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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충북 청원출생. △청주·충북수필·중부문학회회원 △문예한국 편집 이사. △청원문인협회 부회장. △수필집 ‘삶에 이는 여울’ ‘마중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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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의 도리를 다하며 인간답게 살다가 인간답게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인간은 인간에 의해 교육이 이뤄지고 참된 인간을 길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교직(敎職)을 다른 말로 천직(天職)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직업이란 뜻이니 그만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ROTC 7기로 임관해 전방에서 28개월간 군복무를 충실히 마치고 1971년 9월부터 교사로 시작해 정확히 37년간의 긴 세월을 2세 교육에 온갖 심혈을 기울여 왔다.
37년간 내 손을 거쳐 간 제자가 1만4500여명, 성공한 제자들이 전화를 걸려오거나 직접 찾아와 인사라도 할 때면 뿌듯한 교직의 보람을 느낀다. 볼일이 있어 시청이나 도청 은행 세무서 병원 등 어디를 가도 제자가 다가와 “저 선생님 제자예요, 어떻게 오셨어요?” 하면서 직접 필요한 서류를 해다 줄 때 고마우면서 자긍심도 가져본다.
국어교사로서 국어과목 이외에 특기 적성으로 웅변, 글쓰기, 독후감쓰기에 혼신의 정열을 기울여 지도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교육이란 참된 인간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지니고 있는 재능을 발굴 이를 활성화시키는 일일진대 30년간 시, 도, 전국대회를 합하여 백일장 및 글쓰기 대회에 403명, 독후감쓰기 대회에 365명, 웅변대회에 103명 등 모두 871명의 수상자를 배출하였고 단체상 18회 지도교사상도 30회나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6월17일부터 20일까지 8월 말일에 퇴직하는 교사를 위한 ‘사립학교교직원 정년 퇴임대비 연수’가 강원도 설악산 오색그린야드호텔에서 열렸는데 전국에서 210명이 연수를 받았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청춘이라고 아직도 20대 같은데 벌써 퇴직이라니……. 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 같아선 70세까지 학생들을 가르칠 자신이 있건만. 첫날의 연수내용은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님의 ‘NPO 그 다양하고 아름다운 세계로의 초대’ 란 강의를 들었다.
‘삶은 늘 축복이고 은혜’라고 하면서 제2의 삶을 준비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최초의 취업에서 퇴직까지를 인생의 전반전이라고 본다면 퇴직 이후를 인생의 후반전이라고 한다.
인생 후반기 10계명 중 몇 가지만 소개해 본다. △진짜 인생은 지금부터이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살아라. △가족을 위해 일한 당신, 이제 사회와 이웃을 위해 일하라. △현역에서 물러났다고 당신은 용도 폐기된 것이 아니다. 새로운 현장을 만들어 현역이 되면 된다. 오히려 당신을 원하는 곳, 진정 당신의 지혜가 빛나는 곳은 많다. △이제 이 세상에 당신이 왔다간 어떤 족적을 남길 것인지 고민하라.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당신은 이름과 추억을 남긴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니 퇴직했다고 움츠러들지 말고 새롭게 발상을 바꿀 때 새로운 세상이 보이게 마련이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하고 싶었던 일을 제대로 못했는데 이제부턴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백수란 생각을 접고 육체의 아토피가 아닌 마음의 아토피를 먼저 치료해 힘차게 앞을 향해 돌진하겠다고 다짐해본다.
둘째 날은 건강과 연금제도, 그리고 제2의 인생 ‘행복한 자산관리’에 대해 강의를 받았다. 건강의 기본조건으로 규칙적인 운동, 정상체중 유지, 충분한 수면, 금연, 적당한 음주문화, 아침식사, 간식안하기로 이것만 잘 지키면 평균 여명을 10년 이상 늘릴 수 있다니 사람의 욕심중 가장 큰 욕심이 장수(長壽)일진대 지금부터 차근차근 실천에 옮길 작정이다.
현재 연금개정이 거론되고 있어 각 부처 공무원들이 대거 명퇴 신청을 하고 있다. 우리 교직에도 똑같은 현상이다. 연금개정 되기 전에 정년 퇴직을 하니 이 또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셋째 날은 유적지 탐방으로 화창한 날씨속에 녹음짙은 설악의 향취를 맡으며 6대의 관광차에 분승하여 화진포의 김일성 별장과 이기붕, 이승만 별장을 들러보고 속초에서 싱싱한 바다회로 포식한 후, 오후엔 설악산으로 가서 비선대를 등산하며 동료 선생님들과 퇴직 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피로가 몰려와 사우나를 한다음 잠시 쉬었다가 뷔페로 식사를 하면서 친교의 시간을 가졌는데 우리 조 대표로 뽑혀 노래자랑에 나가 ‘당신이 최고야’를 신나게 부르고 선물까지 받았다. 어린 시절 수줍음을 많이 타던 내가 언제부턴가 어느 곳에 가도 적극적인 행동을 하게 될 만큼 발전을 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겠다고 작정한 순간부터 매사에 자신이 생긴 탓이리라.
마지막 날, 생활법률에 대한 강의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끝냈다. 비록 3박4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수자 모두의 마음속에 퇴직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새로운 제2인생에 도전하는 계기가 되었을 줄 믿는다.
군경력과 교사경력을 합해 39년 5개월, 홍조근정훈장을 받게 된다. 청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제부터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도전장을 던지리라’ 다짐하며 힘차게 폐달을 밟았다.
홍조근정훈장의 빛나는 영광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