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生)이라 함은 만물의 번영함과 같고 사(死)라 함은 만물의 조락(凋落)함과 같다. 그런 즉 번영(繁榮)이 곧 조락의 근본이요 조락이 곧 번영의 근본이다.
사람의 생사도 이와 같아서 같은 뿌리 다른 가지에 그 간극(間隙)이 석화전광(石火電光)이다. 이른바 달자(達者)의 중대한 관념을 치(置)할 바 아니나, 지우(智愚) 현불초(賢不肖)를 물론하고 생사에 대한 관념이 가볍고 무거운 차별까지는 있을지라도 완전히 무심타고는 칭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른바 우(愚)와 불초인(不肖人)의 경우에 있어서는 아무리 수유간(須臾間)이라도 자기를 위하여 무수한 행복과 영원한 안락을 몽상(夢想) 아니하지 못함으로, 그 생에 대한 금성철벽(金城鐵壁)의 견고한 관념이 경경불기(耿耿不己)할 것이다.
지(智)와 현(賢)의 사람의 경우에 있어서 여하한 인연이든지 이 몸이 이 세상에 기탁한 이상에 초복으로 더불어 한가지 썩어지기는 무의미한 일이다.
특히 사람을 위하고 자기를 위하는 가운데 도덕으로 일신을 닦으며 공덕으로 만물을 피(被)하여 즐거움을 즐기고 사람의 근심을 근심하니, 생사의 관념은 동일한 경우나 그 가볍고 무거움의 차별은 과연 어떠한가.
사람의 생사관이 그 정도를 따라 이와 같이 부동하니, 이는 세간상에 있는 면부득(免不得)의 차별이거니와, 약출세간상(若出世間相)에 거하여 논할진데 생사거래가 청천(淸天)에 뜬구름이 일어났다 흩어짐과 같으니, 나의 법신당체에 환화공신(幻化空身)의 거래도 또 다시 이와 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