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굽은 나무는 평생을 굽어 자란다. 그만큼 어린 시절의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정말 맞는 말이다. 나는 요즘 내가 쓴 글에서 자주 오타를 발견한다. 업로드 할 때는 몰랐는데 다음에 들어가서 읽어 보면 영락없이 오타가 한 두 개씩이나 발견 된다. 스마트폰의 글자판이 작은 것도 문제겠지만 눈도 많이 침침해서 그렇거니 하고 받아들인다. 짧은 댓글을 달 때도 오타가 나오니 이제는 거의 포기 수준이다.
그러나 오타가 발생하는데는 타자치는 타법의 문제가 더 크다. 나는 처음 타자를 배울 때 정식으로 배우지 못했다. 워드 프로세스가 처음 등잘했을 때 논물을 쓰기 위해 적당히 배우다 보니 소위 독수리 타법을 구사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뒤로 몇 번 고쳐 보려고 노력해 보았으나 고치지 못하고 지금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손가락을 다섯 개 사용하는 사람과 세 개를 사용하는 사람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그러다 보니 자주 오타가 생겨서 글을 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오타도 자주 발생하세 된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이 억울하고 분하기 까지 하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하루에 적게는 두시간 많게는 여덟시간 이상을 컴퓨터와 붙어서 산다. 그러니 얼마나 글 쓸일이 많겠는가? 그런데 정작 글을 쓰는 본인은 글 쓰는 도구를 영 잘못 사용하고 있으니 얼마나 불편하고 힘이 들겠는가?
무엇이든지 처음부터 바르게 배우는 게 중요하다. 운동도 마찬가지고 인생도 마찬가지다. 처음 버릇을 잘못 들여 놓으면 평생을 후회하며 살아야 한다. 그나마 타자치는 법이니 다행이지만 다른 것을 잘못 배우면 고생고생이 말이 아닐게다. 술을 먹는 사람들은 처음 술을 배울 때 잘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술 버릇 잘못 들이면 그 사람은 평생을 나쁜 주사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고 본인도 어려워 진다. 술 때문에 인생 종친 사람 제법 많이 봤다. 그게 처음부터 배우지 말았어야 할 술을 배운 것도 문제지만, 잘못 배운 것은 더 큰 문제다.
대학교 3학년 때 여름 방학을 이용해서 친구따라 부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친구의 지인이 하는 건축 현장에서 일당 3만원을 받고 벽돌을 졌다. 생전 처음해보는 건축현장의 막노동으로 구입한 것이 전동 타자기였다. 수동 타자기와는 달리 자동으로 리턴도 되지만 오타를 수정 하는 기능이 있었다. 디지털 방식이야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때가지 아날로그 방식이었던 전동 타자기에서 수정 기능은 아주 색다른 신세계였다. 일일이 화이트로 지우지 않아서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독수리 타법의 오타쟁이인 나에게는 더 없이 좋은 친구였다. 친구들은 알바를 해서 전동 타자기를 구입한 나를 많이 부러워했다. 하지만 이내 워드 프로세스가 나오고 얼마 안가서 플로피 디스크를 넣어서 부팅하던 컴퓨터라는 귀신 같은 기계가 나오면서 좋은 시절은 너무 빨리 끝나고 말았다.
우리도 살다보면 내가 원하지 않은 인생 오타를 칠 때가 있다. 내가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어쩌다 잘못 눌러서 참 난감한 오타를 남기게 된다. 사람들이 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오해할 수도 있는 인생오타 ....
간혹 남의 글들에서도 오타를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오타를 발견한다고 지적하거나 의견을 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 내가 알아서 대충 읽으면 되니까 공식 문서가 아닌 바에는 굳이 수정을 제안할 일도 요청할 일도 없다. 인생오타, 삶의 오타로 예수님께 나아온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럴 때 예수님은 그들의 잘못과 허물을 비난하거나 책망하기 보다는 깨끗하게 지워주시고 씻어 주셨다. 예수님의 보혈은 인생 오타를 지우는 화이트 보혈이다. 누구든지 믿고 받아 들이면 지체없이 우리의 죄를 지워 주신다. 물론 우리는 잘못 배운 습관 때문에 많이 울고 괴로워 할 수 있지만 그분은 우리의 바람을 결코 거절하지 않으신다.
자신이 저지를 잘못된 죄와 허물 때문에 지금도 힘들어 하는 당신을 위해 기꺼이 우리의 리무브가 되시는 예수님은 “내가 너를 사랑하여 십자가에서 너의 죄를 씻었다”고 말씀 하신다. 그 사랑을 주저하지 말고 받는다면 허물 많고 오타 많은 우리네 삶에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