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사랑하고 환대할 줄 아는 사람(마22:35-40)
2026.2.1 김상수목사(안흥교회)
“환대가 사랑이다”는 2026년도 우리교회의 표어이자 방향성이다. 이것을 위해 새해 첫 주일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본문으로 ‘환대는 사랑의 실천방법이며, 환대는 단지 기독교 윤리의 한 부분이 아니라, 복음의 본질인 것을 강조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환대의 절정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시간에는 이러한 환대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각각 ‘친절한 배려’와 ‘선교’를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주일에는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환대 받는 방법’으로서, 먼저 대접하라는 황금률(마7;12)의 말씀을 함께 나누었다.
오늘은 “환대가 사랑이다”는 표어와 관련된 마지막 설교이다. 오늘 설교말씀의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면, 오늘 말씀의 핵심은 이것이다.
“하나님을 위하여 자신을 사랑하라!”
단순한 말씀 같지만 이 말씀을 자세히 보라. 누구를 위하여 누구를 사랑하라고 했는가? ‘하나님을 위하여(for God)’, ‘자신을 사랑하라’고 했다.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 없이, 자신을 위해서, 자신을 사랑한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을 위해서 자신을 사랑할 것을 말씀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결국은 이것이 하나님과 우리들 자신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다.
중세시대(12세기) 클레르보의 성 버나드(St. Bernard of Clairvaux: 1090-1153)라는 경건한 수도사가 있었다. “날 구원하신 예수님(찬송262장)”, “구주를 생각만 해도”(찬송가85장)“, ”오 거룩하신 주님“(찬송가145장) 등이 바로 성 버나드가 작사한 찬송들이다. 이 분은 유럽 전역에 163개의 수도원을 세웠고, 뛰어난 신앙심과 깊은 영성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가하면 버나드는 저서들을 통해서 역대 교황들의 권력투쟁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교회개혁의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버나드를 ‘인류역사상 최고의 수도사이며,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버나드는 깊은 묵상과 사랑을 실천하는 중에 사랑에는 4단계가 있으며, 가장 최고의 사랑은 ‘하나님을 위해서 자기 자신까지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1단계(자신을 위하여,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 ---> 단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
- 2단계(자신을 위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 --->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
- 3단계(하나님을 위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 --> 자신의 삶은 없고 하나님만을 위해 살려는 사람.
- 4단계(하나님을 위하여,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시는지를 깨닫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그가 이처럼 말한 이유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을 담고 있는 ‘나’를 사랑하고 존귀하게 여기는 것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 존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우리는 흔히 ‘나는 희생하고 하나님만 나타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하나님을 정말 사랑하는 이러한 마음과 자세는 너무나 필요하고 고귀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작 우리의 아버지 되신 하나님은 당신 혼자만 영광을 다 받고, 우리들은 희생만 하고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들 자신이 얼마나 존귀한 사람인지를 깨닫고, 자녀들에게 주시는 풍성한 삶을 누리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환대할 줄 아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환대하고 사랑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였었는지’ 그리고 ‘내가 누구여야할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 설교의 본문말씀이 바로 이 점을 말씀한다. 오늘 본문 말씀에서 예수님은 구약의 모든 말씀의 결론을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으로 요약하셨다(마22:35-40). 다 같이 다시 한 번 읽어 보자.
“35 그 중의 한 율법사가 예수를 시험하여 묻되 36 선생님 율법 중에서 어느 계명이 크니이까 37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38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39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as yourself) 사랑하라 하셨으니 40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 22:35-40)
야고보서의 저자인 야고보는 이 두 계명을 “최고의 법(the royal law)”이라고 했다(약2:8-9).
“8 너희가 만일 성경에 기록된 대로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as yourself) 하라 하신 최고의 법(the royal law)을 지키면 잘하는 것이거니와 9 만일 너희가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면 죄를 짓는 것이니 율법이 너희를 범법자로 정죄하리라”(약2:8-9)
이 말씀들을 자세히 보면, 주님이 주신 최고의 법(the royal law)의 기준이 있다. 바로 “네 자신 같이”라는 말씀이다. 이웃을 사랑하되,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은, 이웃이 마치 ‘내 자신’인 것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이다(이웃=나). 사람은 자기 자신을 돌봄에 있어서 무조건적이다. 만약 자신의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어떤 대가나 조건을 바라지 않고 치료한다. 왜 그럴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자신을 사랑해야 하지만 이와 동시에 성경은 너무 과다한 자기애나 자신을 부당하게 경멸하거나 하찮은 것으로 취급하는 것도 금한다. 이런 모습은 자신을 환대하는 모습이 아니고, 우리(나)를 지으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태도도 아니다. 만약 우리들이 자신을 천하게 여긴다면 남들이 나를 좋아할까? 그렇지 않다. 나 자신도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데, 누가 나를 환대해 주겠는가? 그렇기에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며 환대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나)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확신한다.
어느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다. 대장암이 온 몸에 퍼져서 죽음을 맞이했던 47살 되신 여(女)성도님이 있었다. 그분이 죽기 일주일 전쯤에 심방을 온 목회자에게 울면서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은 이제 곧 죽을 것 같은데, 남편이나 자식에게는 미안한 생각은 별로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남편은 평생을 집안 일 한번 돌봐준 적이 없었고, 또 죽도록 빌딩청소를 하면서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 자신에게는 너무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그녀는 남은 환대하면서도 자신을 환대하지는 않았다. 자기는 47년을 살면서 자신에게는 맛있는 고기 한번 사준 적도 없고, 예쁜 옷도 해 입힌 적도 없고, 좋은 곳에 구경도 시켜주지 않았는데, 덜컥 병이 나서 죽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너무너무 미안하다는 것이다. 마음이 숙연해 지는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기 자신에게 잘해줘야 할까, 잘 안 해줘야 할까? 잘해줘야 한다. 이것은 남녀노소 누구든 상관없이 다 해당된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들이여, 그러므로 하나님을 위하여 자신을 사랑하고, 존귀하게 여기며, 환대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본심이고(렘27:11, 애3:33), 하나님과 우리들 모두가 행복하게 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이를 위해서 ‘복음적인 버킷 리스트’를 적어보고 이를 실행할 것을 권면 드린다(적거나 생각한 것을 구역모임 때, 나눠보라). 버킷 리스트(Bucket List)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적어보는 것을 말한다(일종의 소원목록). 예를 들어 ‘나는 크루즈선을 타고 해외여행을 하고 싶다.’ 등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보고, 그것을 지금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간에 특별히 권면하고 싶은 것은 죽기 전에 ‘하나님을 위하고, 나를 사랑하고 환대하는 마음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지금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이것이 하나님을 위해서 자신을 사랑하고 환대하는 것이다.
| 죽기 전에 하나님과 나를 위해 꼭 해보고 싶은 일들(복음적인 버킷 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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