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직접 촬영한 러시아 영화 '브조프'(도전이라는 뜻, 감독:클림 쉬펜코)의 예고편을 새해 첫날 깜짝 공개한 제작사가 7일 영화 포스터를 예고편-2와 함께 공개했다.
우주 영화 '브조프' 포스터
우주에서 찍은 러시아 영화 '브조프'의 새 예고편이 공개됐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로시스카야 가제타(RGRU)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포스터와 추가 예고편이 공개된 영화 '브조프'는 러시아 TV 채널 '채널-1'과 러시아 연방우주국 등이 공동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사상 처음으로 우주공간에서 직접 영화 '씬'(장면)을 촬영한 작품이다. 러시아 개봉은 4월 12일(우주인의 날)이고, 비디오 공개는 4월 20일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은 한달간의 우주비행 훈련을 거쳐 직접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가 우주 비행사를 수술한 외과 전공 여의사 제냐(율리야 페레실드 분)다. 그녀는 감독과 함께 ISS으로 날아갔다. 비행 훈련부터 우주 비행, ISS 진입및 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면이 '실제 상황'이다. 특히 민간인이 우주비행을 위해 받아야 하는 고된 훈련과 그 과정에서 극복해야 하는 인간의 한계, 고민 등도 스크린에 담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ISS에서 발생한 기막힌 사고로, 우주 비행사에게 긴급 수술이 필요하자 제냐가 ISS로 날아가 무중력 상태에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낸다는 것. 본격적인 우주 여행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영화의 모든 장면이 실제상황이라, 우주여행 다큐멘터리를 보듯 실감이 날 것 같다. 긴박한 상황을 지켜불 때마다 가슴을 졸일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쉽게 접하지 못한 우주 비행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우주 영화 '브조프' 예고편 장면들/캡처
주연 여배우와 감독은 지난 2021년 10월 5일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우주 비행사인 안톤 슈카플레로프가 조종하는 '소유즈 MS-19'를 타고 ISS로 떠났다. ISS에 머문 12일간, 총 30시간 분량의 장면을 촬영했는데, 영화에는 30분 가량 들어갔다고 한다.
주인공 제냐로 분한 율리야 페레실드(37)는 러시아 영화 '변방'(Край), '세바스토폴 전투'(Битва за Севастополь, 국내에서는 '세바스토폴 상륙작전'), '디카프리오에게 전화를'(Звоните ДиКаприо) 등에서 열연했다. 국내 영화 케이블 채널에서 한때 꾸준히 방영된 '세바스토폴 상륙작전'에서 여군 저격수 '루드밀라'로 나온 그 여배우다.
페레쉴드는 촬영이 끝난 뒤 "ISS에서는 모든 게 새롭고 예상치 못한 것들이었다"며 “IS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으로 살아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쉬펜코 감독은 "말 그대로 5명으로 우주에서 영화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면서 "물론 많은 우주비행 전문가들과 함께 긴 준비 기간을 거쳤지만, ISS에서 촬영은 5명으로 충분했다"고 말했다.
더 힐:톰 크루즈가 러시아 영화 '브조프'에 대적하기 위해 우주에서 촬영한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올해들어 '브조프'의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톱 스타 톰 크루즈를 앞세운 '우주 영화' 촬영 소식이 나오고 있다. 미 의회 매체인 '더 힐'은 지난 1월 중순 할리우드가 '브조프'에 대적하는 '우주 영화'을 찍을 것이라며 "2024년 말 이전에 톰 크루자가 우주여행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미-러 양국 간의 '우주 영화' 경쟁은 일찌감치 시작됐으나, '브조프' 촬영 일정이 확정될 즈음, 미국은 우주 영화 제작 계획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