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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afe.daum.net/GuardianTales/ARz6/565647(어나더 사이드 스토리- 1부)
https://cafe.daum.net/GuardianTales/ARz6/565648(어나더 사이드 스토리- 2부)
https://cafe.daum.net/GuardianTales/ARz6/569648(어나더 사이드 스토리- 3부)
https://cafe.daum.net/GuardianTales/ARz6/578536(어나더 사이드 스토리2- 프롤로그)
https://cafe.daum.net/GuardianTales/ARz6/578858(어나더 사이드 스토리2- 라피스-하이힐을 신은 기사1)
http://cafe.daum.net/GuardianTales(어나더 사이드 스토리2- 라피스- 하이힐을 신은 기사2)
https://cafe.daum.net/GuardianTales/ARz6/580146(어나더 사이드 스토리2- 라피스- 하이힐을 신은 기사3)
https://cafe.daum.net/GuardianTales/ARz6/580570(어나더 사이드 스토리2- 막간의 이야기)
https://cafe.daum.net/GuardianTales/ARz6/581256(어나더 사이드 스토리2- 더블배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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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저 거대한 전함은?”
전함이 등장해 울리는 거대한 소리는 대피소로 도망갔던 노움들을 위로 끌어 올렸다. 갑자기 하늘 위에 나타난 거대한 전함은 그 위용만으로도 노옴들을 공포에 빠뜨리기에 충분했고 전함을 본 오그마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레비아탄…. 아니 베헤모스급인가?”
“눈썰미가 좋군. 상상도 못 한 일이라 놀랐나? 다름 아닌 그 웃는 얼굴의 근거지를 부수려고 왔는데 이 정도 준비도 안했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우리의 싸움은 네가 이긴 것 같지만, 오늘의 승자는 나인 것 같군.”
분노에 찬 오그마가 시그마에게 달려들었지만, 시그마의 몸은 이미 전함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형제여, 마지막으로 이야기하지. 네가 지키고 싶어 했던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도망가라!”
전함으로 들어온 시그마는 바로 지휘부로 들어와 외쳤다.
“주포 발사 준비는 끝났나?”
“네! 바로 발사 가능합니다.”
전함이 포신 부분에는 당장이라도 적들을 붕괴시키고 싶어 하는 에너지들이 불길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시간을 줄 필요가 없지 바로 발사해라 목표는 저 증오스러운 여관 ‘부유성’이다.”
“주포 발사 3…. 2…. 1…. 발사!”
전함의 포신에서 이 시간만 기다렸다는 듯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빔이 불을 뿜었다. 당장에라도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다가오는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잭은 공포와 함께 도망갈 수 없다는 무력감을 함께 느끼고 있었다.
“끝이야….”
잭은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는 노움들이 있었다. 울고 있고 공포스러워 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절망에 빠진 노움들은 이미 삶에 대한 희망을 버렸다.
“포기하지마 너희들은 내가 지킨다!”
노움들을 정신 차리게 한 것은 오그마의 외침이었다. 오그마는 오른손으로 에케작스의 손잡이를 잡고 왼손으로는 에케작스의 윗부분에 가져다 대었다. 그는 부유성으로 날아오는 거대한 빔을 정면으로 마주 봤다.
“와라!”
빔과 정면으로 맞부딪힌 오그마는 에케작스의 반사 능력을 최대한 압축해서 에케작스의 검신에 집중했고 잠깐이지만 반사되는 빔과 전진하려는 빔이 부딪힐 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동원하여 프래셔 필드를 만들어냈다.
“짓눌러 버려, 프래셔 필드!”
“불가능한 일을 해내겠다는 거냐?”
전투함의 빔을 막아내는 모습을 보며 시그마는 어이없음을 느끼면서도 기계인 자신의 몸에 절대로 흐를 수 없는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오그마의 모습을 보며 그는 다시금 웃음이 피어올랐다. 오그마가 모든 힘을 동원해 빔을 막아내고 있었지만 빔의 열기와 에너지로 인해 오그마의 몸 자체는 부서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오그마는 포기하지 않으며 외쳤다.
“나는 오그마,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히어로다!”
콰아앙!
오그마의 눈앞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오그마는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혔다. 충격으로 인해 몸 대부분이 망가져 버린 오그마였지만 전함의 주포를 막아내는 모습을 본 시그마는 크게 웃었다.
“미친 녀석 그걸 해내다니, 그래야 내 형제답지. 한방 더 먹여줘라.”
시그마의 말을 들은 부관은 곤란하다는 듯 대답했다.
“시그마님, 방금의 폭발로 인해 주포 발사 시스템이 망가져서 수리하려면 한 시간 정도 필요합니다. 이 정도라면 그냥 전투부대를 파견해도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시그마는 땅에 박힌 오그마를 보았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 한 채 꿈틀거리는 모습을 본 시그마는 나직이 말했다.
“아니다, 주포의 수리가 끝나는 대로 다시 한번 주포로 공격해라.”
“예, 알겠습니다.”
‘형제여, 이게 내가 너에게 베푸는 마지막 은혜다. 안의 것들을 데리고 도망가라.’
시그마의 명령에 따라 전함이 움직임을 멈추고 있을 때 잭이 오그마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오그마의 몸에서 나오는 열기에 접근할 수 없었다.
“오그마 괜찮아?”
“부유성은 괜찮아?”
“응, 네가 지켜냈어.”
“다행이야. 그런데 녀석들이 아직 물러난 건 아닌 거 같아. 노움들을 데리고 도망….”
오그마의 입에서 기침과 함께 검 갈색의 액체가 흘러내렸다.
“다른 노움을 챙길 때가 아니고 지금 챙겨야 할 건 너야.”
오그마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들었고 거기에는 다크가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박사님.”
“잔뜩 잔소리를 해주고 싶지만 일단 수리부터 하자. 꼴을 보니 움직이기도 힘든 것 같군. 조금만 기다려 수리할 물품 좀 가지고 나올 테니”
다크는 오그마를 이끌고 부유성 옆에 만들어둔 수리시설에서 물품들을 가지고 오그마의 곁으로 다가왔다. 오그마의 몸은 아직도 열기를 내뿜고 있었기에 오그마는 다크를 말렸다.
“박사님, 아직 뜨거워요. 다가오지 마세요.”
그러나 다크는 오그마의 말을 무시한 채 두꺼운 장갑 하나에 의지하며 오그마의 몸에 손을 대었다. 그때마다 장갑이 타들어 가는 소리가 났지만, 다크는 약간의 표정만 일그러진 체 오그마의 몸을 수리하고 있었고 오그마는 그런 다크를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번에 말씀하셨던 것 이제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지키기만 힘이 아니라는 걸요. 때로는 지키기 위해 파괴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긴급하게 수리를 하고 있기는 했지만, 몸을 구성하는 대부분이 망가져서 떨어져 나가기 직전의 오그마를 보며 다크는 나직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멍청하고 요령 없는 놈. 그걸 이제 깨달았단 말이냐? 안 그래도 줄 게 있어서 마침 온 게 다행이지 내가 여기 오지 않았으면 넌 죽었어.”
“줄 것이요?”
다크는 자신이 가지고 온 짐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때 말했던 파괴하는 힘. 나 혼자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만나게 된 천재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어. 너의 새로운 무기야.”
다크는 자신이 가져온 거대한 라이플을 보여주었다. 너무도 어둡기에 오히려 주위의 색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검은색, 그사이에 보이는 주황빛 부품들은 마치 오그마를 연상케 하고 있었다.
“너의 새로운 무기야. 기본적으로 탄환을 쓰는 것 대신에 네 몸속의 에너지를 충전해서 탄환으로 바꾸지. 또한, 일정 부분 사격을 가하다 보면 라이플에 쌓이는 여분의 에너지를 이용할 수도 있어.”
“이거면 저것을 부술 수 있나요?”
오그마는 간신히 손가락을 들어 하늘 위의 전투함을 가리켰고 다크는 손사래를 쳤다.
“미쳤어? 이건 기본적으로 대인용 무기야 어느 정도 크기 차이 정도라면 공성 병기도 커버할 수 있지만 저런 전투함을 막아낼 수 있지 않다고 물론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으로는….”
다크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머릿속에 든 생각을 부정하려 했지만, 오그마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박사님, 알려주세요, 제발.”
“성공확률이 극도로 낮아. 특히 지금의 네 몸으로는 자살 행위야.”
“부탁입니다.”
다크는 자신을 바라보는 오그마의 눈을 보았다. 사실 오그마의 눈에서 눈빛이라는 것을 볼 수 없지만, 다크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마에 손을 얹으며 신음을 내었다. 그러나 다크는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박사가 오그마에게 말해준 것은 파격적인 계획이었다. 기본적으로 라이플이 오그마의 에너지를 탄환으로 바꾸는 것에 착안 부유성에 공급되는 에너지를 일시적으로 오그마의 몸에 전부 공급해서 그 힘을 탄환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물론 이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저 부유성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이상하리만치 많단 말야 그 에너지를 모두 네 몸에 받아들였다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심지어 지금 네 몸은 멀쩡한 것 같지만 겨우 붙여만 놓은 상태야 과잉 공급된 에너지로 인해 부서져 버릴지도 모른다고.”
박사가 거듭해서 경고하고 이곳을 떠날 것을 이야기했지만 오그마는 그렇지 않았다. 오그마는 차근차근 자신의 몸에 부유성의 전력망을 연결하고 있었다. 전력망을 하나씩 연결할 때마다 감당하기 힘든 에너지가 흘려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고 오그마는 당장에라도 부서질 것 같은 자신의 몸을 붙잡고 있었다. 그런 오그마를 보며 잭이 전력선을 뜯어 버리려고 했다.
“도망가자 오그마, 너는 지금까지 충분히 해줬어. 너를 비난할 노움은 아무도 없어. 죽으면 끝이란 말이야.”
오그마는 그런 잭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고 우는 아이를 달래듯 차분히 잭의 손을 잡아뗐다.
“잭, 웃는 얼굴 님은 날 히어로라 인정해 주셨어.”
“웃는 얼굴 님이?”
“응.”
오그마는 자신이 오그마가 되기 전 에이든으로서 마지막 기억을 떠올렸다. 그건 다크가 이야기해준 웃는 얼굴과의 이야기였다.
“오셨나요?”
자신을 향해 미소짓는 로레인을 보며 다크는 항상 변함없는 그녀에 대해서 ‘언젠간 한번 꼭 연구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오랜만에 불렀네, 그래서 무슨 일이야?”
로레인은 죽어가고 있는 노움을 가리켰다. 다크는 그 조그마한 노움을 보며 말했다.
“뭐야 노움인가? 정말 숨만 붙어있군. 그래서 뭘 해달라는 거지?”
“저 노움을 살리고 싶어요, 다른 노움 과학자가 인베이더의 갑주를 이용해 저 아이와 연결하려 했지만, 자신의 기술력으로는 역부족이라며 도움을 요청했어요.”
“갑주라니? 아아 저거 말야?”
다크는 자신보다 큰 검은색 갑주를 보며 감탄했다. 기본적으로 인베이더의 갑옷을 이용했지만, 거기에 노움들의 광석을 합성해서 강도를 올린 데다가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기계 장치들은 마치 로봇이 연상되었다.
“이 정도의 물건을 노움이 만들다니 대단한데, 어디 보자.”
로레인이 건넨 갑주의 데이터를 본 다크는 손뼉을 쳤다.
“어디가 문제인지는 알 것 같군, 비록 완성은 못 했지만 대단한 솜씨야 내가 마무리만 좀 하면 될 것 같아. 그런데 알고 있지? 저 노움의 육체는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어. 잘해봤자 뇌를 포함해 신경 일부만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걸 과연 저 노움이 원할까?”
로레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없어요, 그렇게라도 살아날 수 있다면.”
다크는 옆얼굴을 긁적였다.
“알겠어. 그렇다면 바로 진행하지.”
노움과 갑주의 연결을 진행하던 다크가 로레인에게 말했다.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
“네, 어떤 거죠?”
“어째서 이 노움을 위해 이렇게 애쓰는 거지? 자신의 생명에도 신경 쓰지 않는 당신이?”
“맞아요, 저는 해야 할 임무도 많고 제 생명에도 어떠한 가치도 두지 않죠. 그건 제 태생적인 특성하고도 연결되고요.”
“그래, 나 같이 한번 죽으면 끝인 존재가 보기에는 부러운 이야기지.”
“맞아요, 아시다시피 저한테 이 육체는 그냥 부품 같은 거니까요. 그렇기에 당신처럼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해요. 죽으면 끝이니까. 그렇기에 가끔 이 노움 처럼 자신의 목숨보다 타인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그런 모습이 더 신경 쓰이나 봐요, 한번 이기에 무엇보다 아름답게 빛나는 그 모습 말이에요. 그리고 이 노움의 마지막 말도 생각나고요.”
“마지막 말?”
“‘마을의 모두를…! 웃는 얼굴 님을 위해서야.’ 라더군요. 신기하지 않나요? 사실은 고작 조그마하고 약한 노움이 절 위해서라며 그 생명을 바치다니. 이 정도까지 이야기를 들었는데 노움들에게 숭배받는 대상으로 여겨지는 제가 이런 부탁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그리고?”
“제가 이렇게 말하기는 그렇지만 마치 그 아이 히어로가 되고 싶었다고 해요. 근데 그 말을 듣는데 마치 누군가 떠오르는 것 같았어요. 이 세상을 인베이더로부터 지키겠다는 그게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그래요.”
“히어로라….”
로레인이 웃으며 두 손을 소리 나게 마주쳤다.
“자 잡담은 여기까지 하죠 그 아이의 조정을 잘 부탁드려요.”
“그래 알겠다.”
오그마의 이야기를 들은 잭은 충격을 받은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그마는 그런 잭의 얼굴을 조심히 쓰다듬었다.
“웃는 얼굴 님은 날 히어로라 불러주셨어, 그리고 히어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을 포기하지 않는 법이야. 지켜봐 줘 내가 모두를 그리고 웃는 얼굴 님이 돌아와야 할 곳을 지키는 모습을.”
잭은 당장에라도 부서질 것 같은 오그마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겠어.”
“아 참 잭, 부탁이 있어.”
“부탁?”
“응, 지금 즉시 부유성에 있는 노움들을 데리고 밖으로 도망쳐줘.”
잭은 고개를 들어 오그마를 보았다.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처럼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에 잭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겠어. 조금 떨어져 있을 거야. 네가 저것만 부숴버리면 바로 돌아올 거야. 그리고 널 위해 축제를 열 테니까, 그때는 함께 축제를 즐기자.”
“당연하지.”
잭이 뛰어가는 것을 본 오그마는 다크를 바라보았다.
“박사님….”
오그마의 상태를 마지막으로 점검하던 다크는 데이터를 점검하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안 간다.”
“네?”
“안 간다고, 나는 여기서 지켜보련다.”
“하지만….”
“그러니 지켜, 그 녀석이 돌아올 곳을 그리고 네 집을.”
“네.”
다크는 오그마에게 미소를 지었다.
“참! 한 가지 더 말해줄 게 있다.”
*
수많은 침입자들을 용서하지 않았던 부유성을 시그마는 전함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모두가 도전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던 일을 앞둔 그는 보통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아주 조그마한 노움들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그래, 일단 살아라. 그리고 다음에 다시 한번 전장에서 보자.’
그러나 그의 생각과 달리 오그마는 나오지 않았고 시그마는 짜증이 날 때 오그마가 문밖으로 나타났다.
‘뭐야, 조금 늦는 거였나? 뭐야 저게?’
오그마는 각종 전선을 주렁주렁 단체 처음 보는 라이플을 들고 있었고 그 옆에는 한 인간이 있었다.
‘뭐야 저건? 저 총 하나로 이 전함과 한판 붙어보겠다는 거야? 그리고 저 옆에 있는 인간은 설마 다크?’
그들의 모습을 본 시그마는 크게 웃기 시작했다.
“당신들이 선택한 게 이것이라면 오늘 끝을 내주지. 부관 수리는 아직인가?”
시그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관이 대답했다.
“시그마님 주포 수리가 끝났습니다.”
“당장 발포 준비. 목표는 부유성이다.”
시그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함의 포신이 급격하게 에너지를 충전하며 그 주위 하늘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다크가 말했다.
“신경 쓰지마, 이제 막 작동을 시작한 거야 앞으로 5분은 더 있어야 해. 우리도 그때까지 준비해야 하고.”
다크는 오그마의 몸이 버틸 수 있게 최대한 마지막의 순간까지 정비하고 있었다.
“너는 아무 신경 쓰지 말고 네가 노려야 하는 곳을 잘 지켜봐. 우리는 저 녀석의 주포를 기점으로 전함을 날려버릴 거니까.”
“네. 박사님.”
오그마는 고개를 들어 전함을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시그마를 보았다. 둘은 서로를 응시할 뿐이었다.
“자 저쪽 준비가 다 된 거 같으니 나는 안으로 들어가 있으마.”
다크는 문을 닫으며 사라지기 무섭게 주포가 굉음을 내며 불을 뿜었고 오그마 역시 차분히 방아쇠를 당겼다.
쿠왕!
축적된 에너지가 탄환으로 바뀌며 오그마의 몸이 흔들릴 정도의 강렬한 반동이 느껴졌다. 곧 두 개의 거대한 빔이 서로 맞부딪혔다. 두 빔 줄기는 서로서로 밀어내기 위해 힘을 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시그마가 외쳤다.
“멍청한 놈, 이 거대한 전함의 주포를 단순히 총 한 자루로 이길 수 있다고 믿는 거냐!”
그러나 시그마의 외침과 달리 오그마의 라이플에서 나온 빔 줄기가 전함의 빔 줄기를 뚫어버렸다.
“뭐라고?”
전함을 뚫은 빔 줄기가 전함에 작열했다.
“끝난 건가?”
그러나 오그마의 기대와 달리 전함의 방어막과 주포를 부수기는 했지만 전함 자체는 여전히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고 시그마는 웃으며 외쳤다.
“크하하, 결국 한발 모자랐구나! 오그마. 더 이상 기다릴 필요 없다. 전투부대를 투입해라….”
시그마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그마의 몸이 전투기 형태로 바뀌며 전함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그마는 다크가 이야기해준 마지막 말들을 곱씹었다.
“만약 라이플로 전함을 부수지 못한다면 마지막 남은 방법은 하나야. 아까도 잠시 말했지만, 라이플의 에너지들은 네 몸에 축적되며 네 육체를 전투기 형태로 바꾸어서 직접 적을 뚫어버릴 수 있어. 그러나 그건 네 몸이 정상적인 경우에다가 네 몸에 쌓인 에너지가 그렇게 많지 않을 때 가능한 거야. 부유성의 에너지를 모두 담아 적에게 들이받는다면 그건 네 평소 몸이어도 견딜 수 없어 더구나 지금처럼 망가진 몸이라면 더욱더 그렇고. 그래도 할 거야?”
구구절절 말하면서도 다크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오그마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체념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오그마는 그 기대에 부응하듯 대답했다.
“당연하죠.”
“그래, 끝까지 네 뜻을 굽히지 말고 관철해봐라. 히어로.”
‘박사님, 죄송합니다. 좀 더 옆에 있고 싶었는데 이게 제 마지막인 것 같군요.’
전투기로 변한 오그마는 스스로를 두 번째 탄환으로 만들어 전함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시그마의 전함으로 날아가는 오그마의 육체는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다. 그렇기에 허용치의 수십 배를 넘어선 에너지를 담아 날아가는 오그마의 몸은 부서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왼쪽 엔진이 폭발했고 곧이어 왼쪽 날개 부분이 날아갔다. 곧이어 오른쪽 다리 부분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오그마는 멈추지 않았다.
‘원래의 육체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이 강철의 육체에도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마지막 한 조각까지 모두 바꿔주겠어. 내 생명을 불태워서라도 지켜내고 말겠어. 그러니 딱 한 번만 타올라라!’
이미 부서졌기에 날아갈 수 없는 오그마의 육체는 마치 그의 혼에 부응하듯 시그마의 전함을 향해 날아갔고 시그마는 말 그대로 한발의 탄환이 되어 돌진하는 오그마를 바라보며 어렴풋이 미소지었다.
“두 번째 탄환, 더블배럴이군.”
오그마가 전투함과 부딪히는 순간 시그마는 거대한 빛을 보았다.
콰앙!
시그마의 전함을 뚫어버린 오그마의 몸은 다시 원래의 형태도 돌아왔다. 그러나 이미 그의 몸은 왼팔 하나와 몸통만 남은 상황이었다. 오그마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보는 풍경을 눈에 담고 있었다. 언제나 똑같은 하늘 그리고 땅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은 더 아름다웠고 마지막이기에 더 서글펐다.
‘이게 마지막이구나, 그래도 지켰어.’
점점 속도를 붙이며 떨어지고 있던 오그마는 갑자기 자신의 몸을 누군가 잡는 것을 느꼈다.
“역시 히어로네요. 대단해요.”
오그마는 순간적으로 주위를 바라보았다. 거대한 짐승을 타고 있는 남자는 왼팔로 오그마의 몸통을 붙들고 있었다. 남자의 얼굴은 가면을 쓰고 있어서 누군지 알 수는 없었다.
“자 잠시만요, 일단 착지부터 하고요.”
오그마의 육체를 붙잡은 남자와 짐승은 그대로 땅바닥을 향해 착지했다. 물론 그 무게의 합으로 인해 흙먼지가 날리며 큰 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늦지는 않았군요.”
안도하듯 말하는 남자의 뒤로 다크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올 수 없을 것 같다면서 나를 보내더니 이렇게 딱 맞게 도착한 거야?”
다크가 기쁜 듯이 말했고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시간 맞춰 도착할 수 있었네요. 그래도 적들이 전함까지 가져올 줄은 몰랐어요. 하마터면 오그마 씨가 죽을 뻔했네요.”
“박사님,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한 오그마를 보며 박사는 미소지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해줄게. 일단 너 수리부터 하자 지금 그대로라면 움직이는 것도 못 하잖아. 이 상태면 노움들이 널 위해 여는 축제에도 참여하지 못할 테고. 자 일단 수리시설까지 옮겨다 줘야지.”
다크가 남자를 보며 말하자 남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남자는 오그마를 짐승의 등에 올려놓은 체 가볍게 짐승의 등을 두드렸고 짐승은 남자의 행동에 답하듯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뒤 수리시설에 도착한 남자는 오그마를 수리시설 안으로 들여놓았다.
“그럼 이제 가볼게요.”
다크는 아쉽다는 듯 남자를 보았다.
“바로 가려고? 좀 쉬다 가지.”
“그렇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없어요.”
“그래 알겠다. 항상 몸조심하고.”
“네. 아 참 오그마씨 한 가지 부탁할 게 있어요.”
“뭐든 말만 해. 날 살려줬으니 다음엔 이 은혜를 갚겠어.”
남자는 가방에서 꽃 한 송이를 꺼냈다. 오그마는 그 꽃이 보통 꽃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말채나무의 꽃이에요, 꽃말은 보호. 누군가를 지켜내고 싶어 하는 당신에게 어온리는 꽃이죠. 만약 이 꽃을 계속 가지고 계시면 나중에 제가 도움이 필요할 때 알려줄 거에요. 그리고 이 꽃은 마력으로 만든 거니까 부서지거나 할 필요는 없으니 소중하게 여길 필요는 없고요. 물론 그냥 버리셔도 돼요.”
오그마는 고개를 저으며 남아 있는 왼쪽 팔로 꽃을 받았다.
“아니, 히어로는 약속은 항상 지켜. 내 도움이 필요해서 이 꽃이 신호를 보낼 때까지 간직할게.”
“고마워요.”
남자는 밝은 목소리로 말하며 자신이 타고 온 짐승과 함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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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 1회 올리고 싶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비정기적으로 올리고 있네요 ㅠ_ㅠ. 이번 편은 오그마의 두 번째 전무 이야기로 생각은 저번 1때부터 생각하다가 이번에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오그마란 존재에 대한 고민을 써보고 싶었는데 역시 깊은 이야기는 힘들다는 결론만 나네요.
이번 편에서 등장한 다크는 원래는 인베이더에 잡혀 있다가 로레인의 도움을 받아 탈출했다는 설정으로 이름은 록맨에 등장한 라이트에서 반대로 지어봤습니다. 오그마의 라이벌로 나오는 시그마의 경우는 큰 고민 없이 오그마니까 시그마 라는 기적의 논리를 사용했고요.
그리고 전함의 크기를 나타낸 레비아탄 이나 베헤모스는 스타크래프트2에서 나오는 배틀쿠르져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에서 따왔으며 오그마가 부유성의 전원을 연결하는 것은 에반게리온에서 가져와밨습니다.
한편 제목인 더블배럴은 더블배럴 샷건 한번 장전에 두 번 쏠 쑤 잇는 샷건에서 따왔는데 제가 총기는 잘 몰라서 모르겠지만 그 명성만큼은 대단하지 않은가 싶네요.
이번편도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다음편은 막간의 이야기 2편 이후에 로라의 마법학교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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