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부활이나 성탄 대축일을 복되게 맞이하기 위해 교리공부, 희생, 극기, 희사 등의 준비를 하였는데, 그러한 공로를 갖추었는지의 의무를 시험하기 위하여 사제가 교리 찰고(察考, 일종의 시험)를 하였고, 그 절차의 마지막은 고해성사로 이루어졌다.
지금은 교리 찰고 등의 과정은 거의 생략되고 성찰이나 피정 등을 통해서 고해성사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3.판공성사의 의무
♣ 한국 교회에서는 '신자들이 1년에 적어도 2번 이상은 고해성사를 받고 성체를 영해야 한다'고 최소한의 신앙생활을 정해두고 있다. 이러한 최소한의 신앙생활을 점검하는 것을 '판공'이라고 하며 이때에 받는 고해성사를 '판공성사'라고 한다.
판공성사를 받는 시기는 예수 부활대축일 전(봄 판공)과 성탄 전(가을 판공)이며, 이때에는 성사표를 통해 고해성사를 받았다는 확인을 하여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교적에 기록한다.
판공성사의 의무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부활 판공성사이다. 부활 판공성사를 부득이한 사정으로 부활시기에 받지 못하면 성탄 판공 때나 다른 때에라도 받아야 한다.
♣ 판공성사는 원칙적으로 자신이 소속된 본당에서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정 상 다른 성당에서 받을 수도 있는데 이 때에는 반드시 성사 받은 성당 사무실에 판공성사표를 제출하여 소속 본당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회에서는 이를 토대로 사목과 교회 행정 등의 자료로 활용한다. 물론 개인적인 사항을 들어 공개적으로 말을 할 수는 없다.
4. 판공성사의 이해.
♣ 판공성사가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고 의무적인 성사라는 점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거부반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판공성사의 취지를 생각해 보면 그렇게 과민하게 반응할 일은 아니다.
♣ 우리가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병을 얻은 다음에만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고 병을 얻기 전에 병원에서 검사를 하여 큰 병도 조기에 발견함으로서 치료를 용이하게 하려는 노력으로 '정기검진'을 한다. 이것도 또한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이와 비슷하게 영적으로도 자신이 느끼지는 못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성찰을 하고 고해성사를 통해서 영혼을 점검하고 건강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결코 어리석거나 부담스러운 일은 아닐 것이다.
♣ 다른 이유로는 고해성사의 은총을 들 수 있다.
고해성사는 사제를 통해서 하는 것이지만, 예수님께 의탁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어디를 가시든지 병든 사람을 고쳐주시고, 악마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해방시켜 주셨으며, 죄인을 용서해 주셨다.
예수께서는 그 사업을 사도들에게 전수하셨고(마태18,18 참조), 승천하신 후에도 사도들을 통해서 그 일을 계속하시기를 원하셨으며 또 그렇게 하셨다.(마르16,20 참조)
♣ 만일, 예수께서 친히 나타나셨다고 한다면 대부분의 신자들이 그분께 달려가서 치유를 받고 축복을 받으려고 할 것이다. 판공성사 또는 고해성사는 우리를 건강하게 지켜 주시려는 사랑의 의무이며 은총의 기회라고 보는 것이 옳다.
5. 관련항목.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마태18,18)
"제자들은 사방으로 나가 이 복음을 전하였다. 그리고 주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셨으며,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게 하심으로써 그들이 전한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증명해 주셨다."(마르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