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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노인 양생설(任老人 養生說) 허균(許筠)
삽주뿌리[창출(蒼朮)]
황정(黃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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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노인 양생설(任老人 養生說) 허균(許筠)
2. 약이 되는 민간 약술 창출주(蒼朮酒 삽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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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노인 양생설(任老人 養生說) 허균(許筠)
먹으면 300살이 넘도록 살 수 있다는 약재(藥材)
삽주뿌리[창출(蒼朮)] & 황정(黃精)
정지천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내과 과장
허균(許筠)은 벼슬에서 물러나 낙향하여 강릉에서 지낼 때 양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던 중에 태화현(太和縣)에서 임세속(任世續)이라는 노인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자기 나름대로의 양생술(養生術)을 깨닫고 ‘임노인 양생설(任老人 養生說)’이란 수필을 지었습니다. 허균이 임노인을 만난 것은 중국 송나라의 소동파(蘇東坡)가 강남의 노인을 만나 양생법을 들은 것과 비슷합니다.
‘임노인 양생설’에 나오는 임노인은?
임노인은 113세가 되었는데도 살결이 어린아이 같으며 얼굴에 잘 익은 대춧빛이 나서 50세 남짓한 사람 같으며 보고 듣는 것이 쇠하지 않았다. 계묘년, 1603년에 만나 보았는데, 그가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습이 젊은이와 다름이 없었다. 이력을 물었더니, “젊었을 적에 갑사(甲士)로 있다가, 신해년, 1551년에 나이가 차서 명부에서 빠져 이곳에 살았다”고 했다. 허균이 묻기를, “노인장은 특별한 방술(方術)이라도 있습니까? 어쩌면 이와 같이 건강하십니까?”하니, 노인이 말하기를, “야인(野人)이 무슨 수로 방술을 지녔겠소” 하였다. 허균이 “그럼 약이라도 복용합니까?”하고 물으니, 노인이 “복용한 적이 없소”하기에, 다시 묻기를 “세상에 진정 수양을 하지 않고도 오래 수명을 누린 이가 있습니까?”
임노인이 스스로 밝힌 생활상
노인이 말하기를 “내가 어릴 때 병이 많아 일찍 쇠약해져서 어쩌다 조금만 배불리 먹고 나면 반드시 뱃속이 더부룩하였다. 그래서 매일 5홉 정도의 묵은 쌀만 먹고, 기름진 살코기며 날것 또는 찬 음식은 먹지 아니하였다. 그렇게 10여 년을 계속하니 병이 점점 나아갔다. 40세에 아내를 잃었는데, 이때는 두 아들이 장성하여 나를 봉양하기에 충분하므로 첩을 두지 아니하고 전답을 두 아들에게 나누어 줘서 그들로 하여금 번갈아가며 먹여 주도록 하였다.
그리고 겨울과 여름에는 두꺼운 갖옷과 시원한 홑옷을 형제가 교대로 마련해 주도록 한 다음 바람이 닿지 않는 으슥한 방을 골라 거처하였다. 내 두 아들이 봉양을 잘하여 성낼 일도 없고 살림살이를 애타게 걱정하지도 않으며, 일없이 조용히 앉아서 주리면 먹고 피곤하면 잠자면서 살아온 지 60여 년이 되었다. 집이 산골짜기에 있어서 날마다 삽주뿌리와 황정(黃精)을 캐 먹었다. 이러한 세월이 오래되자 눈이 점점 밝아지고, 귀가 점점 잘 들리며, 빠졌던 이가 다시 돋아나고, 다리 힘이 점점 강건하여졌다. 두 아들이 죽은 이후에도 손자 다섯이 있어 그러한 봉양을 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진기(眞氣)를 보존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내게 어찌 별다른 방술(方術)이 있겠는가?”
임노인의 생활상에 대한 허균의 분석
“내가 노인장의 말씀을 듣고 양생하는 방술을 얻었습니다. 신선이 되는 사람은 반드시 정(精)과 기(氣)와 신(神)을 보전하는 법입니다. 노인장이 다시 장가들지 아니한 것은 ‘정(精)’을 보전한 것이고, 음식물을 가리고 배부르게 먹지 아니한 것은 ‘기(氣)’를 보전한 것이며, 화를 내거나 가사를 걱정하지 아니한 것은 ‘신(神)’을 보전한 것입니다. 이 3가지가 갖추어졌으니 그 많은 수명을 누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더구나 자신의 타고난 진기를 흔들지 않고 다만 주리면 먹고 피곤하면 잠자는 것은 바로 마음을 정정(靜定)시키는 첫째 관문이며, 삽주뿌리와 황정 또한 약 중에서 상등품입니다. 노인장은 능히 그 일을 실행하고 또 능히 그것을 복용하였으니 신선이 되어 높이 올라갈 날이 어찌 멀겠습니까?
노인이 보전했다는 정, 기, 신이란?
한의학에서 우리 몸의 삼보(三寶), 즉 3가지 보물이 정(精), 기(氣), 신(神)입니다. 왜냐하면 생명이 죽고 사는 관건이기 때문이죠. 동의보감의 양생법(養生法)이 바로 삼보를 중시하는 체제입니다. 정(精)은 인체를 구성하고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기본물질로서 음식물을 먹어서 생기는 수곡(水穀)의 정과, 자손을 이어가게 하는 생식(生殖)의 정의 2가지입니다.
기(氣)는 온몸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생명활동을 유지하게 하는 근원이 되는 것으로서 무형(無形), 무상(無象)이기 때문에 직접 관찰하기가 어렵습니다. 몸속에 기가 통행하는 곳이 경락(經絡)이고, 경락 중에서 기가 많이 모이는 곳이 경혈(經穴)로서 침과 뜸을 놓고 지압을 하는 곳이죠.
신(神)은 정신 활동의 총칭입니다. 정(精)이 기(氣)를 생기게 하고, 기(氣)는 신(神)을 생기게 하며, 또한 기(氣)는 정(精)에서 나옵니다. 그러므로 정, 기, 신은 서로 밀접한 관계로서 하나가 존재하면 모두 존재하고, 하나가 망하면 모두 망하는 것이죠.
그 당시에 113세가 넘게 살았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
사실 요즘의 최고 수명이 125세 정도라고 하는데 400년 전에 113세가 넘었다는 것은 선뜻 믿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정말 그대로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임노인이 오래도록 먹었다는 삽주뿌리와 황정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많이 쓰이고 있는 한약재로서 노화 억제 효과가 밝혀졌습니다.
삽주뿌리[창출(蒼朮)]의 효능
삽주뿌리는 한약명으로 ‘창출(蒼朮)’인데, 불로장수의 선약으로서 일명 ‘산정(山精)’이라고 합니다. 따뜻한 성질이며 쓰고 매운 맛으로 비장을 건실하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땀이 나게 하고 습기를 물리치는 효능이 있습니다. 뱃속을 따뜻하게 하고 체기를 물리쳐서 소화가 잘 되게 하고 입맛을 좋게 하며 구토와 설사를 멎게 하고 관절이나 근육의 통증에도 좋습니다. 특히 비만을 방지하는 작용이 큰데, 지방세포를 억제하고 비만 흰쥐의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삽주뿌리[창출(蒼朮)]를 먹어서 장수했다는 얘기
세종대왕 때 편찬된 의서로서 한, 당, 송, 원나라와 고려 후기 이후의 방서들을 참고하여 편찬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이 있습니다. 수많은 질병과 그에 대한 처방 및 약물이 기록되어 있는데, 특히 이름 그대로 향약, 즉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들을 모두 모아 놓은 책이죠. 향약집성방의 ‘신선방(神仙方)’에는 삽주뿌리를 먹고 불로장생하는 방법들이 나옵니다. 삽주뿌리를 가루 내어 먹거나 오래 달여 고약을 만들어 꾸준히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온갖 병이 사라져 장수하게 된다고 하였죠. 한나라의 유향(劉向)이 펴낸 신선설화집 <열선전(列仙傳)>에도 ‘연자’라는 사람이 삽주뿌리를 먹고 300살 넘게 살면서 비바람을 마음대로 일으킬 수 있었다고 적혀 있고, 신선 방약과 불로장수의 비법을 서술한 도교 서적인 <포박자(抱朴子)>에서도 신선이 되는 선약으로 삽주뿌리가 으뜸이라고 밝히고 있지요.
황정(黃精)의 효능
황정(黃精)은 만물을 기르는 황토의 정기를 듬뿍 지니고 있는 약재라고 하여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예로부터 신선들이 즐겨먹는 양식이라 하여 ‘선인유량(仙人遺糧)’, 사슴이 즐겨 먹는 풀이라 하여 ‘녹죽(鹿竹)’이라는 별명도 있지요. 황정은 뿌리를 약재로 쓰지만 줄기, 꽃, 열매, 싹 모두 먹을 수 있습니다. 황정과 비슷한 약재가 흔히 차로 마시는 둥굴레입니다.
황정은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주안(駐顔) 즉, 젊은 사람의 얼굴빛과 같이 얼굴을 늙지 않고 그대로 있게 하며 수명을 연장하여 늙지 않게 하고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불로초에 속한다고 보시면 되겠죠. 오장을 보하고 비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기운을 끌어올려주고 피부를 곱게 하며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안색을 선명하게 하며 머리카락을 검게 하고 이빨을 다시 나게 합니다. 또한 성욕이 감퇴되기 시작한 사람에게 좋은 약재로서 정력을 왕성하게 합니다. 질병을 앓은 뒤에 몸이 쇠약하고 활력이 없으며 수척해진 경우에 좋은 보약이 되고, 폐가 허약하여 마른기침을 하는 경우에도 좋습니다.
황정(黃精)을 먹고 장수했다는 옛날 얘기
옥렬이라는 신선은 황정을 먹고 338세에도 청년의 모습 그대로였다고 하며, 윤첩이라는 사람은 황정의 꽃을 먹고 수백세 장수를 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나라 무제가 어느 고을을 지나다가 밭일을 하는 한 노인의 등에서 광채가 나는 것을 보고 기이하게 생각하여 물은 즉, 동안의 이 노인이 윤이 흐르는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오직 야산의 정기를 듬뿍 간직한 황정을 캐다가 떡을 만들어 먹은 것뿐"이라고 아뢰었다는 일화도 전해옵니다. 이처럼 황정(黃精)은 자음(滋陰) 강장(强壯) 효능이 대단한 약재입니다. 또한 소갈, 즉 당뇨병의 치료에도 활용되어 왔는데, 동물실험에서 당뇨병이 유발된 흰쥐의 혈당을 저하시키고 고지혈증을 유도한 흰쥐의 혈액 내 지질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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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약이 되는 민간 약술 창출주(蒼朮酒 삽주주)
삽주주[창출주(蒼朮酒)]
약이 되는 민간 약술
위장 약한 사람에 최고 명약‘삽주주[창출주(蒼朮酒)]
■ 권혁세 | 민간요법 연구회
삽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전국의 건조한 산과 들에서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서 30~100센티미터쯤 되는데, 윗부분에서 가지가 몇 개 갈라진다. 잎은 타원형으로 어긋나고, 길이가 8~11센티미터 되며, 표면에 광택이 있다. 잎의 뒷면은 흰빛이 돌고, 가장자리에 짧은 바늘 같은 가시가 나 있다. 잎자루는 길이가 3~8센티미터쯤 된다. 봄철에 부드러운 순을 따서 나물로 무쳐 먹거나, 어린잎으로 쌈을 싸서 먹기도 한다. 꽃은 7~10월에 연한 자주색을 띤 흰색으로 피는데, 줄기 끝에 작은 꽃들이 모여 머리 모양을 이룬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어도 꽃대는 그대로 남아 있다. 땅속의 뿌리줄기는 굵고 길며, 마디가 있다. 이것이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것으로 이름난 약재이다.
삽주는 오래 먹으면 무병장수할 수 있는 약초로 알려져 있다. 허균의 『임노인 양생설(任老人 養生說)』을 보면, 강릉 지방에 사는 노인이 102살인데도 살결이 어린아이 같고 얼굴에서는 잘 익은 대춧빛이 돌아 연유를 물었더니 젊어서부터 삽주 뿌리를 먹었다고 하는 내용이 나온다. 뿌리를 캐 보면 묵은 뿌리 밑에 새 뿌리가 달려 있는데, 묵은 뿌리를 창출(蒼朮)이라 하고, 새 뿌리를 백출(白朮)이라고 부른다.
삽주의 뿌리에는 아트락틸론이라는 정유(精油) 성분이 2~3.2퍼센트 들어 있다. 이 정유 성분의 향기가 후각을 자극하여 반사적으로 위액의 분비를 촉진한다. 또 아트락티롤, 비타민 A·D, 디아스타제, 이눌린 등 성분이 진정작용을 하여 신경쇠약증이나 우울증에 도움을 준다. 또한 삽주는 간세포 손상을 막는 보호 기능이 뛰어나고, 식도암 세포의 억제·항균·혈당 강하·이뇨 작용 등의 효능도 있다.
전통의학에서 보는 삽주는 위와 장이 허약한 사람에게 더할 수 없는 명약이라 할 수 있다. 맛이 매우면서 쓰고, 성질이 따뜻하며, 약성이 비장과 위장에 작용한다. 비위의 습기를 제거하여 위장기능을 돕는 조습건비(燥濕健脾), 장기의 풍기와 습기를 없애는 거풍습(祛風濕), 땀을 나게 하는 발한(發汗), 눈을 맑게 하는 명목(明目) 작용이 있다. 특히 배가 더부룩하면서 메스껍거나, 구토와 묽은 변이 나오는 증상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설사, 위산과다, 위· 십이지장궤양 등의 증상에도 쓰인다.
삽주의 발한작용은 감기로 인해 열이 나면서 오슬오슬 춥고, 두통이 나면서 코가 막히는 등의 증상을 가라앉힌다. 또 명목작용은 야맹증이나 백내장, 눈이 침침하고 눈을 뜨기가 거북한 증상을 좋게 한다. 이 경우 효능을 높이기 위해 돼지의 간이나 양의 간 속에 삽주 뿌리를 넣고 달여서 복용하기도 한다. 이밖에 삽주는 이뇨작용도 있어 사지의 관절이 붓고 아프면서 무거운 증상에 효험을 보인다.
창출과 백출은 약성이 조금 다른데, 창출은 땀을 나게 하는 작용이 세고, 백출은 오히려 땀을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다. 또 몸 안의 물기를 없애는 작용은 창출이 더 세고, 위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은 백출이 더 낫다. 따라서 비만인 사람이 살을 빼려고 하는 데에는 창출이 더 낫고, 위와 장의 기능이 허약한 데에는 백출이 더 낫다. 옛날에는 창출과 백출을 가리지 않고 썼으나, 요즘은 백출을 더 많이 쓴다.
약술 담그는 법 창출주(蒼朮酒 삽주주)
1. 뿌리를 11월에 채취하여 깨끗이 씻은 다음, 얇게 썰어서 햇빛에 말린다. 약재상에서 쉽게 구할 수도 있는데, 백출과 창출을 함께 섞어서 이용해도 좋다.
2. 말린 뿌리 2백 그램을 알코올 도수 30도 이상의 소주 1.8리터와 함께 용기에 넣고 밀봉하다.
3.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서 3~6개월 동안 숙성시키면 향긋한 삽주술이 된다.
적응증
1. 냉병(冷病) : 손, 발, 허리, 또는 배가 항상 차가운 증세이다. 주로 여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소주잔으로 한 잔씩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 10~20일 정도 공복에 복용한다.
2. 당뇨 : 오줌에 당이 많이 나오는 경우로 심한 구갈증으로 입안이 타면서 밤중에 5~6회 정도 오줌을 누게 된다. 소주잔으로 한 잔씩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 20~30일 정도 공복에 복용한다.
3. 감기 : 이마에 열이 나면서 추위를 탄다. 이때 땀을 내기 위해 삽주술을 마신다. 소주잔으로 한 잔씩 1~3회 정도 공복에 복용한다.
주의점
1. 오래 복용해도 무방하다. 단, 3일에 1일 정도는 쉬어 가며 복용하는 게 좋다.
2.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사람은 금한다. 또 복용 중에는 고등어, 복숭아, 자두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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