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막회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에 펭귄시장이라는 재밌는 이름을 가진 작은 재래시장이 있습니다. 2008년 8월까지는 신림8동이었지만 현재는 조원동이라 불리는 동네에 있는 신림중앙시장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펭귄시장입니다. 어떤 연유로 이런 귀여운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신림중앙시장이란 명칭보다는 펭귄시장이 훨씬 더 입에 잘 붙습니다.
금천경찰서(舊 남부경찰서) 뒷편 길을 따라 신도브래뉴아파트 쪽으로 가다 보면 펭귄시장이 나옵니다. 그 곳의 장외골목에 종로곱창이란 상호를 내건 곱창집이 있습니다. 곱창집이라곤 하지만 소의 것은 취급을 안하고 상대적으로 싼 돼지의 것을 주로 취급합니다. 이 집의 얼굴마담은 야채순대곱창볶음이지만 갑판장이 꼽는 진짜 주인공은 막창소금구이입니다. 사전적 의미의 (돼지)막창은 맨 마지막 창자로 대창의 끝부분인 직장을 일컷으나 음식점에서 파는 대부분의 막창은 대장부위 전체를 뭉뚱그려 일컷습니다.
종로곱창의 메뉴판(2014년 7월)/조원동 펭귄시장
소, 돼지, 닭, 생선 등의 정육도 잘 먹습니다만 값싼 부속물도 몹시 잘 먹는 갑판장입니다. 헌데 소의 것은 어찌된 영문인지 곱창이나 특양, 막창 등의 부속물을 식당에서 사먹을라 치면 정육값을 뺨 때릴 정도로 고가로 매겨져 있습니다. 국내산이야 그렇다쳐도 특양의 경우에는 수입산마저도 가격이 무시무시하여 선뜻 사먹기를 망설이게 됩니다. 게다가 곱창이나 대창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기름을 제대로 손질하지도 않은 채 잔뜩 달아놓아 그 무게마저도 보테 곱절로 비싼 값을 치루기 일수입니다. 소의 내장류에 비해 돼지의 것은 그나마 저렴한 비용으로 식당에서 사먹을 수 있습니다. 비싸봐야 1인분에 1만원 안팎이니 말입니다.
막창소금구이(연탄)
막창구이는 쥔장이 초벌로 익혀서 나오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게 내줍니다. 속이 깊은 웍에서 익힌 후에 철망소쿠리에 담아 연탄불에서 직화로 불기운을 입히는데 이 때 지푸라기를 태워 훈연향을 쬐입니다. 이렇게 초벌을 한 막창을 새송이, 마늘, 양파 등과 함께 팬에 옮겨 담아 손님상에 내줍니다. 막창구이에는 새끼보도 약간 섞여 나옵니다.
막 익혀 나온 막창은 가급적 빨리 그 상태 그대로 몇 점을 맛볼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이 지푸리기의 훈연향이 배인 막창의 고소한 맛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테이블로 나와 가스불 위에 얹은 팬에서 막창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훈연향은 그 기운을 잃고 또 미뢰세포가 이런저런 맛에 길들여질수록 점점 입맛이 무뎌지기에 나중에는 막창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없게 됩니다.
막창+부추무침+매운소스
막창 본연의 맛을 즐겼다면 그 다음은 곁음식과의 조합을 통해 내 입맛에 맛는 맛을 찾아 먹으면 됩니다. 갑판장은 막창에 절임무와 매운소스를 더한 조합이 그 중 낫습니다. 무절임의 아삭함감이 졸깃몰캉한 막창에 더해지니 씹는 재미가 배가됩니다.
항상 그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부추무침의 숨이 살아 있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쫗습니다.
막창+깻잎절임
앞접시에 미리 깻잎절임을 여러 장 덜어놓고 막창을 먹을 때마다 한 장씩 떼어가며 먹으면 편합니다.
새끼보+무절임+깻잎절임
막창과 새끼보 모두 잡내를 잘 잡아서 비위가 약한 사람도 별 불평없이 먹을 수 있는 쉬운 맛입니다.
야채곱창
대개의 손님들은 야채볶음(또는 치즈야채볶음)을 먹다가 추가로 밥볶이를 합니다만 갑판장네는 우선 막창구이를 먹은 후에 야채곱창을 추가했습니다. 첫 주문시 모든 메뉴 공히 2인분 이상 주문을 받습니다만 추가의 경우에는 1인분씩도 가능합니다. 야채곱창에는 손대도 섞여 있습니다.
야채곱창(볶음)이야 양념의 맛이 반이니 아주 못하는 집 빼고는 거개가 비슷한 맛입니다. 돼지똥내 안나는 야들한 돼지곱창에 쥔장의 후한 인심이 더해지면 맛없기도 힘듭니다. 그런데도 간혹 맛없는 집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벽면낙서/펭귄시장 종로곱창
갑판장에 앞서 펭귄시장내 종로곱창에서 막창구이를 여러 차례 맛을 본 하모군의 아빠 모우현씨曰 '이런 맛이라면 굳이 왕십리까지 갈 필요가 없지요.'랍니다. 갑판장도 이하동문입니다. 갑판장과 동행했던 선장님은 깻잎절임과 무절임 등 반찬류의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다며 아마도 식당측에서 직접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을 하였습니다. 펭귄시장의 종로곱창은 깡통테이블이 예닐곱 개 정도인 시장통의 작은 음식점입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왜 펭귄시장이라 불릴까요?
첫댓글 별로 재미없는 내용이네요.
" 펭귄시장. 이름이 참 특이하죠?
지금은 이름이 달라졌지만, 예전에 이 시장 바로 옆에 펭귄아파트라는 아파트가 있었다고 해서 펭귄시장이라고 부른답니다. "
앗! 귀한 첩보 감사합니다. 꾸벅
요즘은 "왕십리곱창"이라는 이름을 단 가게나 트럭이 많이 보이더만...
이슬이 안주로 불내나는 곱창, 막창 많한것도 없지 ㅎㅎ
더 좋은 게 있지. 강구막회..
휴가 다녀오시면
이곳을 떡밥으로 저를 낚아주시기 바랍니다.
냉큼 물어드리겠습니다.
터~~헙
미끼~~흔들흔들~~~
@강구호 갑판장 부산에서 흔드시면 어떡하십니까 ㅠ.ㅠ
@푸른 마산에서 참복국으로 해장한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