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 색에 대한 여러가지 오해들이 있는 것 같아 상세 정보를 정리해 봅니다.
1. 러버 색에 따른 성능 차이에 대해서
검정색이 더 회전이 많고 적색이 회전이 더 적다는 편견이 있습니다만,
러버 표면의 색은 색소에 의해 결정되고 색소가 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카본 가루가 들어가서 그 영향이 있다거나,
흑색이 더 끌림이 많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성능을 알지 못 하고 추측하는 것입니다.
2. 러버의 색이 흑색과 적색으로 나뉘게 된 이유는?
과거에는 러버 색에 대한 규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국 선수들이 같은 색 러버를 양면에 붙이되, 한쪽은 핌플 인, 다른 쪽은 핌플 아웃 러버를 사용해서,
라켓을 돌려 가면서 경기를 해 패권을 거머쥐는 일이 있었습니다.
ITTF에서는 같은 색의 다른 성질 러버를 사용할 경우 예측 가능성을 크게 제한하여
탁구 경기에 대한 흥미가 반감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핌플아웃 러버를 경기에서 퇴출시키는 문제를 검토하게 됩니다.
당시 한국과 중국 등 숏핌플 아웃 러버, 롱핌플 아웃 러버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있던 국가에서는
해당 러버의 퇴출이 선수 생명을 앗아가는 가혹한 조치이며,
탁구 경기의 흥미도 반감시킬 것이라는 것을 주장하며 퇴출을 반대하였습니다.
반면 유럽 중심의 ITTF 내부에서는 핌플인 러버로만 경기를 치르는 것이 탁구 부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중국, 한국측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어 러버의 퇴출은 무산되었고,
대신 양쪽 러버의 색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자고 결론지어졌습니다.
그래서 양면 러버의 색을 다르게 하기 위해 세부 논의를 거듭한 결과,
흑백 티브이에서도 구분되면서 서로 반대되는 두 색으로 적색과 흑색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 결과 일펜 블레이드에도 후면에 검정색을 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펜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전면 러버는 적색이 일반화 되었습니다.)
3. 중국 선수들이 흑색을 주로 전면에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이것은 DHS 내부의 정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DHS는 일반 판매분 러버와 구분하여 선수용 러버들을 개발, 보급해 왔고,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러버를 일반 러버와 가름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오렌지 색 스폰지와는 정반대의
파란색 스폰지를 선수들에게 보급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파란색 스폰지의 경우 적색 표층 아래에 붙이게 되면
적색 표층에 파란색이 비쳐들면서 검정색에 가깝게 보이게 되는 결과를 빚습니다.
이것은 표층이 스폰지 색을 얼마나 투과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만약 표층이 빛 투과를 많이 하지 않아 어떤 스폰지 색을 쓰던지 선명한 적색을 띈다고 하면
스폰지 색상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블루 스폰지에 다소 투명도가 높은 표층을 사용하려고 한다면 결국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 DHS는 보다 안전하도록 블루 스폰지의 표층을 흑색으로 한정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국대용 블루 스폰지 러버는 적색이 아닌 흑색 표층 러버만 사용되었고,
국대 선수들이 포핸드에 이 러버를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흑색 표층, 블루 스폰지 러버가
마치 중국의 표준적 포핸드 러버인 것처럼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4. ITTF에서는 스폰지 색상도 규제하는가?
ITTF에서는 스폰지 색상을 규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검정색 스폰지, 블루 스폰지, 보라색 스폰지 등을 사용할 경우,
표층이 얇거나 혹은 투명도가 있어 스폰지 색상을 투과하게 되면,
선명한 적색이 안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스폰지를 사용하여 러버를 생산할 경우
적색 표층을 아주 강한 적색의 불투명 재질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는 선명하게 구분되는 적색과 흑색이라는 기준을 애매하게 준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서 투명한 재질의 탑시트로 러버를 만들 경우
표층의 색을 그대로 나타내 주는 연한 색의 크림색 스폰지나
비교적 표층에 영향을 덜 주는 오렌지, 노란색 스폰지 들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강한 적색으로 투명도가 낮은 탑시트 재질을 사용한 러버들은 과감하게 흑색, 청색 등을 스폰지 컬러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5. 스폰지 색상과 성능에는 차이가 있는가?
역시 스폰지 색상과 성능은 색소 차이 외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과거 스티가에서 카본 가루를 사용한 스폰지를 도입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색소가 아닌 카본 가루라는 별도의 물질이 사용된 것이므로 예외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중국 선수들이 흑색 러버를 전면에 많이 사용하는 것은
DHS에서 일반 러버와 구분된 국대 러버를 제작할 때 스폰지 색을 오렌지 색과 정반대 되는 청색을 사용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색과 러버의 특성, 성능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도움 되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아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궁금했던 사항들이 깔끔히 정리된 느낌입니다.
한방에 정리 됐네요~^^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새로운 내용을 알았네요.
그러면 흑색 표면이 오염도를 판별하기 쉬워서라는 것도 세간의 오해인가요?
그 부분은 저로서는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깔끔해요. 💕
앞면에 검은 러버 쓰면 살짝 경계합니다. '이분 고수신가?'
우와 너무 재밌네요 ㅎㅎ!! 유익하구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예전에 동일러버 적/흑색을 부스팅을 해서 사용한적이 있는데 검정색보다 빨간색이 오징어처럼 말리는 현상이 심했습니다. 반발력도 검정색보다 빨간색이 더 좋았었구요~ 한두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빨간색이 말리는현상이 심해서 저는 러버색상에 따른 차이는 있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말리는 현상은 두 가지 원인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1. 탑시트보다 스폰지가 작은 경우 : 과거 일부러 스폰지를 작게 붙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붙일 때 스폰지를 늘려서 펴게 되는데 그때 물리적으로 (화학적 원인이 아닌) 스폰지가 늘려져 탄성이 증가될 수 있습니다.
2. 공장 부스팅을 적용한 스폰지에 탑시트를 결합한 경우 부스팅이 빠지면서 말리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경험하신 것은 색상의 차이가 아니라 생산 시기나 부스팅의 정도가 달라 일어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 선수들한테 러버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던 영상에서 가장 좋다고 말한 러버는 평소에 언급조차 되지 못했던 것중 하나였다고 하네요.
만약 적색과 흑색중 감각적으로 느끼셨던 부분을 블라인드 테스트를 몇번 거치고도 결과가 동일하다면 좀 더 신빙성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독일, 일본, 중국 제조 공장 여러 곳 중에서 색소 차이에 의한 성능 차이를 인정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스폰지 색상은 최종 사양이 결정된 뒤에도 선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1년만참자님께 대한 답글이었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 차이는 개체 편차 범위보다 작기 때문에 사용자가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고, 제품이 달라지면 탑시트도 달라지므로 일반 사용자가 스폰지 색상에 의한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말도 거기 함께 들어 있었죠.
스폰지만이 아니고 탑시트도 빨간색이 검은색보다 더 좋지만 개체편차와 생산편차 차이가 더 크므로 그것도 일반인이 제대로 차이를 느낄 수는 없다는 것도 함께 설명되어 있었죠.
그런데, 스폰지 색상만으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차이를 느끼든 말든 하려면 탑시트가 똑같고 색상 외의 스폰지 스펙도 똑같아야 할 텐데 그렇게 나오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탑시트 색상 달라서 스폰지 색상 바꾸는 경우 제외)
스폰지 색상 달리할 경우는 대개 스폰지 색상만 다른게 아니라 성능도 다른 것이므로 차이가 안 느껴지면 안되고요.
무엇과 무엇을 비교해 보고 차이를 못 느끼셨다는 것인가요?
탑시트는 똑같고 스폰지 스펙도 같지만 스폰지 색상만이 다른 어떤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 보고 차이를 느끼지 못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요즘도 나오는지요?
제가 쓴 글이 아닐 듯 합니다.
스폰지 색상은 색소 차이에 불과합니다.
(제조사에서 특성이 다른 스폰지에 다른 색상을 적용하는 경우는 흔히 있습니다.)
그냥 똑같은 러버라고 보면 되는데...이게 납득이 안되나보더라고요. 워낙 이래저래 말이 많으니 심리적인 작용도 하는 것 같고요. 개체 차이 수준도 안되는 미묘한 차이를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조사에서 동일 규격으로 판매한 이상 성능상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는 거죠 뭐..후처리에 의해서 무언가 다른 현상이 생길 수 있다치지만 그것 역시 변수가 너무 많아서 러버 자체가 가지는 차이라고 할 수도 없고요.
"내가 몇차례나 써봤는데 틀리다는거 확실히 느꼈다." 고 말하는 분들한테는 성능비교분석, 블라인드 테스트, 제작표준시방서등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궁금했던 내용인데~~깔끔하네요^^
역시 멋집니다^^
중국선수들만 검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전면을 흑색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남규감독이 유튜브에서 적색러버가 흑색러버보다 반발력 있다고 하더군요. 전후면 동일한 새러버 시타해본 결과 흑색이 안정감 있어 전 항상 전면에 흑색러버를 사용합니다. 볼 컨트롤 가능하시다면 확연한 차이를 느끼실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테스트해보심 알 수 있지 않을까요??
흑색 표면에 카본 가루가 들어간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일까요? 저로서는 그런 사례를 접해보지 못 했습니다. 흑색은 색소로 만들어 냅니다. 또 카본 가루가 들어간다고 탄성이 늘어난다는 것도 증명되지 않은 추정입니다.
천연 고무, 합성 고무는 자체적으로 탄성을 지니지만 카본 가루는 그냥 가루입니다. 블레이드 목재 글루층 사이에 개어넣어서 금속성 특성을 더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러버 표층 탄성 강화에 도움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 검정 색소가 곧 카본이군요. 감사합니다 😊
댓글을 달은게 있었는데 쓰고나니 의도완 다르게 혹시나 제가 대댓글 달은 댓글 작성자분의 기분이 상할 수도 있겠다싶어 삭제하였습니다.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실이 아니라도 사실처럼 이해되는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영상내용을
글로 남겨주셨네요
엄청 감사합니다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