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쟁이이긴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너무 일만 하고 살았기에
몇 년 전 부터
평일의 한루는 온전히 비워놓고
해마다 새로운 것 하나씩 배우며 살고 있다.
몇 년전 직장다닐때는
대학평생교육원 야간반 누드크로키를 했다
실력이 초급에서 중고급이 되었을 즈음
그만두었다.
교습비보다 실력이 늘면 모델비가 더 나가고
퇴직하면서 상가로 작업실을 옮기고
내가 야간직장반 수업들을 몇 개 개설하면서
저녁에는 너무 피곤하였다.
그리고 작년에는 바리스타를 하여
자격증을 취득하고
여기 저기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는데
취미로 배운 것이라고 고사했다
커피가 좋아서 배웠고
내 공간을 개조해 개성있는 카페로
창업하려니 열이면 열 모두들 만류하였다
우선 개인여행이나 작품창작 등에 지장이 많고
내 작업실이 국립대학 바로 옆이라
카공족이 점령할 것 같고
무엇보다도 브랜드 유명 커피숖이
길 건너 한 두 집 건너 있어
운영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
그래서 캘리그라피 카페 창업은 접었다.
올해는 작년 작품사진때문에 애를 먹어
사진배우기를 하려고 했는데
수강시간이 맞지 않아 독학으로 하기로 하고
오래전 제자분이 준 부엉이 코사지가 너무 예뻐
나도 많이 만들어 주변에 선물 주고 싶어
2주전 퀼트를 배워보려고 했다
그러나 첫 수업 시작
1시간 만에 그만두었다
바늘이 너무 작아 실을 넣을 수가 없었고
실 넣는 바늘기계를 이용해 넣더라도
0.7센티 단위로 시침질을 거듭하자니
작은 바늘에 대한 트라우마가 깊어서
되살아 났는지 속에서 신물이 올라왔다
부산에서 서울객지로 처음 상경했던
만 열 아홉살 나이에
말기암 아버지 투병으로 가세는 기울어지고
형제가 많다지만 모두 제 살길이 바빠서
내가 붓을 계속 잡기 위해서
스스로 돈을 벌어야 했고
그래서 택한것이
한남종합직업훈련원에서 동양자수와 매듭 기능사
자격증 취득반에 들어갔다
수료때 취득한 자격증으로 한동안 동양자수를
하고 매듭을 했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고
즐기려고 하기에는 너무 어깨와 목이 아파 힘이 들었고
그리고 그것으로 돈을 번다는 자체와
돈을 더 벌려고 어려운 동양자수작품을 밤새워 하니
그만큼 내가 간절히 원하는
붓을 잡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생겨
원래 나빴던 위장과 기관지가 급속도로 나빠졌다.
벌었던 돈은 치료비로 다 나가고
그 후 나는 다시 바늘을 잡지 않고
옷 수선은 수선집에 맡긴다.
퀼트 바늘을 본 순간...
그 작은 바늘로 시침질을 하는 순간..
갑자기 40년전의 트라우마가 살아나
위경련 비슷하게 속이 쓰리고 구토가 올라왔다.
트라우마는 무서운 것이다
없어지지 않고 앙금처럼 깊이 가라 앉아 있다가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처럼
그렇게 돌연히 일어난다.
퀼트를 그만 두고
다시 내가 도전한 올해의 새 취미는
디지털 피아노....
집에 있던 피아노와 디지털 피아노 몇 대를
5년 전에 다 처분한게 새삼 아까웠지만
뭐 어떠랴....또 사면 되지...
아이들에게 십년도 넘게
피아노와 바이얼린을 배우게 하고
직업으로 예술교육기획을 할때 무엇보다도
음악작곡반, 합창반, 아코디언반, 크로마하프반,우크렐레반
밴드반 등등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운영하면서
수도 없이 전국으로 공연을 다녔지만
정작 나는 악기를 다룰 줄 모른다.
그래서 이번에 해보기로 했다
못 듣는데 어떻게 하려구요?
하고 반문하는 분도 있지만..............
시각장애인도 미술을 하고 춤을 추고
두 다리 없는 모델도
황금다리를 만들어 모델을 하는 좋은 세상....
오르지 못할 나무는
오르지 말아야 하는 시대가 아니라
사다리로 올라가는 시대이니 만큼...
나를 위해 해보려고 한다
나를 위해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는 피하고
가보지 못한 곳에 가보고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만나고
해보지 못하는 일들도 경험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차츰 늘려간다면
이 다음 세상 소풍이 끝날 즈음
감사에 감사를 하면서
여한없이 할 만큼 하고
살 만큼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세상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내 아이들을 위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무엇을 해 주기 보다
제 자리에서 안녕히 건재하면서
긍정기운을 가득가지고
내가 우선 잘 살아가는 것 같다
첫댓글 대단하시네요 도전하는 모습도 멋지지만 삶에 감사하며 긍정적인 모습에 박수를 치고싶어집니다 전 이자리에서 한번도 도전해본적이 없어요 멋진도전 응ㅈ원합니다
새로운 도전에
격려와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늘평화님
잘 되실겁니다.
그럼에도 도전하시는 늘평화님 넘 멋지세요
응원합니다 ㅎ
마음이 움직이면 실행에 옮기는 늘 평화님~~^
부럽사옵니다.
저는 취미로 드럼 을 해보고싶어 전자드럼 갖추어놓은지 1년이 다되어갑니다.
그런데 아직도. 부끄.부끄.
행동이 게으르고 머리도 게으른게지요~~^
ㅎㅎ
해보고 싶은일에
도전하시는
늘 평화님,
대단하십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요즈음
주민센터에서
웰빙댄스 하는데
너무 재미 있어요..
한 사람 인생을 봅니다
그렇지요 뭐든 하고 싶은 것은 다 도전해보세요 건강과 적절하게 맞는 것은 뭐든 일주일이 눈 깜빡 할 새에 가더군요
반성모드 드가네요
삼익 피아노 집에 있어도
앉기를 거부 했으니
나는 도통 뭐하고 살았나 싶어요
부지런함도 천성으로 타고나야 된다는것
중요하다고 생각 안되면
절대 안하고 개기는 스타일
속터진 사람 많았겠지요 하하
갑장은 바지런하고
재능도 있고
팔방 미인 이구려
건강 잘 다스려
끝까지 필승의 세계로 나아가요🍀🍀🍀
다방면으로 재능 있으셔서 진짜 부러워요~
음치 박치라 피아노 배우고 싶은것 진작에 (30년전쯤에)
그때 집에 피아노 있을때 포기했는데...요