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구마 수확을 하고 텃밭 관리를 했습니다.
고구마는 120일 정도 키운 뒤에 수확을 하는데 요즘은 수확일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농사지을 때 기후 변화에 주의해야겠습니다.
실습장 공동 텃밭에 심은 고구마는 잎이며 줄기며 아주 잘 자랐는데 고구마 열매가 어떤 상황인지
궁금했습니다. 줄기를 걷어내고 두 사람씩 삽으로 양쪽에서 흙을 들어내고 고구마를 캤습니다.
고구마, 고구마, 고구마, 고구마, 고구마.....
무수히 많은 고구마들이 땅 바깥으로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많은 고구마를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일부 고구마 중에는 씨름 선수 팔뚝만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시골 집에 키운 고구마는 웬일인지 열매가 거의 열리지 않아 망했습니다.
거름이 부족한 것인지 물주기가 부족한 것인지
동네 사람들이 고구마는 심어만 두면 잘 자란다고 했는데 우리밭과 저는 예외였습니다.
내년에는 정신차리고 키워야겠습니다. 밭 만들 때 거름을 많이 주고,
물을 제때 제때 잘 주고, 풀 관리를 잘하고 그러면 오늘 실습장에서 캔 고구마의 반이라도 자라겠지요?
지난 주 추석 전날(9월 28일)에도 밭에 나왔었습니다. 그때 여름농사 텃밭에는 고추나무가
또 2 그루나 죽어가고 있어서 뽑아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멀쩡한 고추나무의 고추들도
성장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고추 중간 중간에 검정 자국이 많이 보였습니다. 썩은 것은 아닌데
병에 걸렸던 모양입니다.
오늘 보니 고추나무들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검은 점이 생긴 고추가 10중 8, 9입니다. 거의 모든
고추들이 점박이 상태입니다. 고추 크기도 적고 매운 청양 고추인데 매운 맛도 없었습니다.
이제 고추들과 이별할 때인 모양입니다. 그 밑에서 열심히 자라고 있는 땅콩에게 더 많은 바람과
햇빛이 가도록 3 그루 남은 고추 나무를 모두 제거했습니다.
심어놓은 오이 4그루에서 지난 주에 굵직한 오이를 5개 정도 땄는데 오늘도 그 정도를 땄습니다.
갓과 상추가 잘자랐습니다. 요즘 날씨에는 이 작물들이 역시 잘자라나 봅니다.
내년에 농사지을 때는 이것을 잘 기억해둬야겠습니다.
여름 텃밭에 세워둔 고추 지지대며 오이 지지대를 오늘 모두 철거했습니다.
이어서 가을 작물 텃밭으로 옯겨서 텃밭 관리를 했습니다.
한랭사 안의 배추는 지난 주에 2개 정도 제거를 해주었는데 오늘도 한랭사가 넘치게 꽉차있어서
또 2개를 제거해주었습니다. 배추 상태는 바깥 잎사귀는 모두 곰보배추이고 안쪽 잎사귀는 모두 주근깨 배추입니다.
벌레들이 조그마한 알을 얼마나 많이 까놓았는지 노랑 배추잎이 까맣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바깥 쪽 잎사귀들을 걷어내고 집으로 가져와 절여놓고 보니 말짱한 절임배추가 되었습니다.
곰보가 된 일부 잎사귀들도 절여놓으니 곰보자국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무공해, 무농약 배추 잎을 버린 것이 후회가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전부 다 가져와야겠습니다.
오늘 한랭사도 모두 철거했습니다. 벌레들이 땅 속에서 나오니 한랭사 안의 벌레를 철저하게 박멸하지 못하면
한랭사가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벌레들이 한랭사 안에서 갇히게 되니 위기의식을 느낀 건지
엄청나게 많은 알을 낳는 것 같습니다. 배추 1개당 알이 만개는 넘는 것 같았습니다.
배추 옆과 주위에 심은 갓이며 무며, 당근, 쪽파가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요즘 선선한 날씨가 이들 작물에게는
아주 딱 좋은 모양입니다. 갓은 손바닥보다 더 크게 자라고 있고 당근은 이파리가 제법 무성해졌습니다.
일부 속아서 집에 가져왔습니다. 어떤 분이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집에 가져와 인터넷을 뒤져보니
셀러드로 먹을 수 있고 나물로 혹은 겉절이로도 해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중국식으로 기름에 볶아서
먹어봤는데 먹을 만 했습니다. 당근은 잎파리에 좋은 영양분이 더 많이 있다고 합니다.
당근은 솎아 줄 때마다 솎는 일이 번거롭고 또 많은 이파리를 버리면서 당근농사는 생산성이 별로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당근은 봄여름에도 잘 자라고 가을 철에도 잘 자라니 셀러드 키우는 셈치고
키워서 잎도 먹고 뿌리도 먹어야겠습니다.
오늘은 텃밭 관리를 마치고 장기동에서 열리는 팜파티에 가보았습니다.
빙둘러 아파트가 있고 한 가운데 텃밭이 있는 모습이 참 특이했습니다. 도시 가운데 담긴 농촌의 모습이었습니다.
생태 화장실이 모두 잠겨 있어 주변 도시인들의 민원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서 잠시 자원봉사를 하면서 다음 작물에 대해서 알게된 내용이 있어 적어둡니다.
1) 작두콩
작두콩은 안에 들은 콩을 먹는 것도 좋지만 콩을 감싸고 있는 콩깍지를 우려먹는 것도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완전히 익지 않은 콩깍지를 물에 삶아서(혹은 쪄서) 얇게 썬 다음에 잘 말려서, (그리고 불로 덖어서)
차로 우려 먹으면 비염, 변비, 항암에 효과있고 그리고 눈 건강에도 좋다고 합니다. 시중에서 한 움큼에
1만원정도하니 고급차 수준입니다. 팜파티에서는 콩깍지 하나에 2천원에 팔았는데 제법 팔렸습니다.
2) 땅콩 호박
단맛이 강한 호박입니다. 땅콩 같이 생긴 것 같기도 하고, 혹은 호리병같이 생긴 호박인데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판매를 돕다가 5천원에 작은 것 두개를 사서 집에
가져와 직접 삶아 먹어보았습니다. 단호박 보다 약간 더 단맛이 났습니다. 땅콩호박은
요즘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호박이라고 합니다. 호박중에는 항암효과가 제일이고 키우기도 쉽다고 하니
씨앗을 잘 말려서 내년에 키워볼 생각입니다.
3) 푸룬
서양자두라고도 하는데 실습장에서 그리고 동문 체육대회날 운동장에서 먹어본 보라색 과일입니다.
그게 무얼까? 생각했는데 팜파티에 푸룬을 파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이 푸룬은 인기가 너무 많아
금방 다 팔려버렸습니다. 판매하는 자원봉사자들도 너도나도 사갔던 과일입니다.
이 과일도 국내에 알려진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맛도 좋고 또 상품으로도 인기가 많아 키워보고 싶은 과일입니다.
말린 푸룬은 정말 맛이 있지요. 그런데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팜파티에서는 고추도 팔고, 고구마도 팔았는데 잠시나마 농작물을 파는 농부가 되어봤습니다.
남에게 농작물을 파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고추는 한봉지에 5천원 큰 것은 1만2천원에
팔았는데 제가 있을 때 (박선생님의 각별한 노력으로) 겨우 1봉지 팔렸습니다. 고구마도 1만원에 1박스 팔렸고요.
고추를 파는 것 보다는 고추를 가공해서 예를 들면 고추전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 더 잘팔리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고구마도 군 고구마가 더 인기가 있었습니다. 혹시 고구마 전이나 고구마 라떼를 만들어 팔면 좀 더 파티분위기가 나고
잘 팔리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체험코너가 3군데 있었는데 모두 인기가 있었습니다. 잠자리채만들기, 비누만들기, 야생화로 수건만들기였습니다.
물건을 사면 이러한 체험코너 참가가 가능했는데 저는 비누만들기를 해봤습니다. 야생화로 손수건만들기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남자들은 한명도 보이지 않아서 역시나 했습니다. 꽃 좋아하는 남자, 손수건 챙기는 남자는
아무래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팜파티에 막걸리 코너나 생맥주 코너가 있었으면 남자들도 많았겠지요.
행사장 주변에 높이 올라간 아파트들을 바라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장기동 텃밭은 처음 가봤는데
참 독특한 분위기에 흥미롭고 부러운 동네였습니다. 아이들도 많고 인구도 많고 아파트도 많고 가까운 곳에 텃밭도 있고
주변도 깨끗하고 조용하고 여러가지로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