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헤드의 범주들
Ⅰ. 궁극자the Ultimate의 범주(3개) : 일one, 다many, 창조성creativity
Ⅱ. 존재Existence의 범주(8개) : 현실적 존재자actual entity, 파악prehension, 결합체nexus, 주체적 형식subjective form, 영원한 대상eternal object, 명제proposition, 다수성multiplicity, 대비contrast.
Ⅲ. 설명의 범주(The Categories of Explanation)(27개)
Ⅳ. 범주적 제약Categoreal Obligation(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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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설명의 범주(The Categories of Explanation) 27개 중 (22), (23). (24)
(22) 현실적 존재자는 그 자신에 대하여 기능함으로써 자기 동일성self-identity을 잃지 않고도 자기 형성self-formation에 있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것은 자기 창조적self-creative이다. 그리고 그 창조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들을 하나의 정합적인 역할로 전환시킨다. 따라서 <생성>은 <부정합>으로부터 <정합>으로의 전환이며, 각각의 특정한 사례에서 그러한 전환이 달성될 때 종결된다.
(23) 이러한 자기 기능self-functioning은 현실적 존재자의 실재적인 내적 구조이다. 그것은 그 현실적 존재자의 <직접성immediacy>이다. 현실적 존재자는 그 자신의 직접성의 <주체>라 불린다.
(24) 하나의 현실적 존재자가 다른 현실적 존재자의 자기 창조에 있어서 기능한다는 것은, 전자가 후자의 현실적 존재자에 대하여 <대상화objectification>된다는 것을 말한다. 현실적 존재자의 자기 창조에 있어서 영원한 대상이 기능한다는 것은, 현실적 존재자 안으로 영원한 대상이 <진입ingression>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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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설명범주 (22)}
“현실적 존재자는 그 자신에 대하여 기능함으로써 자기 동일성self-identity을 잃지 않고도 자기 형성self-formation에 있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화이트헤드 유기체 철학에 있어서 ‘기능한다는 것’은 “어떤 현실 세계의 결합체 속에서 현실적 존재자의 결정에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설명범주 20) 화이트헤드는 설명범주 22에서 현실적 존재자는 타자에 대해서 기능할 뿐만 아니라 그 자신에 대해서도 기능한다는 점을 먼저 말하고 있다.
이때 현실적 존재자가 타자에 대해서 기능하는 것은, 주체로서의 삶을 마친(만족에 이른) 현실적 존재자가 대상적 불멸성을 획득한 후에 타자의 대상이 되어 그 타자의 결정에 기능함을 의미한다. 이때의 현실적 존재자는 자신의 삶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자기 동일성(自己同一性, self-identity)을 잃게 된다. 이러한 과정(過程, process)을 이행(移行, transition)이라고 한다.
거기에 비해 현실적 존재자가 ‘그 자신에 대해 기능한다는 것’은 타자를 받아들인(파악한) 현실적 존재자가, 타자로부터 받아들인 내용들을 자기 형성(自己形成, self-formation)에 사용함을 의미한다. 이때의 현실적 존재자는 자신의 삶이 지속되기 때문에 자기 동일성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타자를 받아들이는 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과정을 합생(合生, concresence)이라고 한다. “그것은 자기 창조적self-creative이다. 그리고 그 창조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들을 하나의 정합적인 역할로 전환시킨다.” 합생과정을 거치는 현실적 존재자가 자기를 형성시켜가는 것은 자기 창조적이다. 자기 창조과정에서의 다양한 역할들은 아직 부정합적(不整合的, inconsistence)인 상태에 있다. 이것들을 현실적 존재자는 정합적(整合的, consistence)인 역할로 전환시킨다.
“따라서 <생성>은 <부정합>으로부터 <정합>으로의 전환이며, 각각의 특정한 사례에서 그러한 전환이 달성될 때 종결된다.” 합생과정은 자기를 생성시키는 과정이고, 결국 이 생성은 부정합에서 정합으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현실적 존재자 내부에서 이러한 전환이 달성될 때 합생과정은 종결된다. 이러한 종결 상태를 화이트헤드는 만족(滿足, satisfaction)이라고 말한다.
{설명범주 (23)}
“이러한 자기 기능self-functioning은 현실적 존재자의 실재적인 내적 구조이다.” 이러한 자기 기능을 현실적 존재자의 실재적인 내적구조라고 한다. 이것은 현실적 존재자가 타자에서 받아들인 내용들을 정리해서 자기의 것으로 완전히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실재적인 내적구조란, 외부에서 들어온 물건들이 한 건물을 구성하는 자재(資材)가 되어, 그 건물을 이루는 구성요소가 된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그것은 그 현실적 존재자의 <직접성immediacy>이다. 현실적 존재자는 그 자신의 직접성의 <주체>라 불린다.” 외부에서 들어온 사물이 내적 구조로 자리를 잡게 되면 더 이상 타자가 아니라 주체의 일원으로 기능을 직접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주체의 일원으로 기능하는 것을 직접성이라 한다. 그리고 직접성을 지닌 현실적 존재자를 직접성의 주체라고 한다.
{설명범주 (24)}
“하나의 현실적 존재자가 다른 현실적 존재자의 자기 창조에 있어서 기능한다는 것은, 전자가 후자의 현실적 존재자에 대하여 <대상화objectification>된다는 것을 말한다.” 타자를 받아들여 실재적인 내적구조를 이룬 현실적 존재자는 직접성의 주체가 됨과 동시에 자신을 완성하고는 생을 마감한다. 생을 마감한 현실적 존재자는 주체성을 상실하고 대상적 불멸성을 획득해서 대상성만 지니게 된다. 대상성만 지닌 현실적 존재자는 생성 중에 있는 현실적 존재자에게 대상이 되어 그의 창조에 기능하게 된다. 이것을 대상화라고 한다.
생물의 시체는 살아가고 있는 생물의 먹이가 된다. 무생물도 생성되었다가 파괴되어 새롭게 생성되는 자에게 재료가 된다.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현실적 존재자는 자신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다른 현실적 존재자를 수용해서 자신을 만들어 가지만, 주체적 직접성을 상실한 후에는 연이어 일어나는 다른 현실적 존재자에게 대상화가 되어 자신의 몸을 내준다. 이러한 과정을 화이트헤드는 이행(移行, transition)이라고 한다.
“현실적 존재자의 자기 창조에 있어서 영원한 대상이 기능한다는 것은, 현실적 존재자 안으로 영원한 대상이 <진입ingression>한다는 것이다.” 현실적 존재자는 죽어서 연이어 일어나는 현실적 존재자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재료가 된다. 즉 죽은 자는 산자의 먹이가 된다. 물론 지금 언급하고 있는 산자와 죽은 자는 생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생물까지 포함한 모든 현실적 존재자를 말한다.
현실적 존재자에게 대상화되는 것에는 현실적인 존재자 이외에 영원한 대상(eternal entity)도 있다. 보통의 현실적인 존재자는 생성 소멸되지만, 영원한 대상은 생성 소멸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한다. 다만 영원한 대상은 홀로 허공에 존재할 수 없고, 반드시 현실적 존재자 속에 있어야 한다. 영원한 대상이 현실적 존재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화이트헤드는 진입(進入, ingression)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영원한 대상이 현실적 존재자 안에 진입해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영원한 대상은 현실적 존재자를 다른 현실적 존재자와 구분지을 수 있게 한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화이트헤드는 영원한 대상을 한정 형식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빨간 색의 의자’가 있다면, 빨간 색은 영원한 대상이다. 빨간 색이라는 영원한 대상이 진입해 있는 ‘빨간 색 의자’는 파란 색이라는 영원한 대상이 진입해 있는 ‘파란 색 의자’와 구분된다.
〈이어지는 강의 예고〉
▪ 565회(2023.12.12.) :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22), 이태호(철학박사/통청 인문학아카 데미원장) ▪ 566회(2023.12.19.) : 초연결사회의 상호연결성, 나채근(영문학박사/한국어교육학박사) ▪ 567회(2023.12.26.) : 통청 인문학아카데미 2023년 송년행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