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위씨, 33세, 양곡공파, 1958년생, 장흥 장평출신, 前대한변협회장)
최근 개헌문제를 두고 여·야 국회의원들 사이에 언쟁이 뜨겁다. 양측의 내용 중 어느 쪽이 옳은가의 문제는 별론(別論)으로 하더라도 툭하면 국회의 업무가 마비되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국회의원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임의대로 그 업무자체를 내팽개칠 수는 없다.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는 것이 있으면 서로 간 치열한 논쟁을 통하여‘무엇이 최선인지’해결책을 이끌어내고, 국민의 여론에 호소하여 이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답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갈등이 있다고 해서 습관적으로 본연의 임무 자체를 방기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보고 자신들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한 직무유기가 계속해서 다시 발생할 수 없도록 무언가 제도적 방지책도 생각해 봐야한다.
응급실의 환자에 대한 치료를 앞두고 의료진들이 그 치료방법이나 의견들이 대립된다고 해서 치료를 중단한 채 방기해버린다면 그 환자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의 법안처리는 국민의 생명·재산에 직결되는 것이다. 적어도 국회의원이 회기에 불출석하고 회기를 정쟁으로 인한 사유 때문에 무단 중단시키는 경우에는 그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 한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루소는‘국민은 선거 날만 주인이고 선거 날 이후에는 노예로 돌아간다’고 갈파한 바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의민주주의 모순점을 잘 드러내 주는 말이다. 무릇 국민들은 국회의원에게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개헌과정에서‘국회의원 국민 소환제’도입을 검토해 볼만하다. 국민소환제는 국민들이 국회의원의 업무를 게을리 한 사유를 들어 국회의원을 파면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법학자들 간에는 국민이 직접 뽑은 국회의원을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의원직을 국민이 거둬들이는 국민 소환제에 대하여, 적극 도입해야한다는 견해, 그 정치적 악용사례를 걱정하는 견해가 있는 등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적어도 그 소환요건을 추상적으로 정하지 아니하고 국회에서의 ‘회기출석, 상임위운영’등 기본적 임무를 저버린 행위를 기본적 요건으로 하여 소환 요건을 정하면 그 남용 소지를 잠재울 수 있고, 국민들의 주권 반영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판단, 형사적 판단 외에 국회의원들의 기본적 임무를 저버린 행위에 대한 견제책으로 국회의원 소환제를 도입한다면 적어도 다음 선거 날이 오기 전이라도 유권자인 국민이 국회의원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국회에도 적용시켜 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회기에 불출석하거나 정쟁으로 인하여 국회가 일하지 않는 기간에는 세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감액하는 것이다. 스웨덴, 프랑스에서는 이미 국회의원이 결근하면 그날의 세비는 지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회기 표결에 불참하거나 회의에 불출석하면 의정활동 비용을 삭감한다고 하며, 심지어 벨기에에서는 표결 불출석의원에게는 벌금까지 매긴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정은 어떠한가? 형사 사건으로 구속기소 되어 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어 아무런 일을 할 수 없는 국회의원에게도 형의 확정 전까지는 세비가 지급된다.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도피중이거나 정쟁으로 인하여 국회일정을 모두 올 스톱시켜 공전되어도 세비지급에 있어서는 아무런 불이익이 없으니 혈세를 내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진다.
스웨덴 국회의원은 1명의 정책보좌관이 4명의 의원을 공동으로 보좌한다고 한다. 개인 보좌관도 전용차도 없이 일한다. 덴마크 국회의원도 자전거로 출근한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직접 전화를 받고 스케줄을 짜고 하지만 1인당 의원 발의 법안 수는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보수는 1인당 국민소득의 5.27배인데 스웨덴은 1.7배, 덴마크는1.84배 정도이다.
이제는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특권자가 아닌 봉사자로서 일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나 당파이익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미래의 국가와 사회를 어떻게 선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국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선거 때 말로만 공약하는 것이 아니라 임기 내내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존경받고 국가가 중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 본다.
위철환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사려깊으신 논조와 시대상황에 적합한 글입니다.
모두가 공감가는 훌륭한 제안인 듯 합니다
이러한 내용이 꼭 반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휼륭하고 좋은글을 쓰셔서 올려 주셨군요.
응원합니다.
덴마크 국회의원을 보면
우리나라 국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알것 같습니다
얼핏하면 자기 이익을 위해 싸움질이나 하고,
막말하는 국회의원은 이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고,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구구절절옳으신말씀이네요공감이갑니다
우리나라국회의원들만보면짜증이납니다
국회의원수도줄여여한다고생각하고있읍니다또7.8의보좌관제도는무엇입니까?
내용에 공감합니다. 위정자(為政者) 모두가 군림하지 않는 국민의 봉사자가 되어 올바른 정치를 하시길 희망해 봅니다.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