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서북으로 갈래를 친 금남 호남 정맥이
진안군과 완주군의 경계인 주화산에서 두 갈래를 치는데
주화산에서 북쪽으로 금남 정맥을 보내고
호남 정맥이 남진하며 만덕산, 경각산, 오봉산, 내장산, 백암산, 추월산을 지나
용추봉에서 동쪽으로 지맥 하나를 나눈다
이 지맥은 세자봉을 솟구쳐 놓고, 여분산, 장군봉을 지나 큰 지붕으로 일컫는 회문산으로 뻗어나가
섬진강에 가라앉는 약25km의 산길인데 '회문지맥'이라 일컫는다
오늘 우리는 그 회문지맥을 따라 회문산을 향해 가다가 사실재에서 꼬리를 내리고 하산을 하게 된다
절편 3개로 점심을 대신하는 바람에 휴식시간이 짧다
덕분에 산악회 시간에 맞추어 도착을 할 수 있었지만
내 뒤로도 적지않은 인원들이 시간을 넘겨 도착을 하였다
11:16 전북 순창군 쌍치면과 구림면의 경계지점인 '밤재' 출발
신선대(神仙臺)
산행 시작 7분만에 만나는 신선대는 그 이름과는 달리 아무 특징도 조망도 없는 밋밋한 언덕배기다
세자봉이 바로 앞에 서 있고, 오른쪽으로 멀리 여분산이 보인다
임도를 건너고
세자봉으로 오르는 도중의 전망대에 서니 멀리 담양의 추월산이 삐쭉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50 세자봉(世子峰) / 산행시간 : 34분
세자봉(世子峰)은 임금(금상/今上) 앞에서
스승격인 북쪽의 국사봉(國師峰/깃대봉)의 가르침을 받는 형국이어서 얻은 이름이다
회문산 옆 장군봉(투구봉 또는 신선봉)은 투구를 쓰고 장검으로 무장하여 임금을 호위하는 호위대장 역할을 하는데
세자봉은 회문산과 임금이 태어날 군왕지지인 여분산을 이어주는 산줄기이다
저기 보이는 저 산이 여분산이다
왼쪽으로 보이는 저 봉우리는 깃대봉이고
다시 임도로 내려서서
12:10 여분산 갈림길
여기 여분산 갈림길에서 왼쪽 능선으로 올라가서 여분산으로 가기로 한다
오룩스 맵에는 임도를 따라 가다가 오르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나오지만 무시하기로 한다
12:26 높다란 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684.8봉
684.8봉에 배낭을 벗어 놓고 왕복 1.8km 거리의 여분산으로 갔다 오기로 하고
저 앞에 보이는 여분산으로 향한다
12:47 여분산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31분
여분산(如粉山 773.2m)은 꽃가루(분粉)와 같은(여如) 산이라는 의미이다
산 동북쪽에 벌통산이 있는데, 벌은 꽃가루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또, 여분산은 임금이 태어날 군왕지지(君王之地)인 산으로
왼쪽에 세자봉을 두고 북쪽에는 세자의 스승격인 깃대봉(국사봉)을, 북동쪽에는 임금의 호위대장인 장군봉을 두고
그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는 산이다
여분산 북쪽의 금상골은 풍수지리상 천기를 누설하면 안 될 군왕이 태어날 명당(君王之地)으로
임금을 지칭하는 금상(今上)인데 금이 나온다는 금상(金箱)으로 바꿔 표기했다고 한다
‘이태’가 쓴 소설 ‘남부군’에는
회문산과 장군봉 투구바위, 엽운산(獵雲山/여분산), 용골산 등에서 빨치산 활동이 활발했다고 나온다
회문산 북쪽 섬진강변의 ‘히여터’는 그들의 병원이 있었고
오늘 우리의 산행 날머리 금상마을 아래 ‘황계’와 ‘배트레’는 그들이 ‘트’를 잡은 아지트였다
여분산 정상에서의 추월산 능선 모습
줌인한 추월산
13:07 다시 684.8봉으로 돌아와서
저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상상봉과 깃대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617.6봉을 지나고
상상봉을 향해 계속 간다
13:38 상상봉 / 산행시간 : 2시간 22분
여기서도 배낭은 벗어두고 깃대봉으로 간다
깃대봉까지는 왕복 1.6km 거리다
중간의 임도를 가로지르고 오르는데
깃대봉으로 가는 전위봉에서 오늘 처음으로 소나무 군락을 본다
겨울산의 마른 나무잎과 갈색만 보다가 싱그러운 초록을 보니 눈이 시원해지는데
어쩐일인지 오늘 산행에서 소나무 보기가 쉽지 않다
13:58 깃대봉 / 산행시간 : 2시간 42분
남쪽의 세자봉(世子峰)을 가르치는 스승산으로 국사봉(國師峰)으로도 불린다
깃대봉이라는 이름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국가 발전에 공로가 있는 백성에게 나라에서 사패지(賜牌地)를 하사하면
그곳에 깃대를 세워 공적을 기렸다 하여 붙은 이름인데
함안조씨의 사패지가 있는 회문산 동쪽 자락에 있는 임실군 덕치면의 깃대봉이 그 예다
두 번째는 일제 강점기 때 가장 전망이 좋은 산에 삼각점을 설치하고
그곳에 빨간 깃대를 꽂아 측량을 하였던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깃대봉이라는 이름이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상상봉에서 내리막길을 한동안 내려온 뒤
다시 오르막으로 접어들어 라희봉 고지를 지나고
14:48 신광사재에서 직진을 하면
예전에 신광사라는 암자가 있어 붙여졌다는 신광사재는
서쪽의 쌍치면 양촌마을과 동쪽의 구림면 금창마을을 잇는 사람의 왕래가 많았던 고개였다
14:56 넓다란 평지에 도착을 하게 되는데, 이정목에는 '라희봉고지'라고 적혀 있다
6·25 전쟁 때 순창경찰서 쌍치지서장으로 있으면서
빨치산과 싸워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전사한 라희봉(羅熙捧) 경감의 업적비
여기에서도 배낭은 벗어둔 채 라희봉으로 향한다
라희봉이 가까워지자 여기에서도 소나무 군락을 본다
15:12 라희봉(羅熙峰) 도착 / 산행시간 : 3시간 56분
순창경찰서 쌍치지서장 라희봉(羅熙捧) 경감의 이름을 딴 봉우리다
정상석 대신 삼각점이 있고
나무가지에 정상임을 알리는 리본들이 걸려 나부끼고 있다
라희봉에서 돌아와 쏟아져 내리는 급경사 내리막을 한참동안 조심스럽게 내려오는데
내 앞의 장선생은 두 번이나 미끌어진다
고개를 돌려 뒤돌아 본 라희봉
15:50 사실재
사실재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두리봉 능선 모습
사실재로 내려서기 전에 도중에 두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없었다
사실재에서 임도를 따라 10여분 내려가다가
임도가 왼쪽으로 크게 꺾이는 지점에서 오른쪽 산비탈길을 타고 올라 두리봉으로 가야 한다
산비탈길을 올라 두리봉으로 향하는 능선길 초입 모습
16:08 두리봉 / 산행시간 : 4시간 52분
헬기장 같은 넓직한 봉우리에 무덤 1기가 자리를 하고 있는 두리봉
두리봉에서 하산하는 길도 급경사 내리막에 길 마져도 희미하여 내려오는데 애를 먹는다
내내 함께 한 장선생은 오늘 내 앞에서 4번이나 미끌어졌는데
미끌어지기 선수인 나는 장선생 덕분에 오늘은 한 번도 미끌어지지 않았다^^
이윽고, 마지막 임도로 내려서서 왼쪽으로 금상마을로 간다
16:24 금상마을회관 인근 도로가의 산악회버스로 돌아와 오늘의 여정을 마감한다
오후4시30분이 산악회 회귀시각인데 가까스로 시간안에 도착을 하였지만
아직도 많은 회원들이 도착을 하지 않았다
(총 산행시간 : 5시간 8분)
첫댓글 안녕하세요
딜라일라님이 미끌어지기 선수? 첨 듣는 말인데...
다리에 힘이 빠졌는지? 아님 먹는 게 부실해서 인지?
눈물이 앞을...
에고~
형님 마음을 아프게 했네요^^ 신발이 닳아서 그런가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