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윈(Big win)’ 경험 뒤 도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A(16) 군은 모바일 광고를 보고 도박 사이트에 처음 접속했다. 5만 원을 베팅해 100만 원을 따는 ‘빅 윈’을 경험한 후,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돈을 베팅하기 시작했다. 기대와 달리 잃는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A 군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3~8월 사이 절도 2번, 중고거래 사기를 6번 저질렀다. 집 안의 고가물건을 처분하는 등 50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탕진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A 군에 대해 지난달 23일 소년분류심사원 8주 수감 결정을 내렸다.
게임을 하듯 호기심에 도박을 시작했다가 헤어나오지 못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사기, 학교폭력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등 청소년 도박 중독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 따르면, 도박 관련 상담을 받으러 온 10대는 2017년 503명에서 지난해 1242명으로 4년 사이 2.5배로 증가했다. 올해 1~6월까지 10대 상담 인원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656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10대들이 온라인 도박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B(17) 군도 처음에 친구 따라 온라인 도박을 시작했다. 이 게임은 5분마다 새 게임이 시작되고, 베팅 횟수에 제한이 없다. 한 번에 30만 원을 따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총 4000만 원을 탕진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경우 도박 중독에 빠지면 다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금이 부족한 10대들은 도박을 계속하기 위해 사기, 절도, 학교폭력 등 2차 범죄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도박 관련 10대 피의자 수는 120명으로 3년 전(95명)에 비해 26% 늘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기통제력이 약한 청소년은 도박이 주는 스릴감에 중독되기 쉽다”며 “도박비를 마련하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21004010710033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