에게서 받은 블루프린트를 기초로 쿠르타이스 박사 집무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눈동자 인식 스크린을 통과하여야 했다. 그리고 지문 인식기도 통과하여야 했다. 쿠르타이스 박사는 그런 보안장치를 믿고 있었다. 밤 7시부터 파티가 열린다고 하였다. 쿠르타우스 박사를 만날 기회는 딱 한번 뿐이다. 그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는 절대절명의 때를 잡아야 했다. 제임스는 키스에게 전화했다. 그리고 발코니로 나가 바닷바람을 크게 들이키며 담배에 불을 붙혔다.
키스가 검정색 롤빽을 어깨에 매고 들어왔다. 그는 턱수염을 길게 기르고 있었으며 50대 초반이지만 젊어 보였다. 아마도 머리카락이나 턱수염에 변한 흰색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제임스를 보자 대뜸 물었다.
"제임스. 김 지영 박사는 어디있습니까?"
키스는 그것이 제일 궁금했다. 그만큼 이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이었다. 솔직히 제임스와 함께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여성에 대한 궁금증이 더 한 것이다. 생각은 자유지만, 그가 제임스를 못 따라 왔는지 제임스가 변했는지 아직은 모르고 있었다.
"자. 옆방으로 갑시다."
그들이 옆방으로 들어갔을 때 김 지영 박사는 정인구와 통화하고 있었다. 지영은 반바지 차림에 티셔츠만 입고 있었다. 지영을 본 키스는 눈이 동그래져서 놀라움을 숨기지 못하였다. 그는 지영의 뒷태만 보고 감동을 감추지 못하였다.
“제임스. 어마! 누구세요?”
전화를 마친 지영은 뒤돌아서며 의외의 낮선 사람이 있어서 놀랐다.
“김 박사님. 으ㅁ~ 지영아. 이 분은 내 옛날 친구인 키스토니우스인데, 아테네에서 무역사업을 하고 계시다. 우린 키스라고 부른단다. 우리의 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제임스의 말에 안심을 한 지영이 웃으며 키스 앞으로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So glad to see you, Mr. Kiestoneous.Call me Jiyeong and I will call you as kiss. Okay?”
“Oh! You are so beautiful, I like youtoo much. Jiyang. Of course. Do it so. That’s no problem.”
그는 지영이 내민 손바닥을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잡았다. 그리고 지영의 손등에 키스하였다. 지영은 그 모습이 우스워 제임스를 보며 미소지었다. 그의 키는 지영과 비슷하였다.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보기에 좋았다.
“자. 그러면지금부터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의논해 봅시다. 지영아. 준비되었지?”
제임스가 지영을 보며 물었다. 전화 통화 다 마쳤냐는 의미였다.
“예. 저는 오케이예요. 어머니에게도 전화했어요. 어떻게든 그 맛치를구하여 서울 제가 근무하는 병원의 정 인구 박사에게 전해주라고. 전 세계 그리고 지금 아시아 국가들 속에서 블루웜으로 사망하는 생명을 막을 수 있는 열쇠라 했어요.”
지영은 대답하고 작은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수 캔 3개를 꺼내서 하나씩 주었다. 그 사이 키스는 가방에서 몇가지 장비를 꺼내 준비하고 있었다.
“이것은 콘텍트 렌즈형 카메라. 이것은 핑거 프린트 흡착페이퍼. 그리고 제가 말하는 소리를 잘 듣고 쿠르타이스의 목소리와 어떻게 다른지 말해 주십시요.”
키스는 지영에게 착용할 장비를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때 제임스의 휴대폰에서 이 메일이 왔다는 신호음이 들렸다. 그는 지영을 보았다. 지영도 그 소리를 들었다. 지영은 다시 키스와 악수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제임스는 키 패드를 눌렀다.
“안돼. 당신까지 그렇게 끼여들게 할 수는 없어. 위험하단말이야.”
그는 지영을 보며 목소리를 낮추었지만 지영은 다 들을 수 있었다. 분명히 케나다의 어머니와 통화하는 것이었다.
“좋아. 그러면, 출발 전에 완남이에게 전화해서 내 이야기를 하고 공항까지 마중나와 달라고 그래. 절대 휴대폰 몸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고 밧데리 다 떨어지지 않게 해. 알았지? 매사에 조심해. 알았어? 사랑한다. 당신만을 한도 끝도없이 사랑한다.”
제임스는 잘못을 저지르고 들킨 아이같이 얼굴이 붉어지며 미안해 했다. 지영은 놀랐다. 짐작은 했지만, 고향 학교 선 후배 관계를 훨씬 뛰어넘은... 그렇게 관계가 돈독할 줄이야. 그러나 달리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제임스가 입을 먼저 열었다.
“어머니가 지금 서울로 출발한다는 구나. 직접 맛치를 정 박사에게 전해 주는 것을 지켜본 후 다시 오겠다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