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5. 토요일
통영의 추도를 다녀오며 ...
생각을 비우러 간 여행에서
생각만 많이 하다 결국 후련하게 씻고 왔다. 잔잔한 감동만이 남아 주변을 감싼다.
저조한 성적?
누구를 원망할 필요도 없다.
모든건 내 책임.
나름 신경쓴다고 썼는데 팀원들의 호응이 없으니 내 감각이 잘못된 것이리라~
그러나 나는 흐뭇함을 느꼈다.
가을이라 딱 맞췄는데... 딱 좋더라.
티비에 몇번씩 나오고 가을만 되면 낚시의 성지라 떠들어대는덴
이유가 있는 참한 섬이더라. 다만 관리를 안해서 그렇지...ㅋ
오죽하면 이름도 가을 秋를 쓴 秋島.(가을 섬) 아니겠는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세상을 사는데 제일 중요한 건
오늘.
오늘이 내게 주어진 가장 값비싼 선물이라 본다.
그러기에 그 선물을 제 가치대로 이쁘게 만들어 주고 싶었을 뿐.
아름다운 길 걸으며 오래오래 잊고 싶지 않은 날을 만들고팠는데 ~
희안하게도 말이 씨앗된다고
큰산 개척산행으로(가시밭길을 헤쳐나간다고) 저절로 그렇게 각인되어 버렸다.ㅋㅋ
늘 그렇지만 ... 쉽게 잊을 뿐이지.
새벽부터 조이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달려간다.
느긋하이 3시반에 출발하면 되었는데 회원들이 못나온다고 4시로 시작시간을 잡으니
휴게소 한번 안들리고~ 김밥한줄로 아침을 떼우며 달려가도.
도착하니 6시30분.
마음은 조급하고~
오줌 마려운걸 참아가며 통영여객터미널에 부리나케 달려가 표를 끊는데...
추도 가는 배는 큰배가 아니더라?
정원이 50명.
아슬아슬하게 25명 등록을 한다.
하늘의 도움인지 가는 인원이 많았으면 몽땅 못 들어갈 뻔했다. ㅎㅎ
나보다 16초 늦게온 낚시꾼 셋은 자동으로 튕겨져 나간다.
와... 얄짤없네?
꼴랑 3명 인데 '정원초과'라 끊어주지 않더라?
대신 다른 섬으로 가라고 안내해준다.. 허얼~
세월호 이후 우리나라 사정이 많이 바뀌었다.
표 끊는 아주머니가 씩 쳐다보더니~
"대장님인가봐요? 진짜 운 좋으시네? 이 시간에 이렇게 오면 백프로 못들어가는데 ...
오늘 주말인데 희안하이 사람없네? 복 받았어요~! "
알지?
갑자기 소름이 등허리부터 쫙 퍼져가는거 ...
우린 복터졌다.ㅋㅋ
아무것도 모른척 씩씩하게 승선해서 룰루랄라 추도로 달려간다.
추도.. 배타고 1시간10분이나 달려가야 만날 수 있더라.
여행가기에는 참 좋은 날씨다.
오붓하이~ 배 귀티 바닥에 앉아 엉덩이에 진동 느끼며
편하게 둘러앉아 일출하는 붉은 바다 보며 소박하고 단촐한 마음으로~
소주한잔 나누니 그저 작품이다.
뭔가를 전달하기도 좋았고, 같이 이해시키려 힘들지 않아 좋았다.
[섬산행코스]
미조선착장- 용두도- 미조선착장- 후박나무- 동백숲- 큰산 정상(193m)- 개척산행 짜릿하게 - 샛갯끝-
추도해수욕장- 마을(선인장)- 한목선착장- 수리(오리)바위- 작은산정상(130m, 추도등대)- 한목선착장
순서가 중요한 포인트~!
반드시 샛갯끝에서 나와 추도해수욕장 지나 작은산 입구가 나오는데
거기서 길이 먹었기에 오르지말고~ 한목선착장으로 먼저가
수리바위 갔다가 작은산 정상으로 갈 것. 그래야 걷기에 좋다.
문제는 "큰산"에서 발생한다.
올라갈때까진 자연림이라 너무 좋았는데 지나치게 좋아버린게 문제다.
섬이라고 스틱도 안가져오고, 등산화도 안신고 멋 부린다고 그냥 이쁜신발 신고 왔는데..
덴장~ 큰산 정상 부분에서 길이 끊긴 것이다.
사람들 손길이 안 닿으니 숲이 길을 먹어버려~
즉, 잡풀과 가시나무들이 길을 덮어 등로가 다 막혀버린것~!
첨에는 조금만 뚫고 가다 보면 길을 만날 수 있을것 같았는데...
완전 잘못 판단했다.
원시림의 자연 산은 결코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가시덩쿨 찔려가며 놀라고, 거미줄 덮어 쓰이며 헤쳐나가도
길은 안보이니... 당연히 뒤에선 난리가 났다.
어쩌긴 어째?
개척산행으로 길을 찾아야지... 뭐~!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날 따라오라고 강하게 주지시키고!!
씩씩하게 개척을 한다.
섬에 네비도 되었다 안되었다 위치도 불명확하고, 대강 앞 방향을 보고 헤치고 나가는데 억시기 갑갑하다.
선두에서 미안하고, 당황스럽고...
그런 불안정한 마음으로 치고나가긴 가는데, 제대로 가는지 불안해도
표를 낼 수도 없다. 다들 나만 믿고 있기에... ㅎㅎ
종길형이 특별출연해~ 선두로 먼저 내려가 길까지 봐준다.
든든하다.
이렇듯 주변인들의 따뜻한 협조가 나를 감동으로 이끌어 힘을 내게 만든다.
우리는 절대 혼자 사는게 아니다. 어울려 사는거다.
하지만 가시덩쿨은 끝없이 앞길을 막고 내 마음을 괴롭힌다.
내사 평소 산행하며 흔히 겪는 거지만, 섬산행 따라 온 초보 회원들은 얼마나 낯설겠는가?
그분들에게 미안한거지...
산은 뻔하다.
방향을 보고 치고 나가면 결국 길을 만날 수 있거든...
가는 길이 힘들어 그렇지 ㅋㅋ
이렇듯~ 길을 잘못들어 개척을 하게 된다면 단합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로가 믿고 같이 따르면 해결될 것을
중구난방 떠들어대면 일은 커지기만 할 뿐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개고생 시킨 보람이 있어
결국 헤치고 나가보니 묵은 길을 만나 "샛개끝"으로 향한다.
유명 관광지인 거기도 거미줄들이 다 먹어서 개판이다.
내가 제거한 거미줄이 몇 십판인지 헤아릴 수 있을까?
다들 힘들었다고~ 간단히 막걸리 한잔하고 사진을 찍고, 즐기고 논다.
멋진 뷰가 큰산의 고생을 완전히 없애주더라~ ㅋㅋ
바닷가로 빠져 해수욕장 구경 좀 하고, 작은산 입구로 온다.
작은산은 생략하고, 바로 대항항으로 뺀다.
우린 즐기러 온거지, 노가다하러 온게 아니자너?ㅋㅋ
이 빠른 포기가 더 편한 길을 만나게 해주더라~
거기 대항항 옆에 수리봉 가는 멋진 산책길을 이용할 것~!
수리봉은 꼭 가서 찍어봐야 한다.
멋진 산책로로 너무도 이쁘더라. 큰산보다는 작은산 등로가 너무너무 이뻤다.
그렇게 골고루 경험한 추도 여행.
많은 회원들 마음에 어떻게 각인되었을지~ ㅋㅋ
다시 한목항에서 배를 타고 나가 통영시장 회로 멋진하루를 빛나게 마무리해낸다.
캬아, 진짜 회가 너무 달더라는..ㅋㅋ
멀리서 찬조해주신 회원님을 비롯 모든 분들에게 고맙고,
총평해보면 추도는 이쁜 섬이지만 관리를 안해 아쉬움이 남는다.
어쩌면 그러기에 더더욱 자연 그대로의 섬임을 느끼게 해주는건 아닐지~
대신 뜻하지 않게 골고루 모든 것을 경험해보는 멋진 추억을 만들었다.
자, 이제 11월 마지막 한번 남았다~!
나도 좀 자유롭게 떠나보자~ 시달리지 말고~
후박나무 앞에서~
큰산 오르는 원시림 앞에서~ (요때까진 그저 좋았지. 길이 먹은줄 우찌 예상이라도 했겠나?)
자연의 신비로운 워터체인~
샛갯끝 가기 전 이쁜 조망터~
샛갯끝이다.
와우~ 경치는 백만불짜리다. ㅎㅎ
추도해수욕장 건너서 작은산 입구쪽으로 올라가는길~
가정집이 이쁘다.
선인장 추도인증 장소~ ㅋㅋ
저 동상에 가려고 별짓을 다했는데 집이 완전 숲에 먹혀버렸다. 들어가질 못하겠더라~
대신 인사나 드리고~
여기는 작은산 등산로~
작은산 정상~ ㅋㅋ(정상석이 등대라 너무 커서~ )
거북이 섬과 뽀뽀~~ 아이 좋다. ㅋ
이렇게 좋은 곳이다. 작은산 등산로~~
첫댓글 추도는 아직 가보지 못했네요
날씨도 좋고 푸른 바다를 보니 제가 감슴이 뻥 뚫린것 같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멋진 코스 인것 같네요
기회되면 꼭 가보고 싶네요
모든 일행들이 행복해 하시는 모습이 넘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바람쐬이러 가시면 좋을 듯 합니다
혹, 낚시 좋아하시면 낚시꾼들의 성지라니...그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늘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
날씨도 좋은 날에 추도여행을 만끽하셨네요.
대원들 보다 본인께서 더 즐기신 느낌입니다요.~
섬주변의 풍광이 운치있게 드러납니다.
덕분에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