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아래" (Under the Sun, 2015 제작)라는 영화를 보셨는지요?
러시아와 북한의 지원속에, 북한 주민들의 행복한 일상 모습을 보여주려했던 다큐였지만
러시아 감독이 영상을 찍으면서 북한의 충격적인 실상을 깨닫고 몰래 찍어온 영상과 더불어
"태양 아래"라는 영화를 통해 북한의 실체를 알린 영화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여증들의 모습이 떠오른 이유는 뭘까요?
학교에서 선생님이 김일성의 일화를 읽어준뒤 학생들에게 묻습니다.
"김일성 대원수님께서는 왜놈과 지주들에게 뭐라고 말했습니까?" 또는 "왜놈과 지주놈들은 어떤 놈들입니까?" 등등
그러면 학생들은 좀전에 교과서에서 읽었던 내용 그대로를 답합니다.
선생님은 그들을 칭찬합니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 아닌지요??
왜?라는 질문이 필요없는, 그저 책에 써진대로만 대답하는 모습들~
워치타워에서 만든 책자 내용대로만 답해야만 칭찬받는 상황들과 너무나도 유사합니다.
8살 주인공 진미는, 조선 소년단에 가입하면서 왜 이런일을 해야하는지도 모른채, 그냥 시키는대로 똑같이
구호 외치고, 하라는 대로 행동하며, 졸린 눈을 억지스레 뜨며 뭔소린지도 모르는 어느 늙은 군인의 김일성 장군에
대한 충성선동 연설을 들어어하는 북한의 많은 어린이들을 보면서 저를 포함한 여증 2세 3세들이 내뜻이 아닌,
부모에 뜻, 워치타워의 뜻에 따라 집회가고 봉사해야만하고 징역 살아야하는 서글픈 현실이 떠오릅니다.
영화 장면때의 북한 배우들의 환한 모습과는 달리, 평양 거리를 걷는 무수한 사람들...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사람들...
버스 속의 사람들... 그 어느 누구도 잿빛 표정의 무표정이지만 경애하는 김일성 대원수님 때문에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
여증 또한 못 배우고 그로 인해 변변치 못한 직장에 다녀도...아니 워치타워의 일을 우선순위에 두어
실직하고 가족들의 굶게되거나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워치타워의 일을 하며 하나님때문에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여증 사람들과 무서우리 만큼 닮아있습니다.
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했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입니다.
8살 주인공 진미에게 러시아 여기자가 어눌한 한국어로 이렇게 묻습니다.
"조선 소년단에 가입했는데 이제 어떤 일상을 기대하냐"구??
그러자 소녀는 "조직생활을 하게 될 것이고..그로인해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알게될것이고 경애하는 대원수님을 위해서
어떻게하여야 하는지 느끼게된다"고 말하고는 울먹입니다.
왜 울먹이는 것일까? 너무나 행복해서 일까?? 소녀의 표정은 전혀 자신의 일상이 행복하지 않음을 알게해준다.
그것을 눈치챈 기자는, 급기야 눈물까지 흘리는 소녀에게 울지말라고 여러번 말합니다.
그런뒤, 마지막으로 "전에 있었던 좋거나 행복한것을 떠올려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소녀는 "응?" 또는 "잘 모릅니다"라고 말하며 큰 눈을 껌벅일뿐입니다.
그래서 기자는, 어떤 시를 떠올려보라고 하자, 김일성을 찬양하는 말들을 쏟아내며 영화는 끝이납니다.
행복한 시절을 떠올릴게 없어서 눈물짓는 소녀가, 좋은시를 떠올려보라고 하자 김일성 찬양시를 막힙없이 말합니다.
자기가 사는 세상이 지옥임을 모르는 사람들...그저 조직을 위해 어릴적부터 세뇌받고 교육받은 대로만 말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분(?)때문에 언제나 행복하다는 사람들...그게 분명 저 북한의 주민들과 어린이들뿐일까요??
영화 포스터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진미야! 행복하니?
첫댓글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여증아! 행복하니??
이런 글 올리면 수구로 매도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