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解]
隙 틈 극
駒 망아지 구
光 빛 광
陰 그늘 음
[意義]
망아지가 달리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듯한 빠른 세월을 말하며, 세월이 빠른 것은 망아지가 뛰어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시간이 매우 빠름을 비유하는 말이다.
[出典]
장자(莊子)의 지북유(知北遊).
사기(史記)의 유후세가(留侯世家).
[解義]
장자의 〈지북유〉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공자가 노자에게 크고 넓은 지도(至道)에 대하여 묻자, 노자는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
"그대는 먼저 재계(齋戒)하고 마음을 씻어내며, 그대의 지식을 깨뜨려야 합니다.
무릇 도(道)라는 것은 깊고 멀어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 박식(博識)하다는 것이 반드시 참된 앎은 아니며, 능변(能辯)이라는 것이 반드시 참된 지혜는 아닙니다. 도를 터득한 성인(聖人)은 그런 것을 버립니다.
깊은 바다와 같이, 높은 산과 같이 끝나는 데서 다시 시작되어, 만물을 운행하며 다함이 없는 것은 군자의 길입니다. 만물이 모두 이것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도(道)라는 것입니다. ....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고 있는 것은 마치 흰 말이 달려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얼핏 보는 것과 같은 순간일 뿐입니다[人生天地之間, 若白駒之過隙].
모든 사물들은 물이 솟듯 문득 생겨나서 물이 흐르듯 아득하게 사라져 가는 것입니다. 변화하여 태어났다가 또한 변화하여 죽을 뿐인데, 살아있는 것들은 이를 슬퍼하고, 사람들은 이를 비통해 합니다.
죽음이란 활통을 풀고 옷주머니를 풀듯 흩어지는 것이며, 혼백이 육신에서 빠져나가고 이에 몸이 따라가는 것이니, 이는 곧 위대한 자연으로의 복귀이다.
삶이란 형체가 없이 흩어졌던 것들이 모인 것이고, 죽음이란 모여있던 것이 흩어지는 것이니, 이는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것이지만 도(道)에 이르려는 자가 힘써 추구할 바는 아닙니다.
도(道)라는 것은 뚜렷이 보려 하면 만날 수 없고,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침묵을 해야 합니다. 도(道)라는 것은 귀로 들을 수 없으니 차라리 귀를 막고 터득함이 더 나은데, 이를 일러 크게 터득했다 하는 것입니다."
사기의 〈유후세가〉에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인생의 한 세상은 마치 흰 말이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순식간이다.
어찌 스스로 괴로워하는 것이 이와 같음에 이르겠는가[人生一世間 如白駒過隙 何至自苦如此乎].” 유후는 장량을 일컫는 말이다. 장량은 원래 성이 희(姬)인데 진시황제를 암살하려다 실패한 이후 성을 장으로 바꾼 것이다.
조선시대(朝鮮時代) 중기의 대학자인 퇴계(退溪) 이황(李滉)선생이 그 아들에게 학문을 권면하는 서신에서 이 말을 쓰고 있다.
그러나 퇴계는 망아지 구(駒)를 사마(駟馬) 사(駟)자로 바꾸어 썼다.
퇴계선생은 우리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대학자이자, 교육자(敎育者)였다.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 예안(禮安 :지금은 安東市에 병합되었음)에 도산서당(陶山書堂)을 짓고 제자들을 길렀는데, 그 제자들 가운데는 대학자나 대정치가가 많이 나와 우리나라 역사에 큰 영향(影響)을 끼쳤다.
주자(朱子)가 살았던 복건성(福建省)은 본래 별 학문(學問)이 없던 미개지(未開地)였지만, 주자(朱子) 같은 대학자가 나와 많은 제자를 교육함으로 인해서 그 이후로 복건성에서는 많은 학자들이 나와 학문이 크게 일어났다.
옛날에는 제자가 선생의 학문적 명성(名聲)을 듣고 찾아가 스승으로 모셨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스승으로 모시게 되면 평생 스승으로 섬겼다.
스승은 제자의 기질(氣質)과 취향을 잘 알기 때문에 배우는 이에게 맞는 교육을 했다.
그래서 교육적 효과가 컸다.
그리고 교통(交通)이 나쁘기 때문에 주로 서신(書信)을 주고받으며, 학문을 토론(討論)했다.
퇴계선생과 그 제자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 사이에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문제를 두고 7년 동안 서신을 주고받으며 토론(討論)한 것은 너무나 유명하다.
퇴계선생은 친구나 다른 제자들과도 많은 서신을 주고 받았다.
퇴계집(退溪集)의 반 이상이 서신으로 채워져 있다.
이 서신은 퇴계의 학문과 사상(思想)이 담겨 있는 보배로운 글이다.
그 가운데서 그 아들 준(寯)에게 독서를 권한 편지 두 통을 소개한다.
"아들 준에게.
너는 본래부터 학문에 뜻을 독실(篤實)히 두지 않았는데, 집에서 어정어정하면서 날을 보낸다면, 더욱더 학문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모름지기 속히 조카 완(完)이나 혹 뜻이 독실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책상자를 지고 절간으로 가도록 해라.
겨울 긴긴 밤에 부지런히 애써 글을 읽어라. 지금 부지런히 애써 공부하지 않는다면, 세월은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가 지나가는 것을 창틈으로 보는 것처럼 빠른 것이니, 한번 가버리고 나면 뒤쫓아가기 어렵나니라.
부디 마음에 새겨 소홀히 하지 말도록 해라. 소홀히 하지 말도록 해라."
"아들 준에게.
독서하는 데 어찌 장소를 가리겠는가? 고향(故鄕)에 있거나 서울에 있거나 간에 뜻을 세움이 어떠하냐에 달려 있을 따름이다.
십분 채찍질하고 힘써서 날마다 부지런히 힘써 공부해야지 어정어정 세월을 허송해서는 안 된다."
두 편의 서신에 공통적으로 뜻을 세우는 일과 시간을 아껴 쓰는 일을 강조하였다.
사람들이 돈이나 재물(財物)을 허비(虛費)하면 아까워하지만, 시간은 허비하면서도 아까운 줄을 모른다.
이처럼 극구광음은 평소에는 빨리 지나가는 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뒤돌아보면 인생이 매우 빨리 지나간 것을 알게 된다는 말로, 덧없는 인생의 무상 또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인생을 흘러가는 물에 비유한 말이다.
가는 세월 잡지 못하고 오는 세월 막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흘러가는 인생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순간 순간을 성실하고 진솔하게 살아가라는 성인의 말이다.
[同意語]
백구과극(白駒過隙).과극백구(過隙白駒).극구(隙駒).극사(隙駟).
[類似語]
광음여류(光陰如流).광음여시(光陰如矢).일촌광음(一寸光陰).세월여류(歲月如流).
[English]
-A glimpse of a white colt flashing past a chink in a walk.[백구과극(白駒過隙)]
-Time flies.[세월이 유수(流水)같다]
-Men's life is like boarding in the world.
[사람의 삶은 세상에서 기숙(寄宿)하는 것과 같다]
-Life is but a dream.(인생은 꿈에 지나지 않는다)
-Man's life is like a dream.(인간들의 삶은 꿈과 같다)
-The brevity of human life.(인생의 짧음)
출처:경남신문 허권수(경상대 한문학과 교수)의 한자.한문 이야기
NAVER 백과사전.풀어쓴 중국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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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세월의 유수함을 다시되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