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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옛날부터 설날에는 떡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하루 전날인 섣달 그믐에는 마을마다 떡방아를 찧는 소리로 요란하지요. 이 풍습을 잘 보여 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신라 자비왕 때 낭산 기슭에 백결 선생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백결 선생은 집안이 너무 가난하여 옷이 백 군데나 헤졌는데도, 헤진 데를 다 꿰매 입었습니다. 그래서 '백결'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지요. 백결 선생의 옷을 보면 마치 메추리가 달린 것 같았습니다.
백결 선생은 거문고를 잘 탔습니다. 그의 거문고 솜씨는 귀신이 우는 소리도 낼 수 있을 만큼 아주 뛰어났습니다.
어느 해 섣달 그믐날이었습니다. 집집마다 새해를 맞으려고 떡방아를 찧는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그러나 백결 선생은 가난하여 떡을 찧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난에 찌든 백결 선생의 아내가 한숨을 푹 쉬었습니다.
백결 선생은 그 소리를 듣고,
“사람 목숨은 하늘에 달린 것이니, 설마 굶어 죽기야 하겠소?" 하고 남의 일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속이 상해서 입을 뽀로통하게 내밀었습니다.
"또 그 소리! 이러다 굶어 죽겠어요."
"잘 살고 못 사는 것은 다 하늘에 달렸소. 오는 것을 막지 못하며 가는 것을 쫓을 수 없는데 뭘 그리 걱정하시오."
아내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문을 쾅 닫으며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물동이를 이고 우물가로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설을 맞았는데 떡도 해 먹을 수 없다니 .....'
아내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물을 다 긷고 집을 향해 걸었습니다. 떡방아 찧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니 한숨이 절로 새어 나왔습니다.
"쿵쿵, 쿵더쿵, 쿵덕쿵덕쿵 ....”
그런데 그 소리는 자기 집에서 들려 오는 소리였습니다. 백결 선생이 거문고로 방아 찧는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 소리에 흥이 난 아내는 저도 모르게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백결 선생이 연주하는 방아타령 소리를 들은 이웃집 아낙네들이 백결 선생의 집으로 몰려와 아내와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춤을 추고 난이웃 아낙네들은 백결 선생에게 떡을 갖다 주었습니다.
“거문고 소리가 떡 한 말을 얻어먹은 것보다 훨씬 좋았어요."
이웃 아낙네들은 백결 선생의 방아타령에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이 곡은 '방아타령'이라는 이름으로 길이길이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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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도 참 못살던 시절이 있었지요 ㅠㅠ
불과 얼마전인듯한데, 모두 그시절을 거의 잊고있어요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