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2011년 5월에 도보순례 한것을 옮긴 글입니다.
인처교구 50주년 도보 순례가 우리 본당인 고촌에서 출발합니다.
오시는 손님들 맞이 할겸 안내하려고 성당 진입구인 다리에 서서 그분들을 기다렸습니다.
바람소리에 내 앞의 나뭇잎들도 흔들며 환호소리를 내는 것 같았습니다.
바라보고 선 나에게 주님께서 슬그머니 말을 건네십니다.
"마리아야, 하느님이 어디있느냐고들 하면서 찾아대지만 내가 여기 있잖니?
이 나무를 봐라, 누가 만들었니? 싹을 틔우고 자라게 하고 생명을 주는 것을
너희들이 어느것 하나 만들 수 있니?"
"내가 여기에 있다는 걸 이렇게 보여 주고 있는데 왜 못보는지 안타깝구나."
"예 주님, 저는 잘 보고 있는데요. 산이며 들이며 온갖 잡초까지 아버지께서 만드신 것이잖아요.
인간이 어디하나 만들 수 있나요? 그저 즐기기만 하는데..."
맞습니다. 주님은 인간에게 좋은 것만 만들어 놓고 평화롭게, 즐겁게, 행복하게 살라는데도 우리들은 늘 한 눈만 팔지요.
조금 있으니 사람들이 등산복차림으로 여기 저기서 모여듭니다 .
걸어 오는 사람들, 차를 갖고 오는 사람들에게 성당길을 안내하고 섰는데 날이 비가 올것만 같습니다.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하네요.
시간이 다되어 저도 성당에 올라갔습니다
성당에 모여 기도를 하고 신부님으로부터 본당의 역사와 송해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강복을 받고 출발합니다.
선발대가 먼저 나서고 처음 참가한 우리는 지구대의 깃발을 따라 마지막으로 따라갑니다.
산과 들로 난 길을 따라 앞서가는 자매의 발뒤꿈치를 바라보며 걸음을 옮깁니다.
처음엔 재잘거리며 끼리끼리 얘기하며 걷다 제지당하고 한 줄로 걸어갑니다.
슬그머니 주머니를 뒤져 묵주를 꺼내고 지향은 오늘 가족미사를 넣고 순례하는 모든이의 안전을 넣고
세상의 모든 사제 수도자와 부제와 학사님들의 충실함과 덕을 청하고 우리 본당사제와 학사님두 분은 특별히 이름을 조목조목넣습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지향을 더 청한뒤에...
오늘은 정말 많이 봉헌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백단으로 목표를 잡고 시작합니다.
걸음을 옮기면서 한 손에선 묵주가 계속 굴러갑니다. 1단 2단 ...환희 ..빛, 고통..영광...다시 환희....
눈으로는 창조한 아름다운 초목을 보면서 바람소리 들으면서......
이제는 빗방울까지 끼어듭니다. 향그러운 공기와 이름모를 꽃들...
아카시아가 버선꼭지 내밀며 수줍게 얼굴을 내밀어 추억을 끌어냅니다.
그랬지요. 예전엔 저 아카시아꽃이 우리의 간식이었다는 것을...
한 손움큼 손으로 쓸어 입으로 가져가면 씹히면서 나오는 달콤한 맛과 향이...
묵주의 네가지 신비가 두번 돌으니 어느새 사우동성당입구에 도착하고..
환영나온 교우분들의 환호를 들으며 개선장군처럼 성당으로 들어갑니다.
자그마하고 아담한 성당에서 신부님의 환영인사와 성당의 연혁과 강복을 받고 간단한 간식을 대접받고 출발...
풍무동성당으로 향합니다. 비가 제법 내립니다. 우리본당 모니카자매님의 우산을 받아들고 주님께 감사드리면서 형제애를 느끼고...
감사한 마음도 넣어 기도합니다. 주님께 찬미를 영가로 봉헌하면서 가다가 다시묵주를 꺼내고 친구하며 다시 이어서 계속 합니다.
땀이 나기 시작하고 손수건으로 떨어지는 땀을 닦습니다. 모자를 안 써도 될 만큼 오늘은 걷기에는 아주 좋은 날입니다.
해가 있었다면 저는 아마도 끝까지 할 수 있었을지요. 더위를 너무타기 때문이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풍무동성당에 도착하고...
우린 또 입구에서 환대를 받고 인사를 건네고...
미사 중이어서 교육관에서 기도를 하고 신부님 강복을 받고 준비해 주신 간식 감사히 먹고 불로동으로 출발...
이제부터는 걸음이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하고...땀은 더 많이 나는데...
연신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면서 다시 묵주를...
오르막을 걸으면서 힘을 내고..몸이 지치니 말이 사라졌습니다.
조용히 걷기만 합니다. 저는 여전히 묵주를 돌리고 또 돌리며 앞사람의 발 뒤를 따라갑니다.
불로동 성당을 거쳐 김포성당에 도착하니 다리의무게가 절로 느껴집니다.
성당에 들어가 신부님의 노고에 대한 환영의 인사를 듣고 강복을 받으며 우리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따듯한 국수를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람마다 그러네요. 오늘의 순례는 참으로 좋았다고...푸른 나무와 숲사이로 난 길을 걷는 것이 좋았다고..
공동 무덤 곁을 돌아 갈때는 오늘의 내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각 순례성당마다 환대하는 교우들의 사랑을 받으며 내가 그 안에 있음을 감사하고...
저도 감사드린 오늘이었습니다. 아, 묵주기도는 조금 못채워서 집에와서 목표를 채웠습니다.
"사랑이신 주님, 오늘 순례의 여정에 초대하여 주시고 끝까지 이끌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함께한 모든 분들 축복하시고 주님안에 하나된 저희들 모습 그대로 찬미 받으소서.
찬미받으시고 영광받으소서 이제와 항상 영원히..."
첫댓글 그분께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시며.....함께 지고가신 십자가....가벼워진 만큼 듬뿍 님들의 영혼에 기쁨을 주셨을 터이니.....함께 기뻐하며 감사합니다.참....잘하셨습니다.
좋은 추억을 하나 만들어 주셨지요...주님께서...그래서 모든 게 감사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