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협주곡을 듣는 밤
아무리 사계절이 없다는 남가주에서 살고 있지만 오랫만에 비오는 밤을 만나면
가끔 듣고 싶어 지는 음악이 있다.
말러나 베토벤, 브람스는 너무 무겁고 조금은 가벼운 기분으로 듣고 싶어 지는 그런 음악 말이다.
내게는 그런 것이 모짤트의 바이올린 협주 곡이다.
그는 전부 5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 하였는데
나는 그중 마지막 곡인 제5번 A장조 k219 을 제일 좋아 한다.
부제로 “Turkish” 라는 이름이 부쳐져 있다.
그가 1775년에 작곡 하여 같은해 크리스마스에 Salzburg에서 초연 되었다.
제1악장 Allegro aperto, 제2악장 Adagio, 제3악장 Rondeau 로 이루어져 있다.
아직 의대 재학중이던 시절 어떻게 알게된 E대 음악과 학생들과의 미팅으로
그들의 중간 연주회, 졸업연주회를 들으러 신촌을 자주 드나 들었었다.
그중의 한명이 바이올린 전공이었는데 졸업 연주로 이 곡을 연주 한다기에
비오는 어느 여름밤 그 학교 강당에 갔었다.
그 곳은 아직 세종문화회관이 생기기 전에 서울에서 유일하게 피아노 콘써트를 열수 있었던 장소 이었던걸로 기억 한다.
어느 해인가는 외국에서 초빙해온 유명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러 갔었다.
한참 연주가 계속되는 중인데 강당 뒤 쪽을 지나는 철길을 달리는 기차의 기적 소리가 울리지 않는가!
내가 마음이 콩알같이 오그라 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는 그런 시절을 지냈었다.
연주회장에 들어 가려다 입구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동기 M 군을 만났다.
그는 내가 아는 사람중 제일 머리가 좋은 친구 였다.
아마 준 천재급이었을 것이다.
그가 몇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중간에 끼어 들어 듣게되었다.
“오늘 남산에 갔었는데 어떤 남녀가 데이트를 하는 모양 이었지.
여자애가 남자애 보고 자기야, 세상의 나무잎들이 초록이 아니면 난 어떻게 살까?
남자애가 맞아, 세상이 회색 빛으로 다 덮어 버렸다면 참 살 맛 나지 않았을 거야.
어쩌구 하면서 청포도를 둘이서 따먹고 있었어.”
왜 아직도 그 말이 내 머리속에서 사라지지를 않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것은 모짤트의 바이올린 5번 협주곡을 들을 때마다 그날의 졸업 연주회와 함께 기억 해내는 나의 젊은 날의 에피소드 이다.
고전 음악이 듣고 싶을 때 제일 먼저 LP나 CD를 뒤져 찾아 내던 곡이 이 곡이었다.
학생때 아마도 수백번은 들었을 것이다.
연주가별로 구해서 듣기도 했었는데 그중 제일 백미 라는 Arthur Grumiaux 의 연주를 제일 좋아 했었다.
여러 연주자들을 거쳐 지금은 Anne- Sophie Mutter 의 연주로 된 DVD 를 얼마전에 구해 잘 듣고 있다.
모짤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5곡이 전부 수록된 전집이다.
그녀가 연주 하고 Camerata Salzburg를 지휘도 하고 있다.
그녀도 이제는 나이를 먹었다.
데뷰했을 당시의 앳된 모습은 이젠 없다.
내가 나이를 먹는 것은 몰라도 남이 나이를 먹는 것을 보니 내가 늙어 가는 것을 안다. 이젠 내가 그런 나이가 된 것이다.
내가 클래씩 음악에 입문하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인가 였을때 당시 음악 선생님이셨던 박판길 선생님이 우리를 야외 교실인 꾀꼬리 동산 에 않혀 놓고 들려주신 슈벨트의 “미완성 교향곡” 과 라벨의 “볼레로” 덕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음질이 썩 좋지는 않았던 조그만 포타블 전축 으로 들었던 것이나
바람 소리, 간간이 들리던 새소리와 같이 들은 이 음악들은 나에게 참 커다란 무게로 닥아 왔던것 같다.
참으로 신천지가 전개 되던 순간이었다!
이후로 구할수 있는대로 LP판을 구하여 닥치는 대로 들었고 귀가 좀 열리자 좀더 체계적으로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고 그러다 슈벨트,베토벤 후에 모짤트를 만나게 되었다.
이후 그는 나의 제일 큰 영웅이고 존경, 동경,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많은 세월이 지난뒤에 나온 영화 “Amadeus”는 나의 모짤트 숭배여정의 종착역이되었다.
한번 클래씩에 미치게 되니 용돈을 모아 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를 들으러 명동 시공관을 들락 거리게 되었고 LP판을 수집하게 되었다.
그러나 국민학교 시절 부자집 친구네 집에서 처음 접한 그 당시 최신 기술인 Stereo system은 가히 천지개벽에 가까운 음의 새로운 지평선을 나에게 보여 주었다.
그 때 받은 그 충격으로 나는 후에 돈이 많이 들어 가는 High End Music reproduce system 에 입문하여 큰 비용을 지불 하며 나의 시스템을 추구했었다.
지금생각 해보니 큰 비용을 지불 했어도 하나도 아깝다는 생각이 없다.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았으니 여한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 대학 졸업하고 돈에 좀 여유가 생기게 되자 뉴욕, 샌프란시스코,시카고, 살쯔버그, 루쩨른, 런던, 비엔나 로 오페라 들으러, 또 유명 연주자의 연주를 들으러 쫓아 다녔었다.
레코딩된 음악은 실제 연주에 비해 통조림된 음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했었다.
모짤트 외에 그 유명한 소위 5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는베토벤, 멘델스존, 챠이콥스키, 브르크 등의 곡들을 애청했었다.
특히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나의 젊운날의 고민을 많이 해소 시켜주었었다.
나는 이곡도 한 100번 이상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David Oistrakh의 연주판을 잘 모시고 있다.
요즈음은 모짤트를 약간 옆으로 제껴 놓고 미스터 트롯, 미스트롯 경연 실황을 보면서 영탁, 임영웅, 요요미등 신진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듣고 있다.
소위 뽕짝이라는 이 트롯 쟝르가 BTS 에 이어 전 세계를 석권 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 기세 같아 서는 그렇게 될 확율이 제법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요요미의 포부 처럼 전세계인들이 한국의 트롯을 알고 즐겨 듣고 따라 부르게 되는 날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으렸다.
나는 주현미, 설운도, 진성 도 좋아 한다.
특히그가 너무도 고생스러운 젊은 날을 겪었기에 부를수 있는 진성의 “보리고개”
“동전인생” “태클을 걸지 마” 같은 노래들을 좋아 한다.
바이올린협주곡과트롯은거리가먼것같으나음악이라는큰틀에서보면사람들을위로하고고통, 고민에서잠시나마휴식할기회를준다는점에서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슈벨트가 “AN die Musik” 에서 노래 부르는 것과 같다.
Du holde Kunst, in wieviel grauen Stunden,
Wo mich des Lebens wilder Kreis umstrickt,
O blessed art, how often in dark hours,
When the savage ring of life tightens round me,
Hast du mein Herz zu warmer Lieb' entzunden,
Hast mich in eine beßre Welt entrückt,
In eine beßre Welt entrückt!
Have you kindled warm love in my heart,
Have transported me to a better world!
Transported to a better world
Oft hat ein Seufzer, deiner Harf' entfloßen,
Ein süßer, heiliger Akkord von dir,
Often a sigh has escaped from your harp,
A sweet, sacred harmony of yours
Den Himmel beßrer Zeiten mir erschloßen,
Du holde Kunst, ich danke dir dafür,
Du holde Kunst, ich danke dir!
Has opened up the heavens to better times for me,
O blessed art, I thank you for that!
O blessed art, I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