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께서는 제가 아침으로 고구마를 먹는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살아왔고, 그런 얘기를 수도 없이 여기 까페에 올렸으니까요.
그 '고구마'에 관한, 최근에 벌어진 또 하나의 얘깁니다.
얘기는 작년 말로 넘어갑니다.
제가 '남미 방랑'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그 며칠 뒤에 저에겐 택배 한 상자가 도착을 했는데요,(아래)
누가 보냈는지는 써있지 않았고,
아무튼 그걸 열어보니 아래와 같았습니다.
(뭔가 짚이는 게 있기도 해서, 저는 그걸 사진(기록)으로 남겨야겠다며 사진도 찍어두었지요.)
물론,
누가 보냈을까? 하기도 했지만,
필경 그가 보냈겠지......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제 추측은 맞을 것이었습니다.
왜 있잖습니까? 재작년 초 '포르투갈'의 '까미노 뽀르뚜게스'에서 만났던 황소 만한 강원도 젊은이요.
제가 그저, 늘, '오다가다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고 하는 친구요.
(비록 길에서 만난 사이지만, 우리는 그 뒤로도 상당히 가깝고도 많은 교류가 있었지요. 제가 그 친구의 '삼척' 아파트에 가서 한달 정도를 지냈고, 그가 '울릉도'에 있을 때는 치과의사와 함께 찾아갔고, '군산 여행'도 몰려가는 등 급기야 우리 세 사람은 마치 한 그룹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러 행사를 공유하기도 하는 등등...)
사람은 좋지요. 특히 '역마살'면에서 우리는 상당히 공통점도 있기 때문에 정서도 맞고요.
그런데 제가 이전에도 몇 차례 그런 얘기를 여기 까페에도 했지만,
이 친구, 저하고 함께 놀자고(?)하는 일이 많거든요.
물론 제가 노는 걸 마다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는 늘,
젊은 사람이 그렇게 놀려고만 하면, 소는 언제 키우고? 하는 식으로 그를 늘 밀어붙이는 식이었구요.
그래서 저는 가급적 그에게선 도망치려는 시도를 해왔던 거고,
이전에도 이런 택배 사건이 두어 차례(물론 그가 택배를 자주 보내오긴 했지만, 제가 그를 피하려다 보니, 자신을 감추면서까지(발송인을 밝히지 않으면서) 택배를 보내왔기 때문에) 있었기에,
더 이상 의심의 여지없이 그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던 건데요,
아무튼, 저에겐 고구마 한 상자가 왔고,(아래)
이 고구마가 잘긴 해도, 아주 달고 맛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많은 고구마를 날더러 어쩌라고? 하는 짜증을 내기도 했답니다.
왜냐면, 고구마는 저장하는 데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냥 놔둘 수도 없었고,
만약 하루 이틀 그 상태로 놔두면 상당부분은 썩기 때문에,
저는 그동안의 노하우(?)로, 고구마가 생기기만 하면 일단 한꺼번에 다 쪄서,
냉장고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조금씩 꺼내먹곤 하거든요.
그러니, 하는 수 있습니까?
하루 이틀 놔둬도 어떤 건 물러지기 때문에, 아까운 고구마를 받은 그당장 찔 수밖에요.
어찌 됐든 먹거리를 생으로 썩혀 버릴 순 없으니까요.
근데요, 10kg이 적은 양이 아닌데다, 이 고구마는 잘아서,
그 양이 정말 적지 않았답니다.
그날 택배를 받은 뒤, 네 번(솥)을 연거푸 찔 수밖에요.
근데요, 사전에 고구마를 보낸다는 말이라도 들었다면,
보내지 마라. 하거나,(분명 저는 그랬을 겁니다.)
받아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두었을 텐데,
이건, 어느 날 갑자기 현관문을 열어보니 택배가 와 있는 식이라,
아무 준비가 안 된 상태로, 하루 오후 내내 고구마를 찌느라... 여간 짜증스런 게 아니었고 애도 많이 먹었답니다.
그렇게 다 쪄놓고 보니, 아래와 같더라구요.
그런데, 그에게 최소한 '잘 먹겠다'는 말이라도 해야 했지만,
저는 그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답니다. 그렇게 인연을 끌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제 마음이 편한 것만도 아니었지만요.
(바로 이 아랫글에도 나오듯, 이 즈음의 저는 주변 지인과 친구들에게 일체 저의 귀국 소식을 알리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거든요. 다만, 그가 어떻게 알고 제 귀국시점에 맞춰 고구마를 보내왔는지는 궁금했지만, 그런 것마저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던 건데요.)
그렇게 두 달하고도 반 가까이가 지나고 있었는데,(이제 그 일은 잊혀진 상태로?)
그런데 며칠 전,
제가 오랜만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느라 현관문을 열었는데,
웬 택배 상자가 하나 놓여 있는 게 아니었겠습니까?
이건 뭐지? 하면서 보니, '고구마'였는데,
또? 하면서 저는 짜증부터 났답니다.
뻔했지요. 그가 보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약 두 달 반 정도만에 다시 고구마를 받았던 건데,
그 전에 받았던 게 이제 며칠만 먹으면 끝날 상황이어서,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그 전날인가,
이제는 좀 큰 고구마를 사다 쪄먹어야 겠구나...... 했었는데,
아유, 정말! 이걸 죽이지도 못하고 살리지도 못하고...... 저는 다시 확! 짜증이 났습니다.
아니, 왜 그러느냐고! 내가 그만큼 냉랭하게 대하면, 이제는 지도, '아이, 더러워서!' 하고 (나를)상대를 안할 수도 있겠는데, 왜 내 주변에서 얼쩡거리느냐고...... 하면서도,
어쩝니까?
이번에도 오후 내내 네 솥의 고구마를 찔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렇지만 이번까지 그냥 침묵을 지키고 있을 순 없었습니다.
고마운 건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저께 제가 전화를 걸게 되었는데,
여보세요! 하고 그가 받았지만,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더니,(그도 이미 저란 걸 알고 있었겠지요. 핸드폰에 제 이름이 떴을 테니까요.)
안녕하십니까? 하기에,
0 00, 너, 죽는다! 했더니,
히히히히.... 하고 웃더니, 아니, 전화를 거셨으면, '새해 복 많이 받아라'라고 하던지, 안부부터 묻는 게 순서아녜요? 하기에,
설 지난지가 언젠데, 그리고, 이 나이에 너에게 안부인사하리? 했더니,
히히히히... 요즘엔 잘 지내십니까? 하기에,
왜, 고구마는 보내고 난리야! 하고 버럭 소리를 쳤습니다.
지난번에 보내드린 걸 다 드셨을 거 같아서요. 하기에,
어디서, 내가 뇌물 좋아하는 건 알아가지고... 하자,
히히히히... 웃기에,
근데 왜, 그런 데까지 신경을 쓰는데? 니네 집안 일이나 잘 하라고! 하고 여전히 소리를 쳤더니, 제 말엔 대꾸도 않고 느물느물,
뭐, 이번 5월에는 어디를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자는 둥, 그러기 위해 뭘 준비하고 있다는 둥... 역시 다를 바 없는 얘기를 늘어놓기에,
됐고! 월요일 저녁에 잘 드는 칼 하나 가지고 여기로 와라. 했더니,
왜요?
그 날, 치과 원장님하고 여기서 막걸리 한 잔 하기로 했으니, 오라고.
근데, 칼은 왜요?
산돼지 멱따려고.(그가 뚱뚱해서 한 말입니다.)
히히히히.... 근데, 저는 평일엔 시간이 없어요. 그리고 지금은 '평창'에 있어서 못 가요.
그래? 그럼, 됐다! 끊는다. 하자,
아이, 그러시지 말구요...... 하기에,
끊어라! 하자,
원장님께 전화해야겠네...... 하는데,
저는 전화를 끊었답니다.
제가 왜 (50대인,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들이 벌써 대학에 갈 나이인)그에게 이렇게 반말을 쓰고 막대하는가 하면,
지난번에도, 자기 집안 돌보는 건 뒷전이고 하도 저하고 놀려고만 해서,
야! 0 00. 내가 인간적으로 대해주니까, 이게... 완전히 나하고 같이 놀려고 하네? 내 제자보다 어린 것이. 니네 가정이나 좀 잘 살펴! 하고 호통을 친 이래, 그렇게 됐답니다.
아이, 이 친구,
제가 그토록 내치려고 하는데도, 왜 제 주변에서 뭉개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글이, 어떤 한 특정한 사람에 대한 너무 심한 '인격모독'인가요? ㅠㅠ)
첫댓글 좋으시겠어요.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어서요.
사람은 다 다르니까요.
샘께서 인,덕이 많으신 거죠.^_^
이제는 '웬수'ㅂ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